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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음, 첫 발자국]自閉|東亞日報

[첫 마음, 첫 발자국]自閉

  • 東亞日報
  • 入力 2020年 3月 9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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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재 2020년 신춘문예 영화평론 당선자
李賢在 2020年 新春文藝 映畫評論 當選者
따지고 보면 映畫館을 가는 일은 외롭고 자폐的인 일이다. 映畫館에 앉는 經驗은 한 映畫專門 記者가 指摘한 바와 같이 ‘혼자 있는데도 더 혼자가 되고 싶다는’ 所望에 心醉하는 일이다.

映畫館에 들어가는 것은 基本的으로 四面이 壁으로 막힌 空間에 闖入하는 빛을 튕겨내는 하얀 壁을 보러 가는 일이다. 壁 사이로 闖入한 빛만이 映畫館의 唯一한 現實이며, 大槪 映畫館의 빛은 寫眞 속에 담긴 記憶이라는 過去를 傳達하는 媒介이다. 映畫館 속에서 過去는 곧 現在이며, 空間을 規律하는 絶對的인 時間이다. 映畫館은 現實과 遮斷되는 空間이며, 眞空과 비워진 時間을 過去라는 幻想으로 채운다. 映畫館의 時間은 흐르지 않고 고여 있다. 그 때문에 映畫를 보러 가는 일은 외롭고 자폐的인 일이다.

校服을 입고 映畫館을 다니던 時節, 映畫館은 競爭과 階級을 向한 疾走들로부터 逃避할 수 있는 空間이었다. 入場券에 찍힌 작은 글字가 내 자리를 保障해 주었으며, 내 자리에서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時間을 應試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으면 時間은 여유로웠다. 나는 映畫에 對해 어떤 것도 건들 수 없으며, 同時에 어떠한 것도 할 必要가 없었다. 이미 決定되었다는 事實이 나의 所用을 無用하게 한다. 映畫館은 오랜 時間 나에게 나를 잊을 수 있는 空間이었다. 다가오는 것들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됐다.

映畫館은 내가 受容할 수 없는 것들을 가르치는 空間이었으며, 入場券이라는 종이 한 張에 나를 받아주는 空間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映畫가 現實은 아니잖나. 現實의 어느 곳도 종이 한 張에 나를 쉽게 받아들여 주진 않았다. 컴퓨터 속에서 종이들이 幽靈처럼 떠돌고 있다. 그것은 失敗이기도 하고, 後悔이기도 하며, 두려움이며, 所望이었다. 映畫와 다르게, 現實은 받아들이기만 한다고 收容되는 곳은 아니다. 現實에는 무엇보다 내가 있다. 現實에서는 나의 所用이 무엇이든 間에, 그것을 끌고 다녀야 한다. 버리고 싶어도 버려지지 않는데 안고 끌고 다녀야 하는 것들이 있다.

現實은 映畫와는 다르게 지겹도록 끝나질 않는다. 버려지지 않는 것 中에는 내가 이걸 안고 있었나 싶은 것들도 間或 있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두렵다. 論理的인 思考가 어렵다. 그럼 合理的인 判斷을 기꺼이 抛棄한다. 기꺼이 暫時 世上의 흐름에서 나온다. 따지고 보면 映畫館을 가는 일은 외롭고 자폐的인 일이다. 내가 버리고 싶어도 버려지지 않는 것을 바라본다. 그리고 다가오는 것들을 받아들인다.
 
李賢在 2020年 新春文藝 映畫評論 當選者
#自閉 #李賢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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