[이달에 만나는 詩]銀河美容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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入力 2012年 1月 5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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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界서 온 宇宙少年의 하이킥, 人間想像力을 뛰어넘다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記者 soojin@donga.com

웃자란 생각들을 자른다, 머리를 자른다. 지난 한 달 나는 또 어떻게 살았나. 작은 美容室椅子에 앉아 골몰히 想像한다. 나는 누구인가, 내 머리를 매만지는 저 女人은 누구인가. 이곳은 銀河美容室. 좁다란 홀 바닥이 푹 꺼지고, 巨大한 블랙홀이 드러나는 곳. 잘린 머리카락이 宇宙의 먼지처럼 반짝이는 곳. 한 달에 한 番 나는 그女를 만난다, 宇宙와 交信한다.

‘이달에 만나는 詩’ 1月推薦作으로 김산 是認(36)의 ‘銀河美容室’을 選定했다. 지난해 11月末 나온 詩集 ‘키키’(민음사)에 收錄된 시다. 是認 이건청 장석주 김요일 利原 손택수 氏가 推薦에 參與했다.

金詩人은 어릴 적 將來希望을 적는 欄에 ‘나는 것’이라고 썼다. 先生님은 親切하게 飛行機操縱士로 訂正해줬다. 少年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말 그대로 ‘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엉뚱했던 아이는 자라 詩人이 됐고 ‘엉뚱한’ 첫 詩集을 냈다. 이를테면 地球별에 떨어진 外界人이 地球人들을 觀察하고 느낀 바를 적은 感性的報告書다. “小行星에서 온 外界人인데 어머니의 몸을 빌려서 태어난 거죠. 그 外界人이 地球人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글로 記錄하고, 그것을 自身의 故鄕(小行星)에 돌아가 얘기한다는 設定을 했어요.”

金詩人은 “어릴 때부터 가졌던 宇宙에 對한 憧憬이 結局 이番詩集으로 나왔다. 軍隊時節부터 詩를 썼으니까 15年 만에 結果物이 나온 셈”이라며 웃었다.

이건청 詩人은 “김산은 深層心理의 細部를 把握해내는 眼目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의 詩는 무겁지 않다. 정신의 프리즘을 거치면서 다양한 局面으로 歪曲되고 屈折되면서 實體에 다가선다”고 推薦理由를 밝혔다.

“想像力이 潑剌하다. 外界人敵(宇宙的이라고 해야 맞을까?) 想像力과 現實을 뒤섞으며 獨特한 이야기 詩를 펼쳐낸다. 個人事를 宇宙史 속에 끼워 넣어 읽는 手法에서 獨創性을 느끼게 한다. 오랜만에 詩集을 精讀하는 기쁨을 누렸다.” 장석주 詩人의 추천사多.

김요일 詩人은 그를 “純正한 夢想家”라고 評했다. “눈치 보지 않고, 머뭇大地도 않고 地上에서 宇宙까지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리는 暴風想像力은 그가 오로지 ‘詩’만을 위해 存在하는 天生詩人임을 證明케 한다.”

손택수 詩人은 윤진화 詩人의 詩集 ‘우리의 野生少女’(문학동네)를 推薦했다. “野生과 같은 詩集이다. 거칠지만 익히 본 적 없는 女性性으로 充溢된 生氣가 뚝뚝 흐른다. 시고 달다”고 評했다. 利原詩人이 서효인 詩人의 ‘百年 동안의 世界大戰’(민음사)을 꼽으며 내놓은 推薦坪은 이렇다. “‘前地球的想像力’을 特有의 능청스러운 言語로 버무려 놓은 詩集. 서효인의 縱橫無盡을 따라 世界를 百年 동안 가로지르다 보면 끝내 맞닥뜨리게 되는 것. 그것은 바로 너와 나의 自畫像. ‘人間’이라는 작고 끔찍한.”

황인찬 記者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