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只今은 최장집·박세일이 꿈꾼 나라 되짚을 때|新東亞

只今은 최장집·박세일이 꿈꾼 나라 되짚을 때

[김호기의 古典으로 읽는 21世紀] 民主化論과 先進化論으로 읽는 21世紀 韓國 社會

  • 김호기 연세대 社會學科 敎授

    入力 2023-12-01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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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進步와 保守 各各 代表하는 知識人

    • 理論·實踐 生産的으로 結合한 최장집

    • 政黨政治 正常化에 對한 一貫된 論理

    • 社會經濟的 民主化와 進步的 自由主義

    • 學問·政治 結合한 代表 經世家 박세일

    • 配慮·責任 重視하는 共同體 自由主義

    • 保守의 改革 談論, 先進化 5大 核心 戰略

    • 21世紀 韓國의 課題, ‘民主化의 民主化’

    [Gettyimage]

    [Gettyimage]

    民主化 時代가 열린 以後 社會科學 分野에서 우리말로 쓰인 代表的 著作을 꼽으라면 나는 최장집 敎授의 ‘民主化 以後의 民主主義’와 박세일 敎授의 ‘大韓民國 先進化 戰略’을 들고 싶다.

    個人的으로 두 社會科學者를 어느 程度 알고 지내왔다. 최장집은 1980年代 初盤 大學院 碩士課程을 다닐 때 만났다. 批判社會學回 前身인 産業社會學會 工夫 모임에서 처음 만나 西歐社會 國家論을 直接 배웠다. 그 時節 그로부터 익힌 안토니오 그람시와 니코스 풀란차스의 國家論은 나의 工夫에 오랫동안 影響을 미쳤다. 留學을 마치고 돌아와 最近까지 그를 持續的으로 만나왔고, 尊敬하는 스승의 한 분으로 그는 내게 작지 않은 가르침을 안겨줘 왔다.

    박세일을 처음 만난 것은 2000年代 初盤 新聞社 座談 等을 통해서였다. 내가 開設한 學部 講義에 그를 招請해 講演을 들었고, 그가 美國 스탠퍼드대에서 硏究했을 때 다시 만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以後 그의 ‘創造的 世界化論’ 書評 等을 쓰면서 그의 생각을 理論的·實踐的으로 熟考하게 됐다. 최장집만큼 내게 큰 影響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의 先進化論은 나의 社會學的 思惟의 地平을 넓히는 데 작지 않은 도움을 안겨줘 왔다.

    널리 알려졌듯 최장집은 民主化論을 體系化한, 박세일은 先進化論을 鑄造한 21世紀의 첫 20年 동안 우리 社會를 代表한 政治學者와 法學者다. 박세일은 그가 다뤘던 넓은 主題들을 보면 政治經濟學者라 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최장집과 박세일이 우리 知識社會에서 進步와 保守를 各各 代表하는 知識人이었다는 點이다. 나를 包含해 後輩 또는 弟子 世代는 두 사람으로부터 오랜 時間 크고 작은 影響을 받아왔다.

    ‘民主化 以後의 民主主義’의 主要 內容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지식인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고(故)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동아DB]

    進步와 保守를 代表하는 知識人인 최장집 고려대 名譽敎授와 고(故) 박세일 서울대 名譽敎授. [東亞DB]

    民主化 時代가 한 사이클을 마감하는 것으로 보이는 現在, 그렇다면 최장집의 民主化論과 박세일의 先進化論은 어떤 意味를 갖고 있을까. 21世紀 大轉換期를 맞이해 새로운 時代精神을 摸索해야 한다면, 그 重要한 出發點의 하나는 民主化論과 先進化論에 對한 多角的 省察에 있을 것이다. 이 問題를 여기서 다뤄보고 싶다.



    마침 최장집과 박세일은 自身들의 問題意識을 鮮明히 담은 代表 著作을 發表한 바 있다. 앞서 말했던 ‘民主化 以後의 民主主義’(2002)와 ‘大韓民國 先進化 戰略’(2006)李 바로 그것이다.

    최장집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후마니타스, 2002)와 박세일의 ‘대한민국 선진화 전략’(21세기북스, 2006). [각 출판사]

    최장집의 ‘民主化 以後의 民主主義’(후마니타스, 2002)와 박세일의 ‘大韓民國 先進化 戰略’(21世紀북스, 2006). [各 出版社]

    40年 前 최장집을 처음 만난 以後 學校는 달랐지만 比較的 가까운 距離에서 지켜봐 왔다. 최장집은 내가 아는 한 우리 社會 最高의 模範的인 社會科學者다. 두 가지 點에서 그러하다.

    첫째, 최장집은 理論과 實踐을 生産的으로 結合한 政治學者다. 그가 知識社會를 넘어 市民社會에 自身의 存在를 알린 談論은 1998年 김대중 政府 政策企劃委員長을 맡아 發表한 ‘民主的 市場經濟論’이다. 民主的 市場經濟論은 國家-市場-市民社會 間의 生産的 均衡을 要請한 政策 談論이다. 中道進步的 性向의 民主的 市場經濟論은 進步는 勿論 報酬에도 작지 않은 影響을 미쳤다.

    둘째, 최장집은 指摘 誠實性에서 他의 追從을 不許하는 知識人이다. 올해로 여든을 맞이한 그는 요즘도 每日 自身의 硏究室에 出勤하며 硏究에 沒頭하고 있다. 고려대에서 隱退한 지 15年이 지났는데도 그가 冊 읽기와 글쓰기에 專念하는 모습을 가까이 지켜보노라면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還甲을 넘긴 나의 經驗을 돌아볼 때 平生 每日每日 硏究에 專念하는 것은 眞理에 對한 깊은 사랑 없이 不可能한 일이다.

    최장집은 그동안 自身의 博士學位 論文인 ‘韓國 勞動運動과 國家’(1988)를 爲始해 여러 重厚한 著作을 내놓았다. ‘民主化 以後의 民主主義’는 韓國 民主主義에 對한 그의 硏究를 代表하는 著作이다. 冊의 副題는 ‘韓國 民主主義의 保守的 起源과 危機’다. 2005年 改訂版이 나왔고, 2012年에는 美國 스탠퍼드대 아시아太平洋硏究센터에서 英語版 ‘Democracy after Democratization: The Korean Experience’가 出刊됐다.

    ‘民主化 以後의 民主主義’는 네 部分으로 이뤄져 있다. 2002年의 時點에서 최장집은 韓國 民主主義가 安樂한 保守主義에 빠져 있다는 問題를 提起하고, 이런 保守的 民主化의 歷史的·構造的 起源을 追跡하며, 民主化 時代에 觀察할 수 있는 國家의 無能, 市場으로의 轉換, 市民社會의 明暗을 分析한 다음, 結論으로 韓國 民主主義의 發展을 위한 課題를 探索한다.

    ‘民主化 以後 民主主義’가 成就한 理論的·實踐的 寄與는 세 가지다. 첫째, 韓國 民主化를 冷戰分斷國家 形成과 資本主義 産業化 過程 속에 位置시켜 照明한다. 둘째, 허약한 代表性, 政黨體制의 未成熟, 地域主義 政治를 韓國 政治의 現住所로 診斷한다. 셋째, 市民社會 龜裂을 제대로 反映한 政黨政治와 新自由主義에 맞서는 社會經濟的 民主化를 韓國 民主主義의 當面 課題로 提示한다.

    최장집 民主化論을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政黨政治의 正常化에 對한 一貫된 論理다. 이 論理가 體系的으로 探究되고 反映된 著作이 바로 ‘民主化 以後의 民主主義’다. 現代 民主主義가 代議民主主義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면, 그가 强調하듯 國民 多數의 意思를 政治的으로 大義하고 代表하는 政黨의 役割은 아무리 强調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는 말한다.

    “民主化 以後 民主主義의 核心 問題는 民主政府를 剛하고 能力 있게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政治가 民主主義的 政治過程에서 中心的 役割을 해야 하며, 그 中心的 메커니즘이 政黨政治이므로 政黨과 政黨體制를 바로 세우고 튼튼한 社會的 基盤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民主化 時代의 核心的 問題는 ‘어떤 民主主義’를 이룰 것인지에 있었다. 이 重大한 質問에 최장집은 節次的 民主主義를 넘어선 社會經濟的 民主化를 위한 實質的 民主主義를 韓國 民主主義의 目標로 내세웠다. 1997年 外換危機 以後 兩極化의 擴大, 2008年 金融危機 以後 不平等의 强化를 注目할 때 최장집의 代案은 큰 共感을 불러일으켰다. 2012年 大選에서 經濟民主化와 福祉國家가 새로운 時代精神으로 浮上한 것은 바로 이런 背景에서였다.

    2012년 6월 19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12년, 민주당의 과제’라는 제목으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동아DB]

    2012年 6月 19日 최장집 고려대 名譽敎授가 서울 汝矣島 國會 議員會館에서 ‘2012年, 民主黨의 課題’라는 題目으로 特別 講演을 하고 있다. [東亞DB]

    民主化 以後 民主主義論에 이어 최장집이 내놓은 談論이 ‘進步的 自由主義’다. 그는 自律的 結社體의 强化를 통해 個人의 自由를 保護하고 國家 및 市場의 官僚化에 맞서는 政黨과 政黨들 間의 競爭을 保障하기 위한 ‘自由主義’를 强調했다. 이러한 自由主義가 社會經濟的 平等을 摸索하는 進步的 方向性을 갖는 것이 ‘進步的’ 自由主義다. 進步的 自由主義는 民主的 市場經濟論의 21世紀 버전이다.

    최장집 民主化論에 對한 代表的인 反論은 社會學者 曺喜昖에 依해 提起됐다. 조희연은 최장집이 參與民主主義를 過小評價한다고 指摘한 바 있다. 曺喜昖에 따르면, 民主化 時代에 우리 社會 民主化를 이끌어온 主要 動力은 市民運動과 勞動運動을 包含한 社會運動이었다. ‘社會運動에 依한 民主化’는 韓國 民主化 過程을 特徵짓는 現象이었다.

    최장집이 勿論 運動政治와 參與民主主義의 役割을 否定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政治學者답게 社會運動보다 政黨의 役割을 더 重視했다. 韓國 民主主義의 發展을 위해 政黨政治의 正常化가 더 重要한지, 政黨政治와 社會運動의 生産的 共存이 더 重要한지는 政治를 어떻게 보느냐에 對한 政治學과 社會學의 差異를 反映한다. 政治學의 觀點에서 보면 政黨에 右旋性을 附與하는 것은 自然스러운 見解일 것이다.

    ‘大韓民國 先進化 戰略’의 主要 內容

    2013년 6월 11일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초선 모임인 초정회 의원들이 마련한 정책개발 조찬모임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동아DB]

    2013年 6月 11日 박세일 서울대 名譽敎授가 새누리당(現 國民의힘) 初選 모임인 초정회 議員들이 마련한 政策開發 朝餐모임에서 特別 講演을 하고 있다. [東亞DB]

    박세일은 問題的 知識人이다. 두 가지 點에서 그러하다. 첫째, 박세일은 保守 談論의 一大 革新을 摸索한 知識人이다. 그 革新 談論이 先進化論이다. 둘째, 박세일은 學問과 政治를 結合한 代表的인 經世家(經世家)다. 經世家란 ‘뜻을 이룰 狀況이면 世上에 나아가 經綸을 펼치지만, 그렇지 않으면 물러나 學問에 專力하는 이’를 指稱한다. 朝鮮時代의 정도전, 李珥, 丁若鏞은 經世家의 典型이었다. 박세일의 삶을 支撐한 두 기둥은 知識人의 正體性과 政治人의 正體性이다.

    박세일의 出發은 知識人이었다. 서울大에서 法經濟學을 가르치는 敎授였다. 經濟正義實踐市民聯合 等 市民團體에서 活動한 實踐的 知識人이었다. 機會가 주어지면 그는 政治社會로 나갔다. 金永三 政府 大統領祕書室 首席祕書官, 한나라당 比例代表 國會議員, 政黨 國民생각 代表가 그가 걸어온 軌跡이었다. 政治人 박세일에게는 榮譽와 挫折이 共存했다. 그러나 知識人 박세일이 發表한 先進化論은 우리나라 保守의 國家 비전에 새로운 地平을 열었다.

    박세일은 2017年 世上을 떠났다. 知識人 박세일이 남긴 3部作이 ‘大韓民國 先進化 戰略’ ‘創造的 世界化論’(2010), ‘先進 統一 戰略’(2013)이다. 이 가운데 ‘大韓民國 先進化 戰略’은 先進化論의 出發點을 이룬다. 先進化論의 核心 아이디어는 우리 現代史에서 産業化와 民主化에 이어 先進化가 새로운 國家目標가 돼야 한다는 데 있다.

    ‘大韓民國 先進化 戰略’은 네 部分으로 構成돼 있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의 變化와 挑戰에 對한 問題 提起에서 始作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對한 國家의 目標와 理念,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對한 先進化의 課題와 戰略의 探究를 거쳐, ‘누가 先進化를 이끌 것인가’에 對한 先進化勢力 兩性論으로 終結된다.

    先進化論을 떠받치는 두 中心 槪念은 ‘共同體 自由主義’와 ‘先進化 5大 核心 戰略’이다. 共同體 自由主義는 先進化를 達成하기 위한 政策 哲學이다. 그것은 共同體의 價値를 重視하는 自由主義 理念을 뜻한다. 박세일은 連帶性과 補完性을 共同體 自由主義의 構成 原理로, 情報 共有와 協治를 運營 原理로 삼는다. 더불어 살아가는 共同體에 對한 個人의 省察的 配慮와 自律的 責任을 重視하는 共同體 自由主義는 保守의 새로운 政治哲學으로서 그 位相을 갖는다.

    先進化 5大 核心 戰略은 保守의 새로운 改革 談論이다. 박세일은 5代 半(反)先進化 思想을 指摘한다. 修正主義(新左派的) 歷史觀, 結果平等注意, 集團主義(全體主義), 半(反)法治主義, 포퓰리즘(對中人氣迎合主義)이 그것이다. 이러한 反先進化 思想에 맞서 그가 提示한 先進化 5大 核心 戰略은 敎育과 文化의 先進化(最高 核心 戰略), 市場 能力의 先進化(先進經濟), 國家 能力의 先進化(先進政治와 行政), 市民社會의 先進化(先進市民社會), 國際關係의 先進化(先進外交安保)다.

    先進化를 통해 박세일이 이룩하려는 나라는 ‘富民德國(富民德國)의 先進一流國家’다. 富民德國이란 富者 國民과 소프트파워 强國의 結合을 뜻한다. 그는 말한다.

    “우리가 目標로 하는 眞正한 先進國, 眞正한 一流國家는 國民 個個人의 精神的 自由와 經濟的 豐饒가 保障되면서 同時에 소프트파워 面에서 國際的으로 信賴國家, 模範國家, 魅力國家가 되는 것, 卽 德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을 意味한다.”

    ‘創造的 世界化論’에서 박세일은 先進化의 目標를 ‘創造的 世界化’로 이름 짓고, 이를 위한 10代 發展 戰略을 내놓는다. 精神資本 重視, 地球村과의 統合 擴大, 世界化 部門과 非世界火 部門의 丙辰 發展, 人的 投資 效率 提高와 世界 知識生態系 活用, 成長·分配·環境의 共生的 發展, 雇傭極大化, 民官協値와 地方主權時代 推進, 自由民主主義 定着, 統一 韓半島 時代에 基盤한 世界 貢獻 國家로의 跳躍, 現場과 歷史를 重視하는 國家戰略 樹立이 그것이다.

    박세일이 마지막으로 鑄造한 것은 統一 談論이다. ‘先進 統一 戰略’에서 그는 ‘先進化 統一論’을 내놓는다. 先進化 統一論은 先進自由·자주共營·民主平和를 大原則으로 삼는다. 여기서 그는 美國과 中國을 包含한 周邊國을 相對로 한 積極的인 統一 外交를 特히 强調한다. 이렇듯 박세일은 多樣한 分野를 涉獵하고 綜合해 大韓民國의 새로운 國家戰略을 선보였다.

    크게 보면 先進化論은 朴正熙主義에 이어 保守의 새로운 時代精神을 提示하는 데 成功했던 것으로 보인다. 共同體 自由主義에 基盤한 先進化 5大 核心 戰略은 2000年代 初盤 危機에 빠진 保守 勢力을 救해냈다. 박세일이 提案한 富民德國은 保守的 ‘富國强兵’의 21世紀型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先進化論에 對해서는 批判을 提起할 수 있다. 先進化論은 成長과 開放에 무게重心을 둠으로써 分配와 福祉를 相對的으로 疏忽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 2008年 金融危機 以後 어느 나라든 不平等 解消가 새로운 時代的 課題로 浮上했다. 우리나라 亦是 例外가 아니다. 不平等 緩和를 위한 政策 推進은 매우 重大한 經濟的·社會的 課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批判에 對한 反論이 勿論 可能하다. 不平等 解消는 進步의 中心的 議題이지 保守의 中心的 議題라고 보기 어렵다. 박세일이 强調하려는 바는, 保守的 觀點에서 創意的·革新的 成長을 重視하고 個人主義에 共同體注意 價値를 結合해야 한다는 것이다.

    民主化 時代의 懷古

    이쯤에서 두 가지 問題를 提起할 수 있다. 2023年 現在, 우리 社會는 如前히 民主化 時代인가, 先進化 時代인가, 아니면 새로운 時代인가. 새로운 時代로 나아가고 있다면, 우리 社會에서 民主化를 넘어 무엇이 새로운 時代精神이 돼야 하는가.

    우리 社會에서 民主化 時代가 열린 것은 1987年 6月 民主化運動을 통해서였다. 民主化 時代라는 말이 그 以前에도 使用됐지만, 光復 以後 우리 社會의 歷史的 한 過程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최장집과 박세일의 寄與가 작지 않았다. 최장집은 우리 民主化 過程이 보여준 時代的 成就와 限界를 날카롭게 分析함으로써 民主化 世代에게 知的으로 큰 影響을 미쳤다. 박세일은 光復 以後 우리 社會變動을 建國·産業化·民主化의 過程으로 定式化함으로써 우리 現代史의 時代 認識을 명료화하는 데 작지 않게 寄與했다.

    내가 던지고 싶은 質問은 2020年代 現在 이 民主化 時代가 繼續 進行되는지다. 이에 對한 答辯은 民主化와 民主主義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먼저 民主主義가 모든 價値를 아우르는 ‘마스터프레임’이라면, 民主主義 時代는 歷史的 拘束을 뛰어넘는 規範的 目的으로 볼 수 있다. 한便 民主化가 國家가 推進해야 할 ‘國家 目標’라면, 民主化 時代는 歷史的 拘束을 받는 現實的 過程으로 볼 수 있다. 이에 對해 분명한 答辯을 提示한 이는 박세일이다. 박세일은 民主化에 이어 先進化라는 새로운 國家 目標를 提示하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民主化 時代에는 明暗이 存在했다. 한便에서 民主化 時代는 對內的으로 民主主義 原理들을 뿌리내리게 하고, 對外的으로 아시아 國家들의 民主化를 觸發했다는 點에서 模範 事例로 評價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便에서는 民主化 時代에 外換危機가 發生했고, 以後 不平等이 漸漸 深化하는 逆說的 結果가 나타났다. 民主主義란 自由와 平等을 同時에 增進시키는 制度일 터인데, 外換危機 以後 不平等이 深化하고 構造化돼 왔다는 것은 ‘民主化 時代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최장집은 바로 이點에 注目해 社會經濟的 民主化라는 實質的 民主主義의 具現을 우리 民主主義의 重大한 課題로 提示했다.

    21世紀에 들어와 韓國 民主化가 마주한 課題는 ‘民主化의 民主化’라고 나는 생각한다. 民主化의 民主化는 英國 社會學者 앤서니 기든스가 槪念化한 ‘民主主義의 民主化(democratization of democracy)’를 應用한 것이다. 기든스가 提示한 民主主義의 民主化는 世界化 時代에 要求되는 權力의 地方 移讓, 國家와 市民社會의 이中 民主化, 公共領域의 刷新, 行政的 效率性의 增大, 直接民主主義의 强化, 그리고 危險 管理者로서 政府 役割의 提高 等을 包括한다. 이 民主主義의 民主化는 西歐社會가 世界化와 情報社會의 進展으로 後期現代社會로 變化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기든스가 鑄造한 槪念이다.

    民主主義란 본디 國民主權 精神의 基盤 위에 서로 다른 見解를 受容하고 討論해 國民的 合意를 이끌어내는 制度다. 問題는 多元主義의 貧困과 政治的 妥協의 不在가 2020年代 現在 우리 民主主義가 直面한 現實이고, 이러하기 때문에 새로운 成長과 不平等 緩和에 對한 國民的 合意의 摸索이라는 課題를 우리 政治가 等閑視하고 있다는 點이다. 弱化된 成長 動力과 深化하는 不平等이 가져오는 經濟 兩極化, 半(反)多元主義와 反(反)妥協主義로 武裝한 政治의 兩極化라는 ‘二重的 兩極化’가 우리 民主主義가 놓인 자리라고 볼 수 있다.

    民主化의 民主化가 겨냥하는 目標는 바로 이 二重的 兩極化에 對應하는 것이다. 이 對應은 經濟 兩極化를 緩和할 수 있는, 卽 實質的 民主主義를 實現할 수 있는 經濟·社會政策을 推進하는 것과 政治 兩極化를 解消할 수 있는, 卽 對話와 妥協의 政治를 具現할 수 있는 生産的인 政黨政治를 追求하는 것으로 具體化할 수 있다. 오늘날 어느 나라에서든 民主主義에 對해 분명한 事實은 하나다. 民主主義보다 더 나은 政治制度가 不在하다는 게 그것이다.

    要컨대 民主化 時代는 國家 目標라는 側面에서 어느덧 時代的 召命을 다해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 陳述이 勿論 實質的 民主主義라는 民主主義의 價値를 否定하는 것은 아니다. 民主化 時代는 저물어가더라도 民主主義는 如前히 우리 社會 最高의 價値로서 意味를 가진다. 이 點에 注目해 나는 최장집과 박세일의 見解를 對立的인 게 아니라 補完的인 것으로 읽고 싶다.

    民主化와 先進化는 서로의 存在 條件이자 目標다. 先進化가 담고 있는 것이 成熟한 民主社會라면, 民主化가 겨냥하는 것은 個人의 自由와 共同體의 責任이 共存하는 先進社會다. 先進化 없는 民主化가 社會發展의 正體를 가져올 수 있다면, 民主化 없는 先進化는 成長第一主義로 되돌아갈 수 있다. 民主化論과 先進化論의 成果를 熟考해 새로운 時代精神을 이끌어내는 것은 최장집과 박세일이 後學들에게 남긴 知的 宿題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時代精神을 찾아서

    이쯤에서 지난해 치러진 大統領選擧의 時代精神을 돌아볼 必要가 있다. 大統領制를 採擇한 우리나라에서 大選은 새로운 時代精神의 試驗臺를 이루기 때문이다. 지난 大選 過程에서 李在明 더불어民主黨 大選候補는 민주당의 傳統的 議題인 經濟民主化, 福祉國家, 韓半島 平和에 基本所得 等의 基本社會를 새로운 國家 目標로 提示했다. 이에 맞선 尹錫悅 國民의힘 大選候補는 對內的으로 政府보다 民間을 優位에 두는 市場經濟, 對外的으로는 韓美同盟에 基盤한 글로벌 中樞國家를 國家 目標로 내세웠다. 더해 두 候補 모두 公正社會의 具現을 强調했다.

    이러한 國家 目標 議題들은 우리 社會가 民主化 時代에서 다음의 時代로 移行하고 있음을 暗示한다. 經濟民主化, 福祉國家, 韓半島 平和가 民主化 時代의 時代精神을 集約한다면 基本所得, 力動的 市場經濟, 글로벌 中樞國家, 公正社會는 民主化 以後 時代의 社會變動을 反映한다. 全體的으로 지난 大選에서는 民主化 時代가 마감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그렇다고 그다음의 時代精神이 鮮明하게 提示된 것은 아니었다. 豫想컨대 民主化 以後 時代精神은 2027年 大選을 앞두고 本格的으로 提起될 것이다.

    民主化 以後 새로운 時代精神을 提示할 力量을 나는 갖고 있지 못하다. 여기서 내가 注目하려는 것은 새로운 時代精神이 積極的으로 考慮해야 할 問題意識이다. 이러한 問題意識을 熟考하기 爲해서는 2020年代 現在 우리 社會의 선 자리에 對한 깊이 있는 省察이 要求된다.

    그 省察의 出發點은 2008年 金融危機 以後 地球的 社會變動에 對한 認識이다. 具體的으로 景氣 下降과 뉴노멀의 始作, 科學技術革命의 加速化와 플랫폼 비즈니스의 躍進, 中國의 負傷과 美·中 經濟戰爭의 開幕, 포퓰리즘의 發興과 民主主義의 危機, 不平等의 强化와 社會葛藤의 增大, 情報社會의 進展과 脫眞實 時代의 到來, 氣候 危機와 地球民主主義의 要請, 個人主義와 部族主義의 同時 深化, 그리고 바이러스 暴風과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人類의 삶과 社會를 뒤흔들어 왔다.

    이러한 現象들을 貫通하는 세 키워드는 ‘經濟的 뉴노멀, 社會的 不安, 글로벌 危險’이다. 非正常的인 것이 正常的인 것으로 變化한 게 뉴노멀이었다면, 이 變化를 겪는 마음의 狀態는 不安이었다. 이 渦中에 글로벌 危險으로 다가온 팬데믹과 新冷戰 秩序와 마주했다. 變化의 方向은 이제 豫測하기 어렵고, 거기에 速度까지 더해져 우리 人類는 낯설고 두려운 風景의 世界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있다.

    時代精神이란 現在를 診斷하고 未來를 展望하는 價値의 集約이다. 우리나라도 어느덧 先進國의 門턱 위에 올라서 있다는 點을 考慮할 때 뉴노멀, 不安, 危險社會는 우리 社會의 現在가 마주한 가장 重大한 現實이다. 여기에 低出生과 高齡化를 우리 社會의 特殊한 課題로 더할 수 있다. 民主化 以後 새로운 時代精神을 摸索한다면, 그 時代精神은 뉴노멀, 不安, 危險社會, 그리고 低出生과 高齡化에 對한 積極的 對處를 包括하고 있어야 한다.

    두 知識人이 품었던 所望

    이點에서 나는 民主化 以後 時代精神이 품어야 두 問題意識이 ‘새로운 回復’과 ‘民主的 革新’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새로운 回復이 一次的으로 겨냥해야 할 것은 不安과 憤怒를 解消할 包容的 成長 및 不平等 緩和다. 特히 經濟的 不平等이 社會葛藤을 增大시켜 온 것을 注目해 不平等에 對處하는 데서 國家의 積極的인 役割이 要求된다. 한便 民主的 革新도 重要하다. 오늘날 人工知能과 플랫폼의 時代가 滿開하는 만큼 科學技術革命에 內在한 勝者獨食을 緩和할 民主的 革新이 要求된다. 더해 포퓰리즘과 脫眞實 時代에 맞서서 多元的 公論場 및 市民社會의 民主的 活力을 북돋아야 한다.

    時代精神은 어느 한 集團의 所有物이 아니다. 政治人과 國民, 그리고 知識人이 함께 討論하면서 發見해 가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民主主義를 國民 모두 골고루 누릴 수 있는 先進化된 國家를 만들어가는 것은 최장집과 박세일이 품었던 所望이자 民主化 時代 以後 우리 社會에 附與된 歷史的 課題일 것이다. 새로운 大韓民國을 이끌어갈 새로운 時代精神! 새로운 回復과 民主的 革新이라는 問題意識을 積極 담아낼 수 있는 民主化 以後 時代精神에 對한 活氣차고 眞摯한 討論을 期待한다.

    김호기
    ● 1960年 京畿 洋酒 出生
    ● 연세대 社會學科 卒業, 獨逸 빌레펠트臺 社會學 博士
    ● 美國 스탠퍼드대 亞太硏究센터 코렛 펠로
    ● 現 연세대 社會學科 敎授
    ● 著書 : ‘現代 資本主義와 韓國社會’ ‘韓國의 現代性과 社會變動’ ‘韓國 市民社會의 省察’ ‘South Korea's Democracy in Crisis’(신기욱과 共編)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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