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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問答[나민애의 詩가 깃든 삶]〈222〉|東亞日報

늦가을 問答[나민애의 詩가 깃든 삶]〈222〉

  • 東亞日報
  • 入力 2019年 11月 30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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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問答 ― 임영조(1943∼2003)

그동안 참 熱心히들 살았다
나무들은 마지막 牌를 던지듯
벌겋게 上氣된 이파리를 떨군다
限平生 머리채를 휘둘리던 풀잎도
가을볕에 色 바랜 몸을 뉘고 便하다
억척스레 살아온 저마다의 무게를
땅 위에 返納하는 가벼움이다
가벼워진 者만이 業을 完成하리라
허나, 깨끗하게 늙기가 말처럼 쉬운가
… (中略) …
잎 다 진 請未來 덤불 가시에 찢긴
저녁 해가 鮮血이 狼藉하게 저문다
雜木숲 질러 식은 조각달 물고 가는
저 부리 길고 뾰족한 홀아비 새는
거느리는 食率이 몇이나 될까
내 빈 속이 문득 潰瘍처럼 쓰리다
어서 그만 내려가자, 더 늦기 前에


가을의 情趣는 쓸쓸함이고, 情趣의 最高潮는 늦가을이 제格이다. 꽃도 지고 잎도 지고 이제는 가을마저 지려고 하는 때다. 이제, 이 詩의 題目과 딱 一致하는 季節이 됐다. 나이가 다르면 가을이 다르게 읽힌다. 어린아이의 가을은 어떠한가. 그들은 우수수 굴러다니는 落葉만 봐도 재미있다. 열매를 보면 따고 싶고, 예쁜 落葉을 보면 줍고 싶다. 봄의 나이에 바라보는 가을은 그저 새롭고 흥미로우리라.

그러나 가을의 나이에 바라보는 가을은 어떠할까. 그것은 퍽 赤裸裸하다. 내가 가을이니까, 보고 싶지 않아도 가을의 민낯을 보고 만다. 지는 때이고 내려놓는 때이다. 잃어버릴 때이고 잃어야 할 때다. 나이 말고는 더는 얻을 것이 없는 것만 같을 때, 우리는 가을의 表情으로 가을을 말한다. 가을의 三位一體라고나 할까. 가을의 나이에, 가을의 表情을 한 詩人이, 가을을 말하는 詩가 바로 이 作品이다. 그럼에도 不拘하고 詩人은 쓸쓸함만 말하지는 않는다. 多幸하게도, 그는 내려놓는 것은 퍽 便安하다고 말한다. 나아가 깨끗하게 가벼워지는 것이 正말 重要하다고도 强調한다.

내려놓는 것이 꼭 잃는 것만은 아니구나. 한 가지를 배운다. 이 배움을 텅 빈 마음에게 쥐여 주고 싶다. 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가을에는 잘 내려놓기라는 할 일이 아직 남아 있다.
 
나민愛 文學評論家
#늦가을 問答 #임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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