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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나는 詩]사각사각 鉛筆깎이의 呻吟은 아빠와 딸, 마음 깎이는 소리|東亞日報

[이달에 만나는 詩]사각사각 鉛筆깎이의 呻吟은 아빠와 딸, 마음 깎이는 소리

  • 東亞日報
  • 入力 2014年 6月 5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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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앞에서 열여섯 살 딸이 울었다. 人生에 對한 아빠의 助言이 干涉처럼 느껴졌는지도, 딸의 眞心이 아빠에게 傳達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平素 살갑게 굴던 딸의 沈默에 語塞한 아빠는 말없이 鉛筆을 꺼내 鉛筆깎이에 넣고 돌린다. 사각사각 鉛筆이 깎이는 소리는 딸의 마음이, 그리고 아빠의 마음이 깎여 나가는 소리다.

이달에 만나는 詩 6月 推薦作은 심재휘 是認(51·寫眞)의 ‘샤派 鉛筆깎이’다. 1997年 ‘작가세계’ 新人賞을 받으며 登壇한 詩人이 7年 만에 펴낸 세 番째 詩集 ‘中國人 盲人 按摩師’(文藝中央)에 실렸다. 推薦엔 김요일 신용목 이건청 利原 장석주 詩人이 參與했다.

2年 前 어느 初여름 밤. 이제는 高等學生이 된 딸과 世上살이에 對해 얘기하다 딸이 끝내 눈물을 훔쳤을 때 詩人이 느낀 漠漠함이 施賞이 됐다. 詩人은 “鉛筆은 딸의 隱喩이기도 하다”며 “우격다짐으로 鉛筆(딸)을 깎는 다른 아빠와 달리 나는 살살 돌려 깎는다고 생각하지만 無條件 뾰족하게 깎으려고 한 건 아닌지, 끝내 딸의 眞心은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담긴 詩”라고 말했다. ‘扇風機는 고개를 左右로 젓기만 하고’ ‘아빠의 달은 窓밖을 空轉하고’ 같은 詩語는 思春期 딸과 쉽게 疏通하지 못하는 아빠의 마음을 象徵하는 裝置라고 했다.

이건청 詩人은 “심재휘의 詩는 詩人의 體驗이 어떻게 情緖로 溶解되고 想像으로 精製되어 美的 價値를 갖는지를 보여준다. 眞情性에 기초한 抒情詩는 이처럼 큰 共鳴으로 울린다. 지루하고 難澁한 詩가 판치는 요즘 그의 詩는 確然한 個性이 있다”고 했다. 장석주 詩人은 “歲月이 흐르며 마르고, 흩어지고, 사라지는 것들이 남긴 쓸쓸한 그림자를 더듬는다. 存在의 枯渴, 비산, 揮發을 좇는 詩人의 마음은 이내 哀愁로 물든다. 哀愁는 곧 哀悼의 에너지로 바뀐다. 詩集에 울음소리가 頻繁하고 울음의 재들이 到處에 넘치는 것도 그 때문이다”고 推薦 理由를 밝혔다.

利原 詩人은 이수명 詩人의 여섯 番째 詩集 ‘마치’(문학과지성사)를 推薦했다. 利原 詩人은 “이수명의 實驗은 最終의 秩序까지 무너뜨리고자 한다. 言語는 最小限의 意味는 나타나게 하려 한다. 이수명의 繼續된 ‘言語實驗’으로 이 둘은 不可能했던 圓舞를 보여주게 되었다”고 評했다.

김요일 詩人의 選擇은 現職 國語敎師 박완호 詩人의 詩集 ‘너무 많은 當身’(詩人洞네)이었다. 金 詩人은 “꽃과 새와 앵두와 별이 音標가 되어 빚어진 박완호의 曲盡한 세레나데는 詩人의 맑고 透明한 窓속에서 더 애절하고, 더 따스하고, 더 아름답게 빛난다”고 말했다.

신용목 詩人은 안현미 詩人의 세 番째 詩集 ‘사랑은 어느 날 修理된다’(창비)를 推薦했다. “안현미 詩集의 ‘內簡體’ 같은 詩篇들은 詩的 個性이 모더니티의 壓倒的 基準인 表現 方式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삶과 그 態度에도 如前히 有效하게 자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事例”라 했다.

우정렬 記者 passion@donga.com
#심재휘 #샤派 鉛筆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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