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速度와 方向을 생각한다[삶의 再發見/김범석]|東亞日報

삶의 速度와 方向을 생각한다[삶의 再發見/김범석]

  • 東亞日報
  • 入力 2022年 8月 26日 03時 00分


코멘트
김범석 서울대 혈액종양내과 교수
김범석 서울大 血液腫瘍內科 敎授
“精神없이, 熱心히 살았는데 덜컥 癌에 걸렸어요.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癌 患者 診療를 하다 보면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癌에 잘 걸리는 나이가 70代이다 보니 主로 70代 患者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 世代는 全 世界的으로 前無後無한 後佛制 壓縮的 近代化를 이룬 世代다. 따라잡을 先進國을 定하고 그들을 猛追擊하는 것이 生存 戰略이었다. 그 過程에서 便法과 要領은 어느 程度 容忍되었고 效率性이라는 이름 속에 原則은 無視되곤 했다. 過程보다 成果가 重要했으므로 ‘빨리빨리’라는 速度와 效率性은 追從했으나 方向에 對해서는 眞摯하게 苦悶해본 적이 없다. 結局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갖춰야 할 資質에 對해 생각해보지 않은 채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뻗은 검은 그림자만 社會 곳곳에 깊게 드리워진 것은 아닐까.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中·高等學校 때 父母님이 工夫하고 1等 해야 한다고 해서 工夫했지 왜 工夫를 해야 하는가, 나는 무엇을 願하는가, 나는 어느 쪽에 素質이 있는가에 對해서 스스로 質問해본 적도, 스스로 答해본 적도 없다. 速度와 效率性에 對한 執着은 方向에 對한 苦悶의 不在를 招來한다. 熱心히 했는데 願하는 結果가 나오지 않으면 이 길이 맞는지 苦悶하기보다, 더 熱心히 해야 한다고 채찍질하며 速度를 냈다. 職場人이 되어서도 참 熱心히, 그리고 精神없이 살았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熱心히 달려온 것뿐인데, 갑자기 癌에 걸렸다고 하면, 눈앞에 낭떠러지가 기다리고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낭떠러지에 맞닥뜨리면 멈춰야 하지만 速度가 빠를수록 慣性이 붙어서 잘 멈춰지지 않는다. 그래서 빠르게 달려온 사람은 危機가 올 때 멈추기가 어렵다. 그냥 墜落하기 쉽다. 그래서 熱心히 산 사람일수록 癌과 같은 危機를 만나면 삶의 速度를 늦추기도, 멈추기도 쉽지 않아서 갑자기 ‘멘붕’에 빠진다. 너무 빨리, 熱心히 달려온 代價는 大槪 慘酷하다.

살면서 癌에 걸리는 일은 分明 낭떠러지를 만나는 것 같은 危機다. 危機의 瞬間에는 살아온 慣性을 버리고 速度를 늦춰야 한다. 方向을 苦悶해야 한다. 運轉할 때도 안개가 끼면 速度를 줄이지 않는가. 速度를 늦추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苦悶해야 한다.

잘못된 方向일수록 빨리 달리면 나중에 되돌아올 때 더 많이 돌아야 한다. 速度보다 方向이 重要하다. 只今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 제대로 온 것이 맞는지 精神을 바짝 차리고 살펴봐야 한다.

김범석 서울大 血液腫瘍內科 敎授
#삶 #速度 #方向
  • 좋아요
    0
  • 슬퍼요
    0
  • 火나요
    0
  • 推薦해요

댓글 0

只今 뜨는 뉴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opyright ⓒ 2020 By '전통문화연구회(傳統文化硏究會)' All Rights reserved.
 한국   대만   중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