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의 香氣]歷史에 길이 남은 探險家들의 스케치

東亞日報
入力 2022年 1月 15日 03時 00分

김상운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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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探險家의 스케치북/休 루이스 존스 等 지음·최파일 옮김/320쪽·4만 원·美術文化

險峻한 山脈 앞으로 펼쳐진 드넓은 雪原. 등짐을 진 두 名의 티베트人이 하얀 눈밭에 발자국을 새긴 채 종종걸음을 친다. 이들 옆으로 거센 바람에 날아가는 걸 막으려는 듯 돌들로 固定한 누런 天幕이 서 있다. 그 안에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두 名의 探險家들. 이 廣漠한 自然 앞에 선 두 사람은 어떤 對話를 하고 있을까.

이 冊에 紹介된 스웨덴 地理學者 스벤 헤딘(1865∼1952)의 1908年現場 스케치다. 그 自體로 한 幅의 廣闊한 風景畫人 이 스케치는 아마추어 畫家가 現場에서 슥슥 그렸다는 事實이 믿기지 않는다. 中央아시아 실크로드 探査로 有名한 헤딘은 로프노르 湖水와 인더스강의 水原(水源)을 發見한 데 이어 腎臟地域에 殘存한 萬里長城遺跡을 찾아냈다. 그런 그가 그린 中央아시아, 티베트의 自然과 遺跡 스케치에는 이곳에 목숨을 건 한 探險家의 벅찬 感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이 아닌 종이와 펜이 如前히 生命力을 維持할 수밖에 없는 理由를 다시 한番 깨닫게 된다.

英國歷史家와 出版人夫婦가 共著한 이 冊은 極地부터 熱帶地域에 이르기까지 世界奧地들을 찾아 헤맨 探險家 75名의 스케치를 紹介한다. 이를 통해 探險家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마치 스케치북처럼 一般冊보다 긴 가로 크기(30cm)에 넉넉히 실린 그림들은 探險家들의 實際 노트를 넘겨보는 듯한 錯覺을 일으킨다.

찰스 다윈(1809∼1882)李 1830年代訪問한 칠레 티에라아마릴라 海岸 스케치도 눈길을 끈다. 射線과 가로줄로 이어진 地層斷面들을 彩色까지 해가며 파노라마式으로 그린 그림이다. 進化論을 創始한 그가 生物學뿐 아니라 地質學昆蟲學鑛物學等 다양한 自然科學分野에 關心을 기울였음을 보여준다. 著者는 5年間英國海軍祖師禪 비글호를 타고 南美各地를 둘러보고 記錄한 다윈의 노트가 歷史的咀嚼 ‘種의 起源’의 源泉이 됐다고 말한다. 探險家들의 瞬間的感傷이나 아이디어를 빠르게 담아낸 스케치를 가볍게 여길 수 없는 理由다.

김상운 記者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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