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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떨어지면 뿌리는 더 바빠진다[포도나무 아래서]〈41〉|동아일보

잎이 떨어지면 뿌리는 더 바빠진다[포도나무 아래서]〈41〉

  • 東亞日報
  • 入力 2019年 11月 26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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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記者 soojin@donga.com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씨(왼쪽)와 신이현 작가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氏(왼쪽)와 신이현 作家
街路樹 잎들이 떨어지는 季節, 레돔은 落葉을 쓸어 담아 包袋 가득 넣는 사람들을 한참 바라보더니 저것을 좀 얻을 수 있는지 물어봐 달라고 한다. 아, 다 가져가세요! 아저씨들의 欣快한 許諾에 레돔은 落葉 包袋를 트럭 가득 실어 밭을 向해 날아가듯 달려간다.

“저 나무들에게는 正말 未安하지만….”

元來 모든 떨어지는 잎들은 다시 그 나무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것이 原則인데 왠지 뺏어가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街路樹 落葉뿐만 아니라 밭둑에 쌓아둔 들깨 段이나 콩 껍질 같은 것들을 보면 그는 一旦 멈춘다. 그러고는 눈을 반짝이며 다가가 恍惚한 表情이 되어 손을 갈퀴처럼 뻗어 그것들을 만져본다. 이건 正말 좋은 거름이 될 수 있는데…. 부서지는 마른 가지에 코를 박고 킁킁 냄새를 맡으며 이것을 먹고 자랄 나무 열매들이 어떤 香氣를 낼지 想像한다.

“기다렸다가 이것 좀 얻어 가면 안 될까. 그냥 버리는 것 같은데.”

귀찮은 일이지만 나는 大體로 그의 뜻에 따라 털고 버린 들깨 段이나 이러저런 마른 植物 무더기 主人들을 찾아 그것을 얻어낸다. 그러면 그는 트럭 가득 싣고 살짝 興奮해서 밭으로 간다. 얘들아. 아빠가 뭘 가져왔는지 한番 보렴, 하고 말하는 것처럼 車에서 마른 지푸라기들을 한 아름 안고 간다. 배고픈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손길과 다름이 없다. 이것 좀 봐, 들깨 가지야. 깨 냄새가 아직도 振動을 하네. 葡萄 열매에서 들깻잎 香이 倍겠다. 자자, 보채지 말고 천천히 먹어. 時間은 아직 많아….

우리 밭에는 이미 이웃 논에서 얻어온 짚들이 골골이 덮여 있다. 이웃 農夫께서 볏짚을 그냥 가져가라고 하는 瞬間 우리는 親舊들과 親舊들의 親舊들, 可能한 限 많은 이들을 죄다 불렀다. 혼자라면 한 달 걸려도 못할 일을 이틀에 걸쳐 모두 끝냈다. 이윽고 葡萄 苗木 심기가 始作되었는데 갑자기 찬바람이 불어왔다. 사람들은 只今 나무를 심으면 다 얼어 죽는다고 했다.

“이 季節에 나무를 심어도 되는 거 맞아? 모두들 봄을 기다리던데.”

나는 正말이지 걱정스럽다. 나무는 한番 잘못 심으면 몇 年을 공치게 되니까.

“나뭇잎이 다 떨어지니까 사람들은 겨울잠을 잔다고 하는데 事實 겨울은 植物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旺盛하게 活動하는 季節이야. 特히 뿌리가 力動的으로 움직일 때지. 잎마저 떨어뜨리고 모든 에너지를 뿌리로 집중시키는 때야. 바깥은 춥지만 땅은 뿌리와 물 에너지들로 가득해. 人間이 모르는 땅의 世上이지. 이렇게 겨울 땅은 人間의 봄을 미리 準備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苗木은 잎이 다 떨어졌을 때 심어주면 좋아. 그래야 뿌리가 차분하게 땅에 適應하고 봄이 되면 새싹을 잘 틔울 수 있어. 땅이 얼기 前에 심으면 아무 問題없어.”

어찌 되었거나 苗木을 뽑아놓았으니 빨리 심어야 한다. 問題는 땅을 파는 機械다. 動力 掘鑿機라는 것인데 故障이 너무 잘 난다. 農機械 修理所에서 中古로 산 것인데 始動을 걸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農夫는 反應 없는 掘鑿機 始動 줄을 당기고 또 당기다가 푸욱 한숨을 쉰다. ‘苗木 뿌리를 저렇게 오랫동안 空氣에 露出시키면 안 좋은데, 큰일 났다.’ 예초기度 그렇고 農器具들은 大體로 始動이 問題다. 작고 힘세고 故障 안 나는 農器具 만드는 사람이 있으면 世上에서 第一 尊敬하고 모실 텐데…. 우리는 應答 없는 機械를 들고 修理所에 간다.

修理所 아저씨가 空氣를 빼고 기름을 漆하고 갈고 닦는다. 이윽고 고쳐졌다! 修理所 아저씨는 魔法師다. 一旦 가져가면 어떻게든 고쳐준다. 感謝합니다, 最高입니다! 레돔은 돌아와서 땅을 파기 始作한다. 그 뒤를 따라가며 나는 곡괭이로 좀 더 넓게 파서 苗木을 심는다. 뿌리가 便安하게 뻗을 수 있도록 묻은 뒤 흙을 봉긋하게 쌓아 올리고 지푸라기와 얻어온 落葉으로 푹 파묻어 준다. 落葉 外套를 입은 苗木이 되었다. 시베리아에서 北風이 와도 끄떡없을 것 같다. 나는 토닥토닥 두드리며 人事를 건넨다. ‘잘 자라렴. 來年에 만나자.’ 왠지 뽀뽀라도 해야 할 것 같은 氣分이다. 이제 눈이라도 펑펑 와주면 좋겠다.

 
신이현 作家

※ 프랑스人 男便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氏와 忠北 忠州에서 沙果와 葡萄 農事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落葉 #볏짚 #葡萄 苗木 #動力 掘鑿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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