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을 잃은 者의 勝利… ‘안티고네’의 反轉[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東亞日報

모든 것을 잃은 者의 勝利… ‘안티고네’의 反轉[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

  • 東亞日報
  • 入力 2022年 7月 29日 03時 00分


코멘트
소포클레스의 비극 ‘안티고네’의 주인공 안티고네(왼쪽)는 반역자의 시신 매장을 금지한 왕의 명령을 어기고 가족의 의무를 따라 오빠 폴뤼네이케스의 시신을 매장한 뒤 죽임을 당한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소포클레스의 悲劇 ‘안티고네’의 主人公 안티고네(왼쪽)는 反逆者의 屍身 賣場을 禁止한 王의 命令을 어기고 家族의 義務를 따라 오빠 폴뤼네이케스의 屍身을 埋葬한 뒤 죽임을 當한다. 寫眞 出處 위키피디아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누구도 法의 拘束을 벗어나기 어렵다. 소크라테스는 國法이 暗默的 約束이기 때문에 自身에게 不利한 境遇라도 受容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國法의 判決에 따라 기꺼이 毒杯를 마신 哲學者도 法이 모든 것 위에 있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한 나라의 法이 어떻게 人間의 權利와 義務를 모두 담아낼 수 있을까? 하물며 그렇게 不完全한 法이 눈먼 權力者의 손에 들어간다면 그 決定을 따르는 것이 옳은가? 그래서 國法과 國法 너머의 葛藤은 언제 어디서나 存在한다.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그런 葛藤의 破局을 보여주는 悲劇이다.》

國家의 法과 家族 義務의 衝突

안티고네는 不幸한 女人이다. 그女는 尊嚴한 王에서 疫病을 불러온 悖倫犯으로 轉落한 오이디푸스의 딸이었다. 不幸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자리를 놓고 두 오빠가 다퉜고, 이 싸움은 칼부림으로 끝났다. 이웃나라를 끌어들여 權力을 奪取하려던 폴뤼네이케스와 그에 맞섰던 에테오클레스가 서로 찔러 죽였다. 이 事件은 또 다른 不幸을 낳았다. 조카들의 죽음을 契機로 王位에 오른 크레온이 폴뤼네이케스를 反逆者로 낙인찍고 屍身 賣場을 禁止했다. ‘命令을 어기는 者는 市民들이 돌로 쳐서 죽일 것이다!’ 王의 命令은 곧 國法이었다. 안티고네는 어찌 해야 할까? 國法의 이름으로 宣布된 크레온의 命令을 따라야 할까, 아니면 家族의 義務를 履行하기 위해 오빠의 屍身을 묻어야 할까?

안티고네는 自身의 沒落을 豫感하면서도 眞實을 파헤치는 고집스러운 아버지 오이디푸스를 닮았다. 안티고네는 오빠의 屍身을 埋葬하기로 決心한다. “잘 생각해 보세요. 唯一하게 살아남은 우리 두 姊妹도 法을 無視하고 王의 命令이나 權力에 맞서다가는 누구보다 가장 悲慘하게 죽고 말 거예요.”(천병희 옮김 ‘안티고네’ 中) ‘現實’을 아는 동생 이스메네의 挽留도 그女의 뜻을 꺾지 못한다. 無知에서 오는 無謀함이 아니다. 안티고네는 自身의 決定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것이 낳을 結果가 어떤 것인지 잘 안다. 오빠의 屍身 賣場은 목숨을 건 ‘犯行’이다. 하지만 그女는 躊躇하지 않는다. 안티고네에게는 그 일이 ‘敬虔한 犯行’이었기 때문이다. “내 家族과 나 사이를 가로막을 權限이 그에게는 全혀 없어.” 外三寸이자 君王인 크레온을 向해 그女가 외친다.

‘안티고네’에서는 새로운 나라의 法을 至上의 價値로 내세우는 크레온의 완高喊과 오래된 家族의 法을 따르려는 안티고네의 斷乎함이 衝突한다.

“이 짓을 金하노라 布告한 걸 알고 있었느냐?”

“그래요. 어떻게 모를 理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敢히 이 法令을 違反했다는 말이냐?”

“제가 보기에 이것을 命하신 이는 제우스가 아니며, 下界의 神들과 함께 사시는 正義의 女神께서도 人間들에게 그와 같은 法은 定하지 않으셨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當身의 布告가 그만큼 强力하다고 생각지도 않아요. 記錄되진 않았지만 確固한 神들의 法을 必滅의 存在가 넘어설 수는 없지요.”

안티고네의 죽음이 부른 悲劇


안티고네는 많은 사람들에게 법을 앞세운 폭정에 맞선 저항의 상징이 됐다. 넬슨 만델라는 “우리의 투쟁을 상징하는 인물은 안티고네였다”고 말했다.(임철규의 ‘그리스 비극’에서 재인용)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안티고네는 많은 사람들에게 法을 앞세운 暴政에 맞선 抵抗의 象徵이 됐다. 넬슨 만델라는 “우리의 鬪爭을 象徵하는 人物은 안티고네였다”고 말했다.(임철규의 ‘그리스 悲劇’에서 再引用) 寫眞 出處 위키피디아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衝突은 全面的이다. 中年 男子와 젊은 女子, 國家의 法과 家族의 義務, 權力者의 命令과 道德的 抵抗 사이의 對立에 第3의 길은 없는 것 같다. 萬一 안티고네의 行動이 法을 無視한 한 女人의 죽음으로 끝났더라면, ‘안티고네’는 家族을 위한 犧牲 이야기로 그쳤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안티고네의 ‘敬虔한 犯行’李 낳은 破局의 規模는 훨씬 더 크다. 그女의 죽음은 또 다른 죽음들을 부른다. 오빠의 屍身에 흙을 뿌리다가 現場에서 붙잡힌 안티고네는 洞窟 監獄에 갇힌 뒤 목을 매어 自殺한다. 뒤따라온 그女의 約婚者이자 크레온의 아들 하이몬은 統治者에 對한 服從을 全部로 아는 아버지를 詛呪하며 칼로 自身의 배를 찌른다. 아들의 죽음에 失意한 크레온의 아내는 아들을 죽인 아버지에게 憤怒하며 自決한다. 힘없는 女人의 不服從에 狂奔하며 그女의 道德的 抵抗을 無慈悲하게 짓밟으려 했던 크레온의 强壓的 態度는 부메랑이 되어 그를 쓰러뜨렸다. 아들과 아내를 同時에 잃고 그는 ‘산송장’이 되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 있겠다. ‘祖國을 배반한 오빠의 屍身을 埋葬하는 일이 自身의 젊은 목숨을 내걸 만큼 重大한 일이었을까?’ 하지만 안티고네라면 이렇게 反問할 것이다. ‘그렇다면 自身의 家族이 무덤도 없이 새들과 개들의 먹이가 되고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도록 내버려 두는 게 옳다는 말인가?’ 크레온의 行動에 對해서도 論難이 있을 수 있다. ‘그는 國法의 命令者이자 守護者로서 當然한 行動을 하지 않았나? 國家가 있어야 家族도 지킬 수 있는 게 아닐까?’ 이런 國家至上主義나 實定法 擁護論도 反問을 避할 수 없다. ‘家族의 사랑과 義務조차 품을 수 없는 國法이라면, 그것이 지키려는 것은 都大體 무엇인가?’ ‘오이디푸스 王’이 그렇듯, ‘안티고네’ 또한 우리에게 수많은 質問을 남긴다.

實踐的 智慧 없는 ‘눈먼 暴力’


사람은 法 없이 살 수 없지만, 모든 法에는 限界와 弱點이 있다. 法에는 恒常 ‘不法의 그림자’가 따라다닌다. 아무것도 不法으로 規定하지 않는 法은 存在할 수 없기 때문이다. 法이 드리우는 ‘不法의 그림자’가 人間의 基本的 權利를 가리지 않는다는 保障이 있을까? 스스로 判斷할 수 없다는 것도 法의 致命的 弱點이다. 法은 普遍的이기 때문에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모두 規定할 수 없다. 그래서 個別 狀況에 어떤 法을, 어떻게 適用해야 할지를 判斷하는 일은 法을 適用하는 사람의 몫이다. 그리스의 哲學者들이 法의 支配보다 지혜로운 者의 支配를 더 優越한 價値로 여겼던 것은 그 때문이다. 普遍的인 法을 個別的 狀況에 適用하는 能力, 卽 ‘實踐的 智慧’가 없다면, 法은 앞을 分揀하지 못하는 눈먼 暴力일 뿐이다.

實踐的 智慧에 引渡되지 않는 法은 모두 ‘크레온의 法’이다. 그런 法은 가장 基本的인 道德의 要求조차 受容하지 못하는 우격다짐의 暴力이니까. 法의 이름으로 行使되는 어리석음과 强壓은 아무것도 保障할 수 없고, ‘國家’ ‘秩序’ ‘繁榮’의 이름으로 正當化되는 暴力은 아무것도 지켜내지 못한다. 마치 크레온의 法과 强制가 그에게서 아들과 아내까지 빼앗아간 것처럼.

‘안티고네’의 마지막은 絶望的이다. 現實의 權力과 國法을 向한 意志도, 神의 正義와 人倫을 向한 呼訴도 破滅의 運命을 避하지 못한다. 하지만 破滅에도 높낮이가 있다.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았던 크레온은 權力을 지키려다 모든 것을 잃었다.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았던 안티고네는 마지막 목숨을 버림으로써 가장 重要한 價値를 지켰다. 原則과 固執은 때로는 破滅을, 때로는 勝利를 가져온다. 모든 것을 가진 者의 破滅과 모든 것을 잃은 者의 勝利, 이것이 드라마 ‘안티고네’의 反轉(反轉)이다. 人間의 歷史가 그런 反轉의 連續이 아닌가.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소포클레스의 悲劇 #안티고네 #反轉
  • 좋아요
    0
  • 슬퍼요
    0
  • 火나요
    0
  • 推薦해요

댓글 0

只今 뜨는 뉴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opyright ⓒ 2020 By '전통문화연구회(傳統文化硏究會)' All Rights reserved.
 한국   대만   중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