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이슈/신광영]民主主義가 最高의 耐震 設計|東亞日報

[글로벌 이슈/신광영]民主主義가 最高의 耐震 設計

  • 東亞日報
  • 入力 2023年 9月 12日 23時 42分


코멘트
모로코 지진 발생 다음 날인 9일(현지 시간) 마라케시 외곽 마을에서 한 남성이 지진으로 숨진 형제를 매장한 후 흐느끼고 있다. 마라케시=AP 뉴시스
모로코 地震 發生 다음 날인 9日(現地 時間) 마라케시 外郭 마을에서 한 男性이 地震으로 숨진 兄弟를 埋葬한 後 흐느끼고 있다. 마라케시=AP 뉴시스
“政府를 批判하면 저희한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가만히 있으려고 하는데 그러자니 여기서 벌어진 일이 없었던 일이 될까 봐 무서워요.”

신광영 국제부 차장
신광영 國際部 次長
大地震이 덮친 모로코 中部 아미즈미즈의 한 山間 마을 住民은 日本 아사히신문에 이런 말을 했다. 그의 마을에선 住民 400∼500名 中 最少 80名이 목숨을 잃었다. 死亡者가 5名 中 1名꼴이다. 아직 數十 名이 殘骸에 갇혀 있는 이곳에 地震 發生 3日이 지나도록 救助隊는 오지 않고 있다. 救急車가 없어 오토바이로 重傷者를 移送하고, 거리에서 노숙하는 住民들은 밤마다 全蠍科 뱀의 攻擊을 걱정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政府는 어디 있느냐’는 목소리는 좀처럼 울려 퍼지지 않는다.

모로코는 國王 中心의 中央集權國家다. ‘어떤 公務員도 國王보다 앞설 수 없다’는 原則을 只今도 固守하고 있다. 620餘 名이 숨졌던 2004年 地震 때도 모로코 總理는 王이 먼저 現場에 갈 때까지 기다리느라 事故 한참 뒤에야 被害 地域을 訪問했다. 이番 地震 때도 國際社會가 救助隊 派遣을 提案하고 나섰지만 모로코 政府는 ‘國王의 承認이 必要하다’는 等의 理由로 머뭇거리고 있다. 그나마 救助隊를 받기로 한 4個國인 스페인 英國 카타르 아랍에미리트는 모두 王室이 있는 나라다.

國家的 災難의 컨트롤타워가 國王이지만 모로코 王室의 態度는 ‘골든타임 死守’라는 基本 守則과 距離가 멀다. 무함마드 6歲 國王은 地震 4日째가 되도록 對國民 演說을 하지 않았다. 地震 當時 프랑스 파리 豪華 邸宅에 머물고 있었던 國王은 지진 다음 날 內閣 會議를 主宰한 寫眞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以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中東 專門家들은 “王은 大衆 앞에 서기 前 愼重하게 이미지를 計算하고 모든 狀況에 徹底히 對備한다”고 한다.

王室 統治가 慘事 對應에 얼마나 脆弱한지 이番 地震으로 滿天下에 드러나고 있지만 모로코에서 王은 神聖不可侵의 領域이다. 王이나 政府를 批判하면 處罰할 수 있는 王室冒瀆罪가 鞏固히 維持되고 있어 國民들의 숨筒을 쥐고 있다. 모로코가 2004年 큰 地震을 겪고도 災難 對備 시스템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背景에는 權力에 對한 審判과 檢證을 할 수 없는 構造 탓도 클 것이다.

올 2月 5萬 名 가까운 死亡者를 낸 튀르키예-시리아 大地震도 民主主義가 定着되지 않은 나라에 災難이 닥쳤을 때 國民의 삶이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를 보여준다. 當時 70餘 個 國家에서 救助隊를 支援받았던 튀르키예와 달리 시리아는 國際社會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루트가 遮斷됐다.

自國民을 毒가스 等으로 虐殺해 ‘시리아의 屠殺者’로 불리는 바샤르 알 아사드 政權은 2011年 ‘아랍의 봄’ 民主化 運動 以後 北西部 叛軍을 壓迫하기 위해 外部 口號團體가 오갈 수 있는 國境을 한 곳만 남기고 모두 閉鎖했다. 그런데 地震으로 이 國境 道路가 破壞되자 海外 救助隊가 接近할 수 있는 길이 完全히 막히게 된 것이다. 시리아는 오랜 內戰으로 自體 構造 裝備가 턱없이 不足했고 醫療陣마저 大部分 海外로 떠난 狀態였다. 獨裁 治下에 있는 閉鎖 國家의 致命的 弱點은 災難 속에서 더욱 如實히 드러나고 國民들이 그 代價를 치른다.

民主主義는 日常에선 皮膚에 와닿지 않는 模糊한 觀念이지만 國民의 生命이 위태로운 慘事가 벌어지면 비로소 存在感을 드러낸다. 바로 그럴 때 ‘政府는 어디에 있는가’를 우리는 熾烈하게 묻게 된다. 2014年 세월호 事件이 朴槿惠 政府 崩壞의 始作點이 됐고, 지난해 梨泰院 壓死 慘事가 尹錫悅 政府의 重大한 危機로 번질 뻔했던 것도 事故 現場에서 民主主義가 가장 생생히 體感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正常的인 民主主義 國家라면 災難에 對備한 危機管理 시스템을 點檢하고 狀況이 벌어지면 政權의 命運을 걸고 對應에 나서게 된다. 民主主義의 美德은 執權 勢力이 政權 維持를 위해서라도 國民의 生命을 重視하게 만드는 데 있다.

모로코 大地震을 取材하며 눈에 띄는 部分은 死傷者 規模가 제때 更新되지 않고, 構造 狀況에 對한 政府 發表도 거의 없다는 點이다. 우리나라에선 政治人들이 災難 現場에 앞다퉈 얼굴을 비치고 當局者가 (때로는 부풀려서 문제인) 構造 狀況 브리핑을 隨時로 하는 것과는 對照的이다. 最小 2800餘 名이 숨진 地震에 ‘政府 失踪’ 事態까지 겹친 모로코 罹災民들을 보면서 民主主義가 最高의 ‘耐震 設計’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신광영 國際部 次長 neo@donga.com


#모로코 地震 #民主主義 #耐震 設計
  • 좋아요
    0
  • 슬퍼요
    0
  • 火나요
    0
  • 推薦해요

댓글 0

只今 뜨는 뉴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opyright ⓒ 2020 By '전통문화연구회(傳統文化硏究會)' All Rights reserved.
 한국   대만   중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