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戰爭 告發이자 絶望한 人間 이야기 ‘트로이아의 女人들’[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東亞日報

戰爭 告發이자 絶望한 人間 이야기 ‘트로이아의 女人들’[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

  • 東亞日報
  • 入力 2022年 8月 26日 03時 00分


코멘트
기원전 5세기에 활동한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중 한 명인 에우리피데스의 흉상. 조대호 제공
紀元前 5世紀에 活動한 그리스 3大 悲劇 作家 中 한 名인 에우리피데스의 胸像. 조대호 提供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紀元前 416年, 霸權主義의 민낯이 드러났다. 아테네人들은 에게海의 작은 섬 멜로스로 쳐들어가 男子들을 죽이고 女子와 아이들을 奴隸로 팔아넘겼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戰爭에서 멜로스人들이 中立을 지킨 것이 殺戮의 理由였다. 이웃 나라가 敵의 便에 설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낳은 蠻行이었다. 한 해 뒤 에우리피데스는 ‘트로이아의 女人들’을 舞臺 위에 올렸다. 劇場의 觀客은 누구나 멜로스의 虐殺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것은 戰爭에 對한 告發이자 絶望하는 人間의 이야기였다.》

트로이아, 黃金都市서 잿더미로

作品 속 트로이아는 더 以上 榮光의 都市가 아니다. 黃金의 都市는 火焰 속 잿더미로 變했다. 神殿들이 破壞되고 王宮이 불에 탔다. 寶物 倉庫들도 掠奪者들의 손에 넘어갔다. 男女老少가 어울리던 祝祭의 都市는 沈默하는 女人들의 都市로 바뀌었다. 男子들은 모두 죽고 女人들이 남았지만 이들의 身世는 모두 똑같았다. 海邊의 天幕에 收容된 女人들은 제비뽑기를 기다린다. 主人이 定해지면 그들은 그리스인들의 艦船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 나는 누구의 奴隸, 누구의 노리개가 될까? 어떤 運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幸運의 頂點에 있던 者에게 墜落의 苦痛은 더 크기 마련이다. 王妃 헤카베의 處地가 그렇다. 그女는 오디세우스의 奴隸로 살아야 한다. 모든 것을 잃은 女人에게 무엇이 남아 있을까. 큰아들 헥토르, 萬人의 尊敬을 받던 都市의 守護者는 아킬레우스의 손에 쓰러졌다. 男便 프리아모스, 多情하고 지혜롭던 王은 都市의 陷落 直後 神殿의 階段에서 殺害되었다. 믿음직한 아들들 가운데 살아남은 者는 없다. 戰場에서 살아남은 아들들은 한밤中 木馬에서 뛰쳐나온 그리스인들에게 被殺당했다. 記憶 속 過去의 映畫가 홀로 남은 王妃의 속을 후벼 판다.

살아남은 딸들의 處地는 죽은 아들들보다 더 悲慘하다. 폴릭세네가 가장 먼저 그리스 兵士들에게 끌려갔다. 아킬레우스의 무덤에 산 祭物로 바쳐지기 爲해서. 카산드라는 그리스 軍隊의 우두머리 아가멤논의 戰利品으로 配定되었다. 바다 건너 미케네에서 이 딸을 기다리는 것은 어떤 運命일까? 큰며느리 안드로마케의 運命은 또 어떨까? 그女는 何必이면 男便의 殺害者 아킬레우스의 아들에게 돌아갔다. 할머니의 마지막 所願도 속절없이 큰孫子는 城壁 아래로 내던져져 머리가 깨어졌다. 할머니가 孫子를 땅에 묻는 不幸 앞에서 헤카베는 人間의 變德스러운 運命을 凝視한다. “잘나간다고 해서 安全하다고 믿고 기뻐하는 者는/어리석도다. 우리의 幸運은 變德쟁이처럼/어떤 때는 이리로 어떤 때는 低利로 뛰는 버릇이 있어/언제까지나 幸福한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천병희 옮김)

絶望 끝에서 나온 카산드라의 춤


솔로몬 조지프 솔로몬이 1886년 그린 ‘아이아스와 카산드라’. 오일레우스의 아들 아이아스가 트로이아를 함락한 뒤 아테네 신전에서
 카산드라를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왼쪽 사진). 아폴론 신의 예언녀인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의 첩으로 끌려간 뒤 비극적 앞날을 
내다보고 최후의 춤을 춘다. 기원전 5세기 토기에 그려진 카산드라(오른쪽 사진 왼쪽)와 아이아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위키미디어
솔로몬 조지프 솔로몬이 1886年 그린 ‘아이아스와 카산드라’. 오일레우스의 아들 아이아스가 트로이아를 陷落한 뒤 아테네 神殿에서 카산드라를 强制로 끌어내고 있다(왼쪽 寫眞). 아폴론 神의 豫言女인 카산드라는 아가멤논의 妾으로 끌려간 뒤 悲劇的 앞날을 내다보고 最後의 춤을 춘다. 紀元前 5世紀 土器에 그려진 카산드라(오른쪽 寫眞 왼쪽)와 아이아스. 寫眞 出處 위키피디아·위키미디어
카산드라는 헤카베가 모르는 것들을 이미 안다. 그女는 아폴론 神의 豫言女이기 때문이다. 그女의 말을 들었다면 트로이아人들은 破局을 避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트로이아人들이 巨大한 木馬를 城안으로 끌어들이려 할 때도 카산드라가 警告했지만 사람들은 듣지 않았다. 自身이 아는 것을 사람들에게 說得할 수 없는 것이 카산드라의 悲劇이고, 說得할 수 없는 眞實을 아는 것이 그女에게 내린 詛呪였다.

아가멤논의 妾으로 끌려간 뒤 어떤 運命이 펼쳐질지 카산드라는 잘 안다. 아가멤논의 바람난 아내는 돌아온 男便을 죽이고 그를 죽인 도끼날로 自身의 머리를 내리칠 것이다. 아가멤논의 華麗한 王宮에서 그女는 單 하루도 넘길 수 없다. 避할 길 없는 運命 앞에서 카산드라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횃불을 들고 미친 듯 天幕에서 뛰쳐나와 그女는 춤을 춘다. 祝賀하는 사람 하나 없는 詛呪 받은 婚姻을 위한 自祝이다. “발을 높이 들어라!/하늘 높이 輪舞를 이끌어라, 야호, 야호,/전에 아버지께서 살아 계시던/가장 幸福했던 時節처럼 … 춤을 추세요. 어머니, 활짝 웃으세요!/나와 함께 이리저리 발을 돌리면서/신나게 몸을 흔드세요!” 카산드라의 춤은 絶望을 넘어선 아름다움이다.

過去를 想起하고 未來를 計劃하는 것은 人間의 固有한 能力이다. 이런 能力 德分에 人間의 삶은 現在를 넘어선다. 하지만 選擇의 自由가 없는 狀況에서 그런 能力이 무슨 所用일까? 記憶과 計劃은 苦痛을 안겨줄 뿐이니. 記憶 속의 즐거운 過去도, 絶望의 未來도 現在를 더욱 悲慘하고 견디기 어렵게 만든다. 차라리 過去도, 未來도 모르는 채 “現在의 말뚝에 매인 動物”(니체)로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그래서 過去와 未來에 對한 意識은 ‘가장 人間的인 苦痛’의 源泉이다. 트로이아 女人들뿐만 아니라 自由를 빼앗긴 채 絶望 속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共通된 苦痛이다. 그런 狀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때 우리도 카산드라의 춤을 추어야 할까?

幸福하게 사는 法, 絶望 견디는 法


賢者들과 哲學者들은 幸福하게 사는 法뿐만 아니라 絶望을 견디는 法에 對해서도 苦悶했다. 그들이 찾은 對答은 한결같다. ‘現在를 사는 것.’ “現在 속에 사는 者는 두려움도, 希望도 없이 산다.” 戰爭터의 塹壕에서 哲學的 생각들을 길어낸 비트겐슈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監獄에서 處刑을 기다리며 ‘哲學의 위안’을 쓴 洑에티우스가 남긴 말도 같다.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Nec speres aliquid nec extimescas).” 그렇다면 ‘現在 속에서’ 두려움도, 希望도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應答하지 않는 神에게 祈禱하기, 絶望의 苦痛 속에서 智慧를 길어내기, 絶望을 글로 쓰고 노래하고 춤추기, 함께 絶望하는 이웃과 이야기하기…. 이렇게 따져 보면 絶望스러운 現在 속에서 사람들이 하는 일은 幸福의 瞬間에 그들이 하는 일과 다를 게 없지 않나?

사람들은 幸福을 위해 안달복달 돈과 人情을 追求한다. 權力도 認定을 위한 手段이다. 하지만 돈과 權力을 좇는 것만큼 不安한 處世法은 없을 것이다. 가장 변덕스러운 것들에 모든 삶을 내거는 일이니까. 眞짜 處世法은 現在를 사는 法을 익히는 것, 모든 것을 빼앗긴 瞬間에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언제 變할지 모르는 運命에 맞서 恒常 카산드라의 춤을 準備해 둬야 하지 않을까?

未來의 復讐가 두려워 어린아이까지 殺害한 트로이아 征服者들이나 다른 便에 설 것이 두려워 이웃 나라를 侵攻한 아테네人들이나 實際로 ‘아무것도 아닌 者들’이었다. 트로이아를 征服하고 戰利品을 奪取한 者들은 勝利의 榮光을 맛보지 못하고 歸鄕 中에 沒落했다. 멜로스를 征伐한 아테네人들은 詩켈리兒 遠征에 나섰다가 全滅하고 敗亡했다. ‘트로이아의 女人들’이 공연되고 몇 달 뒤 일이다.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트로이아의 女人들 #戰爭 告發 #絶望한 人間
  • 좋아요
    0
  • 슬퍼요
    0
  • 火나요
    0
  • 推薦해요

댓글 0

只今 뜨는 뉴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opyright ⓒ 2020 By '전통문화연구회(傳統文化硏究會)' All Rights reserved.
 한국   대만   중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