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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 變身할 것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동아일보

무엇으로 變身할 것인가[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 東亞日報
  • 入力 2024年 4月 14日 23時 24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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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變身의 理由

변신의 원인은 다양하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문제 해결을 위해, 정체성을 찾기 위해, 혹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변신한다. 
그리스 신화 속 다프네는 아폴로의 구애를 피하기 위해 월계수로 변신한다. 이탈리아 화가 아고스티노 베네치아노의 1518년 판화 
작품 ‘아폴로와 다프네’. 사진 출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홈페이지
變身의 原因은 다양하다. 欲望을 채우기 위해, 問題 解決을 위해, 正體性을 찾기 爲해, 或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變身한다. 그리스 神話 속 다프네는 아폴로의 求愛를 避하기 위해 月桂樹로 變身한다. 이탈리아 畫家 아고스티노 베네치아노의 1518年 版畫 作品 ‘아폴로와 다프네’. 寫眞 出處 뉴욕 메트로폴리탄 美術館 홈페이지
나는 누구인가. 살면서 다들 한 番쯤은 던져보았을 質問이다. 或是 이것은 잘못된 質問이 아닐까. 人間이 늘 變하고 있다면, 차라리 이렇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무엇으로 變身할 것인가. 自己가 누군지 알고 싶은 欲望만큼 强烈한 것이, 自己 아닌 다른 存在가 되고 싶은 熱望이다.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김영민 서울大 政治外交學部 敎授
실로 變身은 文學과 藝術의 歷史에서 꾸준히 反復되는 素材다. 東洋 說話 속에서 너구리와 여우 같은 動物은 種種 다른 存在로 變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檀君 神話에서도 곰이 人間으로 變身하지 않던가. 莊子의 ‘胡蝶夢’에서도 人間이 나비로 或은 나비가 人間으로 變身하지 않던가. 그리스 神話 속에도 變身 이야기가 가득하다. 제우스는 에우로페를 誘惑하기 위해 흰 소로 變하고, 레다를 꼬시기 위해 白鳥로 變한다. 聖書에서도 마찬가지다. 소돔을 脫出하던 롯의 아내가 神의 警告를 無視하고 뒤를 돌아보았다가 그만 소금기둥으로 變한다. 지킬 博士는 하이드로 變하고, 하이드는 지킬 博士로 變한다. 로마 詩人 오비디우스는 ‘변신’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最高로 勇猛한 英雄이여, 이 世上에는 한 番 모습을 바꾸면 그대로인 存在도 있는 反面, 여러 모습으로 變身하는 能力을 가진 存在도 있소.”

이탈리아 화가 안토니오 템페스타의 1606년 동판화 
‘플레이트 98: 아도니스의 변신’. 사진 출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홈페이지
이탈리아 畫家 안토니오 템페스타의 1606年 銅版畫 ‘플레이트 98: 아도니스의 變身’. 寫眞 出處 뉴욕 메트로폴리탄 美術館 홈페이지
이것이 藝術이나 神話의 世界에서만 일이겠나. 누구에게나 變身의 經驗이 있다. 다들 就業 面接場이나 入學 面接場에서 멀쩡한 社會人처럼 變身하지 않나. 배고플 때 맛있는 飮食을 먹게 되면 한 마리 짐승이 되지 않나. 漫醉하면 개가 되지 않나. 數十 年 前 寫眞을 보면, 스스로 뭔가 다른 것으로 變해 버렸음을 느끼지 않나. 짧은 期間 內에 體重이 數十 kg 늘었거나 빠졌다? 이것도 變身이 아닐까. 어느 小說에선가, 배우자 體重이 數十 kg 늘어난 것을 본 뒤로, 外界人을 보아도 놀라지 않게 된 사람이 登場한다. 나 亦是 變身을 經驗한 적이 있다. 돌, 그것도 웃는 돌로. 뒤늦게 美國으로 留學 가서 授業을 듣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잘 들리지 않아 웃는 돌로 앉아 있었던 것이다. 요즘은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經路로 外國語와 外國 文化에 接할 機會가 늘었다고 하니, 웃는 돌로 變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겠지.

프랑스 화가 장 미뇽의
 동판화 ‘악타이온의 변신’. 사진 출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홈페이지
프랑스 畫家 腸 미뇽의 銅版畫 ‘악타이온의 變身’. 寫眞 出處 뉴욕 메트로폴리탄 美術館 홈페이지
왜 變身하는가. 變身의 原因과 理由는 다양하다. 自身의 欲望을 채우기 위해, 問題를 解決하기 위해, 正體性을 찾기 爲해, 或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業績을 쌓았기 때문에, 變身한다. 제우스는 相對를 誘惑하기 위해 變身한다. 다프네는 아폴로의 求愛를 避하기 위해 變身한다. 檀君 神話의 곰은 (劣等感으로 因해?) 더 나아지기 위해 人間으로 變身하다. 自身은 의식하지 못하는 原因에 依해 變身이 일어나기도 한다. 카프카의 ‘변신’에서는 主人公 그레고리 잠자가 그냥 어느 날 아침 벌레가 된 自身을 發見한다.

變身에 對해 唯獨 깊이 探究한 韓國의 藝術家가 金範이다. 김범이 보기에, 人間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人間이 될 수 있다. 실로, 김범의 作品 世界 속에는 다양한 事物들이 人間이 되는 過程에 있다. 1995年 作 ‘妊娠한 망치’에서는 망치가 妊娠을 한다. 1994年 作 ‘祈禱하는 통닭’에서는 통닭이 祈禱를 한다. 2006年 作 ‘잠자는 통닭’에는 잘 익은 통닭 한 마리가 잠들어 있다.

김범의 作品 世界 속에서 人間 亦是 다양한 事物로 變하는 過程에 있다. 그 事實을 가장 克明하게 드러내는 作品이 아티스트북 ‘變身術’(1997年)이다. “이 冊은 旣存의 自然物과 人工物 가운데 基本的인 例가 될 수 있고, 應用이 可能하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골라, 必要에 따라 그것으로 變化할 수 있는 方法을 記述한 指針書이다.” 그리하여 ‘變身術’은 人間이 나무가 되는 法, 門이 되는 法, 풀이 되는 法, 바위가 되는 法, 냇물이 되는 法, 사다리가 되는 法, 豹범이 되는 法, 에어컨이 되는 法을 차분하게 案內한다. 이 다양한 리스트에 分明히 빠져 있는 것은 ‘神이 되는 法’이다. 神을 닮아가고자 한 人類 文明의 오랜 時間을 떠올릴 때, 이것은 意圖的인 漏落으로 보인다. 김범이 보기에, 人間의 變身은 그저 “周邊 環境을 活用하여 生存率을 높이고자 하는” 努力에 不過하다. 變身은 變身일 뿐 超越이 아니다.

이 變身이라는 主題를 穿鑿하게 되면, 이 世上이 왜 이 模樣 이 꼴인지 좀 더 잘 理解하게 된다. 김범의 2007年 作 ‘10個의 움직이는 그림들’에는 풀 뜯는 麒麟에 對한 것이 있다. 여러 마리 麒麟이 나란히 서서 높이 달린 나뭇잎을 뜯어 먹는 場面이 먼저 나온다. 그런데 그中에서 (相對的으로) 키가 작은 麒麟은 입이 나뭇잎에 닿지 않아 먹을 수 없다. 어쩌면 좋은가. 生物로 태어난 以上, 뭔가를 먹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러나 某種의 原因으로 인해, 먹는 本能을 채우지 못할 境遇 그 本能은 그냥 사라지는 것일까. 나뭇잎에 입이 닿지 않던 (相對的으로) 키가 작은 麒麟은 그냥 먹는 것을 抛棄하게 되는가. 그렇지 않다. 다음 場面을 보자. 나뭇잎이 높아 먹을 수 없었던 麒麟은, 豹범이라는 肉食動物로 變身한다. 그리하여 나뭇잎 代身 옆에 있는 麒麟을 잡아먹으려 든다.

變身이란 主題를 念頭에 두고 周邊을 둘러보자. 周邊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平凡해 보이는 사람도 있고, 聖人에 가까운 사람도 있고, 怪짜 같은 사람도 있고, 溫順한 사람도 있고, 사나운 사람도 있고, 怪物 같은 사람도 있다. 或是 周邊에 豹범 같은 사람이 있는가? 憤怒로 가득한 사람이 있는가? 어쩌면 그는 自身의 基本的인 熱望을 채울 機會를 찾지 못해서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한 마리 草食動物처럼 그의 熱望은 그저 밥을 먹고 親舊들과 오순도순 지내는 것이었는지도 모르는데. 그러나 그 平凡한 길이 막혔을 때 그는 竹槍을 들기도 하고, 한 마리 사나운 猛獸로 變하기도 한다.

김영민 서울大 政治外交學部 敎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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