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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목숨 붙어 있는 날까지 最善을 다하고 다하리라|신동아

[에세이] 목숨 붙어 있는 날까지 最善을 다하고 다하리라

  • 나태주 詩人

    入力 2023-03-1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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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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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平生 詩를 쓰면서 산 사람이다. 內面의 關心이 오직 글에 있었고 詩에 있었기에 世上일에 크게 關心을 갖지 않았다. 世上일에 또 크게 흔들리지도 않았다. 그렇게 一生을 살았다. 特히 스포츠에 別 關心이 없다. 큰 줄기는 알고 있지만 섬세한 部分까지는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政治나 演藝에 關해서도 마찬가지다. 갇혀서 사는 人間, 別種의 人間이라 그럴 것이다.

    젊어서 읽은 獨逸 詩人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文章 하나가 나를 그렇게 살도록 했다. “詩 하나 제대로 쓰기에도 人生 100年은 너무도 짧다.” 오늘에 이르러 나는 正말로 詩를 제대로 쓰면서 一生을 살았는지 反省하는 바가 없지 않다. 於此彼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엎질러진 물은 엎질러진 물이다.

    人生이란 門틈으로 본 것

    2000年. 새로운 밀레니엄이라 感激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스물세 해나 지나서 올해가 2023年. 벌써 많은 날이 흘렀다. 흔한 말이고 헤먹은 말이지만 “歲月이 流水 같다” “歲月이 쏜살같이 간다”는 말을 實感한다. 歲月 앞에 가장 뜨끔한 말은 ‘莊子’에 나온다는 ‘人生餘白駒過隙(人生如白駒過隙)’이란 말이다. 풀이하면 이렇다. “人生이란 門틈으로 흰 망아지 한 마리가 달려가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

    아, 나는 門틈으로 빠르게 달려가는 흰 망아지를 분명하게 본 일이 있는가? 아니면 희끗한 어떤 자취만 보았는가? 아니면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말았는가? 이제 내 나이 78歲. 아무래도 적은 나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나이가 됐다. 조금만 더 나이가 적었더라면 海外旅行을 꿈꾸기도 하고 새로운 일을 圖謀하기도 했으리라.

    하기는 코로나19街 처음 번지던 2020年 1月에 아프리카 탄자니아 旅行을 計劃한 일이 있었다. 한 出版社로부터 沙漠을 主題로 한 詩集 出刊 提議를 받고 이미 다녀온 아시아의 沙漠과 美國 沙漠의 時에 아프리카 沙漠을 둘러보고 그 所感을 적은 詩를 보태어 詩集을 내자는 意圖였는데 그만 보기 좋게 出發하기도 前에 망가지고 말았다.



    그렇다. 젊은 時節 같았으면 새해가 되고 새봄이 오면 海外旅行을 꿈꾸는 것이 가장 신나는 일이고 해보고 싶은 일일 것이다. 그 밖에도 젊은이들은 새로운 職場을 꿈꾸기도 할 것이고, 사랑하는 相對가 있다면 結婚을 所望하기도 할 것이고, 事業을 하는 분이라면 새로운 製品 生産이나 새로운 事業 計劃에 汨沒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새해가 되고 새로 봄이 와도 새롭게 꿈꾸거나 가슴이 울렁이거나 신나는 일이 도무지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해 劈頭부터 새로운 冊이 두어 卷 出刊됐다. 50卷째 創作 詩集이 出刊됐고 사랑을 主題로 한 400페이지가 넘는 사랑 詩集도 出刊됐다. 또 무슨 冊이 어떤 出版社에서 나올지 모른다. 何如튼 올해도 이곳저곳 出版社에서 여러 種類의 내 冊이 나올 것이다.

    이제 冊을 내는 일은 나의 問題가 아니고 出版社의 일이고 讀者의 問題다. 나는 거기에 受動的으로 따르면 된다. 무슨 말인가? 讀者들이 내 冊을 必要로 하고 要求하기에 出版社들이 내 冊을 내는 것이고 나는 그에 따라 手動的으로 呼應한다는 말이다. 이것도 疏通이고 應援이고 共感이다.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努力이면서 그 結果다.

    이제 우리는 혼자서 自己 意圖대로만 사는 世上을 固執할 수는 없다. 더불어 살아야 한다. 함께 살아야 한다. 함께 아파해야 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하고 그리하여 함께 멀리 길을 떠나야 한다. 서로 慰勞가 必要하고 祝福이 있어야 하고 祈禱가 있어야 한다. 이럴 때 나는 獨逸의 메르켈이라는 女性 總理가 16年이나 머물던 總理職에 물러나면서 했다는 말에 귀를 준다.

    ‘멍때리기’가 切實한 理由

    “앞으로도 世上을 다른 사람의 視角에서 볼 것을 推薦한다.” 正말로 그것은 그러하다. 이제 우리는, 아니 全 世界的 人類的으로 自己의 立場만을 固執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立場을 充分히 헤아리면서 살 때가 됐다. 이 世上은 오직 한 사람의 ‘나’와 그 羅 한 사람을 除外한 모든 ‘너’로 構成돼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가장 所重한 存在인 내가 잘살고 좋아지기 위해서는 너의 協助가 必須的으로 要求된다.

    그래서 너에게 잘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따스하게 섬겨야 하고 부드럽게 모셔야 한다. 내가 먼저 自請해 그래야 한다. 그 길만이 살길이고 그 길만이 좋은 方策이다. 섬김과 모심, 그것은 人間事 모든 것을 超越해 아름다운 나의 行爲이고 나의 活路이며 나의 方策이 돼야 한다.

    새해가 되고 새봄이 돼 왜 個人的으로 할 일이 없고 나 나름대로 가슴 설레는 일이 없겠는가! 무엇보다도 나에게는 새로운 文學觀을 짓고 開館하는 問題가 難題로 앞에 와 있다. 現在 내가 忠南 公州 市內에서 運營하는 풀꽃文學觀은 正式으로 認可된 文學觀이 아니다. 여러모로 不足한 點이 많고 基準 以下라서 그렇다. 文學觀 協會에 登錄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觀光客이 아주 많이 찾아온다.

    “왜 힘든 날 멀리서 오셨는가?” 물어보면 고달파서 왔노라는 것이 그들의 答이다. 여기서 고달픔은 몸의 고달픔이 아니고 마음의 고달픔이다. 이것이 問題다. 마음의 고달픔. 이것이 正말로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래서 먼 곳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마음의 餘裕를 갖고자 함이요, 慰勞받고자 함이요, 休息을 얻고자 함이다.

    이런 諸般 雰圍氣를 뭉뚱그려 요즘 사람들은 ‘힐링’이라고 말한다. 오죽했으면 ‘멍때리기’가 流行일까! 멍. 이때의 멍은 ‘멍하다’란 形容詞의 語根으로서의 멍이다. ‘멍하다’의 辭典的 풀이는 이렇다. ‘1. 精神이 나간 것처럼 刺戟에 對한 反應이 없다. 2. 몹시 놀라거나 갑작스러운 일을 當하여 精神을 차리지 못하게 얼떨떨하다.’ 그런 멍을 요즘 사람들은 갖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놀멍축제’를 벌인 地自體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場所를 골라 거기에 많은 사람을 불러 멍하니 앉아 있게 하는 것이 祝祭이고, 이른바 놀멍축제라는 것이다. 그만큼 요즘 사람들은 지쳐 있고 또 心情的 餘裕를 願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머지않아 들판이 넓은 고장에 들판을 바라보는 쪽으로 넓은 窓을 내고 ‘들멍카페’란 이름의 茶집이 생기고 거기에 많은 사람이 所聞 듣고 찾아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要求하지 않기’와 ‘拒絶하지 않기’

    해마다 나에게는 1月과 2月이 쉬는 달이고 몸이 아픈 달이고 새로운 冊을 쓰는 달이다. 그 두 달을 보내고 學校에서 新學期가 始作되면서 全國 곳곳의 學校나 地自體나 圖書館에서 나를 불러 講演을 시킬 것이다. 그러면 나는 힘든 몸이지만 마다하지 않고 그 모든 곳을 찾아가리라. 要求하지 않기와 拒絶하지 않기가 나의 生活信條이므로 올해도 부디 그 信條가 잘 지켜지기를 바란다.

    몇 年 동안 짓는다 짓는다 하면서 미루고 또 미룬 ‘나태주풀꽃文學觀’ 新築工事도 올해 前半期엔 期於코 始作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文學館 建物이 새롭게 아름답게 지어지는 것이 올해 나에게 急한 일이고 重要한 일이고 가슴 들뜨게 하는 일이다. 새로 文學觀이 지어지면 거기에서 全國으로부터 온 觀光客들을 모셔놓고 文學 講演을 하리라.

    그때는 내 몸이 더 늙고 말하는 것이 힘들 것이다. 하지만 讀者들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나 가 있어야 하는 것이 詩人이고, 讀者들이 要求하면 언제라도 좋은 말을 하려고 努力하는 사람이 詩人인 것을 내가 모르지 않으므로 목숨 붙어 있는 날까지 最善을 다하고 다하리라.


    나태주
    ● 1971年 서울新聞 新春文藝 時 ‘대숲 아래서’ 登壇
    ● ‘풀꽃’ ‘너와 함께라면 人生도 旅行이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 外 詩集 多數 出刊, 散文集 그림詩集 童話集 等 150餘 卷 出刊
    ● 素月詩文學像, 흙의 文學賞, 忠淸南道文化相 外 受賞
    ● 忠南 公州 ‘나태주풀꽃文學觀’ 設立·運營, 풀꽃文學賞 制定·施賞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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