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碩學 김우창의 文 政府를 向한 苦言|新東亞

인터뷰

碩學 김우창의 文 政府를 向한 苦言

“슬로건 또는 이념적 確信만으로 社會 發展 이룰 수 없다”

  • 송화선 記者

    spring@donga.com

    入力 2019-11-25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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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國 風土 熟考하지 않는 理念化된 左派

    • ‘어리석은 좋은 생각’이 社會 混亂 부추겨

    • 經濟 發展, 民主化로 國家的 어젠다 사라진 時代

    • 無意味한 다툼 휩쓸리지 않으려면 스스로 省察하는 訓鍊 必要

    [김형우 기자]

    [김형우 記者]

    金禹昌(82) 高麗大 名譽敎授는 韓國 知性界를 代表하는 學者 中 한 名이다. 그에 對한 讚辭는 차고 넘친다. 최장집 고려대 名譽敎授는 金 敎授를 가리켜 ‘世界 最高 水準의 哲學的 人間學者’라고 했다. 作家 고종석은 ‘韓國 最高의 生存 人文學者’라고 評했다. 檮杌 김용옥은 ‘가슴속 깊이 尊敬하는 스승’이라고 했고, 김호기 延世大 敎授는 ‘知識人들의 思想家’라는 修飾語를 붙였다. 김호기 敎授가 쓴 글의 한 대목은 이렇다. 

    “思想家의 讀者는 大衆과 知識人 둘로 나뉜다. 우리 社會에서 ‘知識人들의 思想家’를 한 사람 꼽으라면 그는 金禹昌이다. 韓國 社會와 世界 社會의 境界에 서서 理性과 感性, 個人과 構造, 具體性과 普遍性의 意味를 묻고, 人間性을 穩全히 實現할 수 있는 社會를 摸索해온 그는 人文主義 本來의 精神에 가장 充實한 普遍的인 人文主義者라 할 만하다.” 

    最近 左와 右로 尖銳하게 갈라진 韓國 社會에서 김우창 敎授만큼 廣範圍한 支持를 받는 人物은 드물다. 特히 知識人 社會에서 그가 가진 位相은 獨步的이다. ‘신동아’가 2019年을 決算하며 金 敎授를 만난 것은 이 때문이다. 現實 世界에 굳건히 발을 디딘 채 省察과 變化를 要求하는 그의 메시지는 우리 政治權에 示唆하는 바가 크다.

    倫理와 政治

    11月 初 北岳山 자락이 내다보이는 서울 안국동 事務室에서 金 敎授와 마주 앉았다. 本格的으로 인터뷰를 始作하기 前, 그는 가벼운 話題거리로 小說 ‘證言들(testaments)’ 이야기를 꺼냈다. 最近 作家 마거릿 애트우드에게 世界的 文學賞인 부커賞을 안겨준 作品이다. 우리나라에는 2020年 飜譯·出刊될 豫定이다. 그런데 金 敎授는 이미 그 冊을 읽고 있었다. 그가 現實에서 한 걸음 떨어진 元老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知識人이라는 點이 새삼 實感 났다. 

    檮杌 김용옥은 1980年代 初 美國 하버드대 留學時節 訪問敎授로 온 김우창 敎授가 하루에 한 卷씩 冊을 읽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한 적이 있다. 도올은 言論 인터뷰에서 “나보다 英語 實力이 낫다고 認定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김우창 敎授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金 敎授에게 이런 얘기를 傳하며 요즘도 冊을 많이 읽으시느냐고 물었다. 그는 “여기저기서 付託받은 글을 쓰다 보면 自然스레 읽게 된다. 하지만 하루에 한 卷씩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證言들’도 아직 다 읽은 건 아니라고 한다. 



    - 그 小說은 어떤 內容인가. 

    “作品 背景이 宏壯히 嚴格하고 倫理的인 社會다. 거기 사는 사람들은 겉으로 모두 規範을 遵守하는 듯 行動한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權力者들만의 비밀스러운 空間을 만들어 끼리끼리 逸脫을 즐긴다. 사람의 必要와 欲望을 지나치게 억누를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준다. 社會에는 倫理가 必要하지만 지나치게 倫理를 强調하면 社會가 무너질 수 있다. 人間이 가진 屬性이 조화롭게 維持되는 社會, 그걸 可能하게 하는 政治體制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게 하는 內容이다.”

    理念化된 左派

    10월 5일 서울 서초구 서초역 인근에서 열린 ‘검찰개혁, 사법적폐 청산’ 집회 광경.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전후해 서울에서는 대형 찬반 집회가 여러차례 열렸다.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10月 5日 서울 瑞草區 瑞草驛 隣近에서 열린 ‘檢察改革, 司法積弊 淸算’ 集會 光景. 曺國 前 法務部 長官 任命을 전후해 서울에서는 大型 贊反 集會가 여러次例 열렸다. [김재명 동아일보 記者]

    - 最近 우리나라에서도 倫理와 政治라는 키워드가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린다. 이른바 ‘曺國 事態’ 過程에서 政治人에게 어느 程度의 倫理 規範을 要求해야 하는지가 論難이 됐다. 

    “大統領이 조국 氏를 長官으로 임명하면서 그런 말을 했다. ‘本人이 책임져야 할 明白한 違法行爲가 確認되지 않았는데도 疑惑만으로 任命을 안 할 수는 없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그 狀況에 적합한 말도 아니었다. 世上에는 法으로 다 規律할 수 없는 倫理的인 問題들이 있다. 茶山을 비롯해 많은 朝鮮時代 學者가 政治 指導者의 德目으로 淸廉을 强調했다. 청렴하지 않다고 곧 犯罪者가 되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먹고사는 問題를 다루는 이는 청렴해야 한다. 그것을 期待하는 사람들에게 ‘犯罪者가 아니니 問題없다’고 한 건 異常했다. 倫理意識은 民主主義의 基本 바탕이다. 倫理的이면서도 個人의 自由를 尊重하는 社會는 어떤 곳인지에 對한 苦悶이 必要하다.” 

    - 文在寅 政府가 積弊淸算을 推進하는 等 倫理的 價値를 强調했다는 點에서 最近 狀況을 아이러니하게 보는 사람도 있다. 

    “나는 積弊가 무엇인지에 對한 얘기를 해보고 싶다. 假令 ‘좀 더 청렴한 社會를 만들겠다’ 또는 ‘腐敗 없는 社會를 만들겠다’고 하면 意味가 分明히 傳達된다. 그런데 積弊라는 單語는 模糊하다. 最近 大法院長이 公館 修理에 10億 원 넘는 돈을 쓴 事實이 드러났다. 이것은 政府가 淸算하겠다고 한 積弊인가 아닌가. 朴正熙 政府 때는 머리 길이를 團束했다. 그때 基準으로 보면 長髮이 積弊였을 수 있다. 只今 政府 생각은 어떤가. 

    나는 이 政府가 ‘오랫동안 쌓여온 弊端’을 淸算해야 한다고 말하는 데 同意한다. 그러나 무엇을 弊端으로 보는지, 그것을 淸算함으로써 이루고자 하는 目標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이런 狀況이 벌어지는 理由는 說明 能力 不足 때문일 수 있고, 다른 한便으로는 實際 狀況에 對해 充分히 硏究하고 考慮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때로 나는 政府 政策이 改革 意圖를 口號처럼 誇示하는 데 그친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은 社會를 변화시키지 못하고 但只 政策 施行者의 自己滿足 行爲에 머물 수 있다.” 

    - 그런 事例가 또 있나. 

    “例를 들면 所得主導成長이 그렇다. 低所得層 所得을 올리는 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經濟成長과 어떻게 連結되는지 잘 모르겠다. 低所得層 所得 向上과 經濟成長이 둘 다 좋은 主張이라고 해서, 곧장 所得主導成長이라는 말에 正當性이 생기는 게 아니다. 어떻게 低所得層 所得을 올릴 것인지, 그것을 經濟成長과 어떻게 連結할 것인지 하나하나 說明해줘야 하는데 그 過程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政府가 여러 問題에 對한 考慮 없이 서둘러 政策을 發表했다는 印象을 준다. 

    原子力發電所 廢棄, 最低賃金 引上, 勞動時間 短縮 等의 問題도 그렇다. 原電을 廢棄하면 只今의 電力 需要나 微細먼지 等 環境汚染 問題에 어떻게 對處할 것인가. 國民이 궁금症을 갖는 게 當然한데 별다른 說明을 듣지 못했다. 領洗者營業者가 最低賃金 引上 問題로 어려움을 겪으면 어떻게 解決할 것인가 하는 部分도 그렇다. 

    大統領 就任辭에 나온 ‘機會는 平等하고, 過程은 公正하고, 結果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句節은 많은 이의 마음에 울림을 줬다. 그런데 그것이 具體的 現實에 連結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나의 슬로건 또는 모토만으로는 社會를 변화시킬 수 없다. 現實의 삶을 살피고 어떻게 改善할 것인지 끊임없이 苦悶해야 제대로 된 解法이 나온다. 그런 脈絡에서 이 政府의 對外政策에 對해서도 憂慮가 크다.”

    어리석은 좋은 생각

    - 어떤 部分이 그런가. 

    “韓日關係 얘기를 해보자. 우리와 日本 사이에 怨恨關係가 解消되지 않은 건 事實이다. 우리 國民 마음속에는 如前히 强制徵用, 慰安婦 問題가 깊이 자리 잡고 있다. 그것을 풀어나가자는 데 反對할 사람은 없다. 問題는 政府가 綿密한 苦悶과 프로그램 없이 이 問題에 對應하고 있다는 點이다. 竹槍이나 義兵 얘기를 하는 部分 等이 그렇다. 只今이 壬辰倭亂 때인가. 左派라면 現實感覺이 있어야 하는데 只今 政府 사람들은 現實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그런 것으로는 國民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없다. 오히려 葛藤을 키울 뿐이다. 當面 問題도 解決되지 않는다. 政策 擔當者라면 反日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없다는 걸 認識하고 다음 段階를 考慮해야 한다. 

    民族主義 自體를 批判하는 게 아니다. 政治權이 앞장서 그런 情緖를 刺戟하면서 그것을 國家 運營의 動力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얘기다. 只今은 그런 게 作動되는 時代가 아니다. 政治 指導者가 單숨에 좋은 일을 이루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오히려 問題 解決이 어려워진다. 

    조지 W 부시 前 美國 大統領이 이라크 民主化에 對해 自信했던 걸 떠올려보라. 그는 獨裁者를 죽이고 武器를 없애면 곧 民主國家가 建設될 거라고 여겼다. 그렇게 어리석은 생각이 어디 있나. 民主主義가 完成되려면 수많은 政治的·社會的·文化的 變化가 必要하다. 이런 點을 看過한 부시의 ‘어리석은 좋은 생각’은 結局 問題를 악화시키고 말았다.” 

    - 只今 中東 地域의 政治的 混亂에 對해 얘기하는 건가. 

    “그렇다. IS가 勢力을 擴張하고 곳곳에서 지하드가 벌어지는 背景에는 이라크 事態가 있다고 본다. 한 나라를 亂場판으로 만드니 周邊 國家까지 混亂을 겪고, 世界 全體가 그 影響을 받게 됐다. 

    獨逸 쾰른聖堂은 完工되기까지 800年이 걸렸다고 한다. 그 程度 時間이 흐르면 建物 主人이 바뀌고 처음 建設을 提案한 사람도 重要하지 않은 存在가 된다. 그 建物은 只今 누군가 한 사람을 빛내는 記念物이 아니라 共同體 全體의 資産이다. 오랜 歲月에 걸쳐 뭔가를 이뤄낸다는 건 그런 것이다. 그 價値를 알아야 한다. 

    우리 政治權을 보면 當場 뭔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戰略 戰術에 執着한다. 政治學者들도 그런 傾向이 있다. 國際關係를 얘기하면서 反日통미, 反中통미 이런 말을 例事로 쓴다. 그런 게 우리 마음대로 되나. 우리 앞에 놓인 問題를 具體的으로 들여다보고 長期的 觀點에서 어떻게 解決할 것인지 熟考하는 姿勢가 必要하다.”

    理想과 現實의 調和

    - 最近 百年大計라는 敎育政策을 두고도 論難이 많다. 이 問題는 어떻게 생각하나. 

    “世間의 關心事는 이른바 學綜(學生簿綜合銓衡)인 것 같다. 大學入試에서 學生의 經驗과 經歷 等을 綜合的으로 評價하겠다는 건 참 좋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우리 風土가 그 制度를 受容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父母가, 學校 敎師가, 大學敎授가 只今 正直한가. 關聯 書類에 있는 그대로 事實만 적어내는가. 그런 倫理가 定着되지 않은 狀況에서는 學綜을 만들어봐야 아무 所用이 없다. 거짓말만 橫行할 뿐이다. 얼마 前에도 敎授 數百 名이 自己가 쓴 論文에 子息 이름을 著者로 올렸다는 調査 結果가 나오지 않았나. 조국 氏 같은 事例가 한두 件이 아닌 거다. 그런 點에서 學綜도 理想과 現實이 안 맞는 事例라고 할 수 있다.” 

    김우창 敎授는 이 대목에서 “재밌는 얘기를 하나 하겠다”며 처음 서울對 敎授로 任用된 1963年 時節 記憶을 떠올렸다. 그때는 敎授들이 大學入學試驗 問題를 出題할 때도 平素와 다를 바 없이 出退勤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몇 年 뒤부터 갑자기 出題敎授를 全員 호텔이나 學校 寄宿舍에 ‘가둬두고’ 試驗 끝날 때까지 나가지 못하게 하는 制度가 생겼다. 金 敎授는 “돌아보면 우리 社會의 信賴가 弱해지는 過程을 直接 겪은 것”이라고 했다. 

    “1960年代 初盤에는 敎授가 大學入試와 關聯해 不正直한 行動을 할 수 있다는 疑心 自體가 없었던 것 같다. 敎授는 높은 倫理的 基準에 맞춰 살아갈 것이라는 一般的 믿음이 있었다. 敎授 스스로도 그런 自尊心을 갖고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只今은 아무도 믿을 수 없는 社會가 됐을까. 이런 狀況을 변화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入試制度뿐 아니라 이 問題에 對해서도 우리가 깊이 생각하고 解決 方法을 찾아야 할 때다.” 

    - 社會的 信賴가 弱한 只今 狀況에서는 大學 入試를 어떻게 運營해야 할까. 

    “나는 試驗이 知的 能力의 所有者를 가려내 選拔하는 方法이면서 同時에 비슷한 能力을 가진 學生과 그 家族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다툼을 막는 手段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事實 大學入試의 相當 部分은 再修 所管이다. 試驗 날 自己가 아는 問題가 나오면 높은 點數를 받고, 모르는 問題가 나오면 反對 結果를 얻게 된다. 眞짜 優秀한 能力을 가진 一部는 다르겠지만, 그들을 除外한 大部分의 사람한테 한 番의 試驗으로 當落을 決定하는 制度는 제비뽑기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왜 이런 制度가 만들어졌을까. 싸움을 못 하게 하기 위해서다. 모든 사람이 좋은 大學을 가고 싶어 하는 狀況이다. 明確한 基準이 없으면 社會的 葛藤이 생긴다. 누군가 ‘왜 저 사람은 뽑고 나는 떨어뜨렸느냐’고 抗議할 때 ‘너는 200點인데 쟤는 201點이잖아’ 할 道具가 必要하다.” 

    - 但只 그런 理由로 수많은 學生이 暗記式 工夫에 매달리고 여러 苦痛을 겪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 안타깝다. 하지만 그렇다고 試驗制度 自體를 問題 삼을 일은 아니다. 프랑스革命의 主要 슬로건 中 하나가 才能에 따른 出世, 곧 能力主義였다. 試驗 成績으로 出身의 限界를 克服하는 건 當時로서는 革命的 아이디어였다. 프랑스가 이런 시스템을 만들도록 靈感을 준 건 中國 科擧制度다. 우리나라도 中國 影響을 받아 일찍부터 科擧制度를 運營했다. 朝鮮時代부터 그것의 弊害를 指摘하는 목소리는 있었다. 너도나도 科擧試驗에 매달리면서 合格龍 工夫만 하는 바람에 學問과 文學이 다 죽는다는 批判이었다. 當時 누군가 退溪에게 그 問題에 對한 생각을 묻자 退溪는 ‘別수 없다. 工夫는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答했다고 한다. 正말 現實的인 對答이다. 

    어떤 制度를 運營하다 보면 좋은 結果만 나오는 게 아니다. 期待하지 않은 못된 일도 일어난다. 그것을 살피고 現實에 맞게 끊임없이 修正해나가는 게 政治다. 學綜이라는 아이디어에는 좋은 面이 많다. 다만 우리 現實에 어울리지 않는다. 只今으로서는 學綜을 維持하더라도 點數 配點을 좀 줄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차츰 우리 社會의 倫理的 風土를 변화시켜 長期的으로는 깊은 思考 能力과 人間性 等까지 考慮하는 좀 더 좋은 入試制度를 定着해가면 좋겠다.”

    省察 없는 다툼의 限界

    - 그러자면 社會的 合意가 必要할 텐데 左右 對決이 날로 尖銳해져 가는 狀況에서 生産的인 論議가 可能할지 疑問이다. 이른바 曺國 事態를 둘러싸고 벌어진 ‘길거리 政治’에서 알 수 있듯 對話와 討論보다는 極端的 힘겨루기가 橫行하지 않나. 

    “이 問題는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必要가 있다. 市民들이 集團的으로 거리에 나와 自身의 政治的 意見을 밝히는 것은 나쁠 게 없다. 오히려 順機能이 많다. 人類學者들은 大衆 集會가 一種의 祝祭 구실을 한다고 말한다. 集會 參加者들이 自身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 속에서 安堵感을 느끼며 孤獨과 憂鬱感을 떨쳐낸다는 것이다. 또 自身이 ‘그저 남의 命令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政治的 意思 表現의 主體’라는 걸 覺醒함으로써 自我가 튼튼해진다고도 한다. 

    나도 한동안 周圍에서 ‘나라를 바로 세우려고 거리에 나선다’는 사람 얘기를 많이 들었다. 國民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렇게 스스로 重要한 存在라는 認識을 갖게 되는 건 좋은 일이다. 홍콩에서처럼 暴力 事態가 發生하면 안되겠지만 우리나라는 適當한 規律 안에서 集會가 이어졌다. 多少 混亂이 있었다 해도 問題 삼을 程度는 아니다. 

    나는 最近 이러한 움직임의 背景에 우리나라의 政治經濟的 變化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民主化와 經濟成長을 目標로 달려왔다. 그리고 集團的 目標를 相當 部分 이뤘다. 이제는 나라를 하나로 뭉치게 할 國家的인 어젠다가 없다. 사람들이 다양한 政治 懸案에 對해 나름대로 생각해보고, 直接 意思表現도 해보고자 나설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됐다. 問題는 사람들이 社會 懸案에 對해 스스로 깊이 있게 생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醫師 表現을 하는 게 아니라 ‘내 篇’ ‘네 篇’으로 갈라져 다툰다는 點이다. 感情的 興奮이 政治的 意思表現을 支配하는데, 그것에 어울리지 않게 左派·右派, 또는 進步·保守 等의 이름을 붙인다. 나는 이 問題만 바로잡아도 社會的 混亂이 크게 解消될 거라고 생각한다.” 

    - 좀 더 具體的으로 說明해달라. 

    “내가 볼 때 우리가 나아갈 方向은 分明하다. 社會保障制度가 있는 民主社會. 여기에 異見이 있을 수 없다. 美國은 境遇가 다르다. 거기는 完全한 資本主義를 생각할 수 있는 나라다. 1929年 大恐慌이 벌어졌을 때 많은 사람이 失職하자 政治權 一角에서 社會保障政策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反面 一部에서는 ‘只今 곳곳에 農土가 비어 있다. 일자리 없는 사람은 거기 가서 농사지으면 되지 왜 大都市에서 일자리 달라고 데모를 하나’라고 反駁했다. 

    우리는 그게 안 된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많은 人口가 살자면 福祉制度가 있는 資本主義 外엔 選擇肢가 없다. 只今 政治 勢力 가운데 굶어죽는 사람 내버려두고 돈 있는 사람은 마음대로 쓰게 하자고 主張하는 쪽이 있나. 우리나라에서 左右 見解가 갈릴 部分은 社會 變革의 速度와 幅 程度밖에 없다. 左派는 좀 더 빨리 가자고, 右派는 速度를 調節하자고 主張할 수 있다. 福祉政策 對象을 어디까지로 할 것이냐 같은 問題를 두고도 論爭할 수 있다. 그러나 根本 方向에 對해서는 兩쪽이 다를 수 없다.” 

    - 그렇다면 最近의 極甚한 社會的 葛藤은 왜 벌어지는 건가. 

    “싸우기 좋아하는 一部 사람들 때문이라고 본다. 그들이 大衆의 興奮을 刺戟하고 左派·右派, 또는 進步·保守 같은 어울리지 않는 單語를 갖다 붙이며 葛藤을 부추긴다. 最近 조국 씨를 둘러싼 論爭을 봐도 알 수 있다. 거기 左右 對決이랄 게 뭐가 있나. 大學入試用으로 假짜 書類를 만들고 남의 이름 빌려 投資한 것에 對한 判斷이 左派 右派에 따라 다를 理 없다. 같은 行動을 놓고 우리 便이 하느냐 남의 便이 하느냐에 따라 달리 對應하는 건 合理的인 社會가 아니다.

    內容 없는 左右 對決

    金 敎授는 現 政府가 ‘革命’이라는 單語를 즐겨 쓰는 것에도 憂慮를 표했다. 例를 들어 ‘촛불革命’이 그렇다. 金 敎授에 따르면 박근혜 前 大統領은 革命을 통해 監獄에 들어간 게 아니다. 合法的인 節次에 따라 法院 判決을 거쳐 拘束됐다. 金 敎授는 “革命이라는 말이 사람을 흥분시키고 뭔가 보람 있는 일을 한다는 느낌을 주긴 하지만 只今은 革命 狀態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한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우리 政治에서 革命이라는 말은 浪漫的인 魅力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政治的 에너지를 쉽게 動員한다. 그러나 只今의 時點에서 그것이 우리의 狀況과 課題를 바르게 表現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쳐야 할 것이 많은 것은 事實이지만, 只今 時點에서 要求되는 것은 世上을 뒤바꾸는 일이 아니라, 그間 이룩된 것을 더 높은 새로운 段階로, 調和와 平和의 段階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아닐까?” 

    金 敎授는 ‘그間 이룩됐으나 더 높은 段階로 끌어올려야 할 것’의 例로 社會安全網 强化, 福祉政策 等을 들었다. 以前 政府도 이런 政策을 폈다. 이番 政府는 그것을 한 段階 발전시킨다고 생각해야지 革命的 變化를 强調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 앞서 進步, 保守라는 用語를 쓰는 것도 問題라고 指摘했다. 어떤 點에서 그런가. 

    “進步는 앞으로 나가자는 거니까 그나마 말이 된다. 反面 保守는 大體 뭘 지키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우리는 世界에서 類例를 찾기 힘들 만큼 빠른 速度로 變해온 나라다. 입는 것, 먹는 것부터 社會制度까지 다 바뀌었다. 只今 體制가 만들어진 지는 數十 年밖에 안 된다. 그런데 뭘 지키나. 朝鮮 末期라면 모를까, 只今 社會에서 保守를 政治理念으로 내세우는 건 語塞하다. 一般的으로 自己 집 한 채 지키자고 하는 걸 保守라고 表現하지는 않는다.” 

    - 그렇다면 우리 社會의 이른바 保守는 右派라고 불러야 하나. 

    “그게 옳다고 본다. 다만 現在는 自稱 左派가 左派答紙 않고, 右派 또한 마찬가지다. 眞情으로 우리나라에서 左右 對決이 있으려면 兩者 모두 바뀌어야 한다. 特히 右派는 우리나라를 제대로 만드는 데 必要한 價値를 苦悶해야 한다. 西洋에서 左派는 制度 變化, 物質 所有 關係를 바꾸는 데 關心이 많다. 反面 右派는 精神的 姿勢를 重視한다. 眞正한 右派라면 人格 尊重 같은 精神的인 價値를 啓發하고자 努力해야 한다.” 

    - 敎授님은 우리 社會에서 ‘中道 知識人’으로 分類되는데 이에 對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知識人이 몸 바쳐야 할 것은 眞理다. 그것과 相關없이 늘 가운데로 간다? 그건 말이 안 된다. 다만 내가 無理를 갈라 싸우는 데 參與하지 않은 건 맞다. 앞서 말했듯 우리 社會의 많은 이슈는 自稱 進步·保守, 左派·右派의 생각이 다를 게 없다. ‘너는 座파니까 죽어’ 或은 ‘너는 禹파니까 죽어’라고 할 만큼 兩者를 뚜렷이 가를 수 없는 問題가 大部分이다. 只今 벌어지는 싸움 相當數는 사람들이 우리 便을 지키자고 나서는 過程에서 벌어진다. 普通 사람이 이런 狀況을 제대로 알 수 있게 政府에서 敎育을 통해 도와줘야 한다.”

    敎養 있는 社會를 向해

    金 敎授는 平素 機會 있을 때마다 敎養敎育의 重要性을 强調해왔다. 現在 네이버文化財團이 後援하는 大衆 講演 ‘열린 演壇: 文化의 안과 밖’ 諮問委員長을 맡아 學術 談論의 大衆化 努力도 하고 있다. 그는 “우리 社會가 한 段階 앞으로 나아가려면 社會 全體의 文化 水準이 올라가야 한다. 良心的이고 倫理的인 社會가 되면 누구에게 政治를 맡겨도 잘하게 된다”고 했다. 그가 敎育을 强調하는 理由도 여기에 있다. 

    “먹는 것을 自制하지 않으면 健康이 나빠지고, 痲藥이나 술을 하면 結局 내게 被害가 돌아온다. 그걸 아는 사람은 스스로 規律을 定하고 自己 節制를 實踐한다. 外部 强要에 依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選擇에 따라 倫理的 삶을 살아가면 社會가 달라진다. 우리 文化 全般에 倫理와 道德이 들어가도록 하는 건 時間이 오래 걸리지만 반드시 必要한 일이다.” 

    金 敎授에 따르면 우리에게는 그러한 自己 節制와 修養 文化가 內在한다. 朝鮮時代 限時 쓰기가 널리 이뤄진 것이 한 根據라고 한다. 그는 “漢詩는 規律이 매우 複雜하다. 그것을 習得하는 사이 저절로 自己 訓鍊이 된다”고 했다. 한時의 또 다른 特徵은 外國語로 쓰인다는 點이다. 金 敎授는 “李舜臣 將軍도 漢詩를 多數 남겼다. 世界 어느 나라에 外國語로 詩를 쓴 將軍이 있나. 最小限 나는 그런 事例를 보지 못했다. 그게 우리 先祖의 文化 水準”이라고 했다. 오늘 이 時代에 이런 文化를 되살리면 社會的 葛藤과 混亂이 相當 部分 解決될 거라는 게 金 敎授 생각이다.

    平生 工夫하는 삶

    1977年 첫 評論集 ‘窮乏한 時代의 詩人’을 펴낸 뒤 人文學 全般을 아우르는 評論 活動을 해온 金 敎授는 8月 韓龍雲 詩 硏究 等에 寄與한 功勞로 萬海文藝對象을 받았다. 當時 “나같이 準備되지 않은 사람한테 큰 賞을 주어 感謝하다”는 所感을 밝혀 話題를 모았다. 여든의 老學者가 “이番 受賞으로 韓龍雲 先生의 삶과 글에 壓縮된 複合的이고 깊이 있는 事故를 보다 綿密히 풀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 것도 많은 이에게 感動을 줬다. 記者가 “平生 文學을 硏究한 學者가 어떻게 이런 말씀을 하시나 싶었다”고 하자 金 敎授는 “謙遜한 척하려고 한 말이 아니다. 眞心이었다”고 했다. 앞으로도 平生 工夫를 해나갈 것이라는 意味에서다. 그는 말했다. 

    “萬海가 30代에 쓴 ‘님의 沈默’을 읽으면 每番 感歎한다. 그 思想과 文學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 萬海가 僧侶로서 多樣한 分野를 工夫했기에 그런 世界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只今 우리에게 必要한 건 그런 工夫다.” 

    마지막으로 任期가 折半 남은 文在寅 政府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다. 

    “劣惡한 狀態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겠다는 뜻을 尊重한다. 그건 그대로 해야 한다. 다만 모토만으로 政策이 實現되는 건 아니다. 現實을 徹底히 理解하고 分析해 誠實하게 이뤄나가면 좋겠다. 이데올로기나 槪念 體系에서 나오는 어떤 綱領에 따라 움직이는 건 操心하길 當付하고 싶다. 槪念이나 理念을 하나의 假說로 생각하고 現實에 맞춰 試驗하며 끝없이 修正해달라. 그러자면 工夫가 必要하다. 이와 더불어 社會 全體에 感情보다는 理性, 興奮보다는 節制하는 文化가 생기도록 이끌었으면 한다. 그래야 普通 사람이 自己 삶을 성실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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