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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化門에서/김상운]‘퓨전 韓服’에 自由를 許하라|동아일보

[光化門에서/김상운]‘퓨전 韓服’에 自由를 許하라

  • 東亞日報
  • 入力 2024年 5月 20日 23時 12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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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문화부 차장
김상운 文化部 次長
古代 로마 最高의 詩人 베르길리우스(紀元前 70年∼紀元前 19年)가 쓴 敍事詩 ‘아이네이스’는 그리스 古典의 ‘創造的’ 짜깁기에 가깝다. 이 作品에서 主人公 아이네이아스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처럼 한동안 地中海를 放浪하며 神들에게 모진 괴롭힘을 當한다. 가장 印象的인 건 호메로스의 또 다른 作品 ‘일리아스’에서 싸움을 抛棄하고 불타는 트로이에서 도망치는 아이네이아스를 로마를 建國하는 主人公으로 再탄생시켰다는 點이다.

트로이를 멸망시킨 오디세우스가 아닌, 敗北한 트로이人을 굳이 로마의 始祖로 삼은 理由는 뭘까. 이에 對해 文化史學者 마틴 스푸너 美國 하버드대 敎授는 “로마가 그리스를 그저 흉내 내는 게 아니라 그리스를 積極的으로 利用해 自身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 것”이라고 解釋한다. 로마가 原形(原型)에 該當하는 그리스 文化를 金科玉條처럼 지킨 게 아니라, 自己 것으로 創造的 變容을 加했다는 것이다.

最近 國家遺産廳의 ‘퓨전 韓服’ 改善 方針을 둘러싼 論難은 文化 原形의 固守와 變容이라는 오랜 對立項을 다시 한 番 떠올리게 한다. 景福宮 앞 韓服貸與店에서 取扱하는 퓨전 韓服은 속치마에 鐵絲 후프를 넣어 부풀리거나, 金箔 무늬를 빼곡히 집어넣는 等 華麗함을 强調한 것이 特徵이다. 젊은층은 勿論이고 外國人들도 앞다퉈 퓨전 韓服을 입고 古宮에서 寫眞을 찍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共有하는 게 流行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최응천 國家遺産廳長이 16日 言論 인터뷰에서 “(퓨전 韓服이) 實際 韓服 構造와 맞지 않거나 國籍 不明인 境遇가 많다”며 “國家遺産廳이 앞장서 우리 固有의 韓服에 對한 槪念을 바로잡고 改善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景福宮 周邊 韓服店의 現況을 調査하고 있다”며 韓服 着用者의 古宮 無料 觀覽 條件 變更, 優秀 韓服 貸與業體 支援, 宮中文化祝典 等을 통한 韓服 固有性 維持 等의 政策을 推進하겠다고 했다.

이에 對해 온라인에서는 “傳統 韓服의 固有性을 지키는 게 必要하다”는 主張과 더불어 “個性을 追求하는 젊은이들의 趣向에 맞춰 改良한 韓服을 國家가 나서서 曰可曰否하는 건 問題”라는 反論도 나온다.

이와 關聯해 지난달 國家遺産靑 主催 ‘宮中文化祝典’에 參與한 젊은 無形遺産(無形文化財) 戰勝者의 목소리를 參考할 만하다. 다니던 銀行을 관두고 3代째 방짜有機腸(불에 달군 놋을 망치로 때려 器物을 製作하는 匠人) 家業을 잇고 있는 이지호 氏(38)는 요강이나 대야 等 傳統 有機製品 需要가 急減하자 現代的 디자인을 椄木한 遺棄 食器와 수저, 테이블을 만들고 있다. 그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無形遺産이 繼續 살아남으려면 ‘傳統의 現代化’를 끊임없이 苦悶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메로스의 原作을 변용해 로마에 適用한 ‘아이네이스’를 짝퉁 取扱하며 貶下하는 評論家는 거의 없다. 오히려 文化 椄木과 變容을 통해 로마의 偉大한 傳統을 만들었다는 것이 後世의 評價다. 勿論 傳統 韓服의 固有性을 지키려는 努力은 그 自體로 重要하다. 하지만 젊은층의 記號가 加味된 퓨전 韓服도 傳統의 現代化 或은 文化 變容의 또 다른 事例로 볼 餘地도 있지 않을까. 17日 國家遺産基本法 施行을 契機로 文化遺産 保存에 치우친 旣存 政策 方向을 活用으로 擴張하겠다고 發表한 國家遺産廳의 열린 姿勢가 아쉽다.


김상운 文化部 次長 sukim@donga.com
#퓨전 韓服 #改善 方針 #傳統 韓服 #固有性 #열린 姿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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