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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나는 詩]沙漠을 걷는다|동아일보

[이달에 만나는 詩]沙漠을 걷는다

  • 東亞日報
  • 入力 2014年 3月 6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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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뗄 때마다 푹푹 꺼지는 沙漠의 한복판
온 方向 알수 없으니 갈 方向을 어떻게 알까

걸음을 뗄 때마다 두 발이 푹푹 꺼지는 烈士(熱沙)의 한복판. 얼마나 왔는지 돌아봐도 뒤따르던 발자국은 모래바람에 사라져 痕跡조차 찾을 수 없다. 온 方向을 알 수 없으니 갈 方向도 가늠하기가 어렵다. 몸을 틀고 方向을 바꿔보지만 엇비슷한 모래언덕의 連續이 無數한 同心圓처럼 나를 둘러싼 地平線 風磬에는 아무 變化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달에 만나는 詩 3月의 推薦作은 채호기 詩人(57·寫眞)의 ‘沙漠을 걷는다’다. 1988年 ‘창작과비평’으로 詩壇에 나와 문학과지성사 代表를 지낸 詩人의 여섯 番째 詩集 ‘레슬링 질 수밖에 없는’(문학과지성사)에 실렸다. 推薦에는 손택수 이건청 利原 장석주 김요일 詩人이 參與했다.

詩人은 이 詩가 自身이 한때 건너가야 했던 心理的 漠漠함을 記錄한 詩라고 했다. 詩人은 “우리네 삶이 어떤 目的을 가지고 특정한 方向을 向해 간다고들 생각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실은 方向도 目的도 없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던 時期에 쓴 詩”라며 “아무리 걸어도 周邊 風景도 變하지 않고 地平線과도 가까워지지 않는 것 같은 漠漠함을 沙漠을 걷는 일로 表現했다”고 말했다. ‘바꾸었는지 아닌지……’ ‘걷는다. 걷고 있는 것인가?’처럼 市에서 會議(懷疑)를 품은 句節이 자주 反復되는 데 對해서는 “最小限의 確信조차 가지기 어려운 方向成果 目的性의 喪失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說明했다.

推薦委員인 利原 詩人은 “말이 나타나야 現實이 나타난다는 點에서 채호기는 至毒한 言語主義者다. 그는 言語와 現實, 둘밖에 없는 風景의 링을 만들면서 늘 ‘切迫한 只今’에 當到한다”고 했다 장석주 詩人은 “채호기는 몸의 말들이 태어나는 過程을 더듬는다. 몸에서 흘러나온 말들을 통해 非實體的인 말에서 實體的인 몸과 삶으로 거슬러 오른다. 그가 주르륵 펼쳐내는 몸으로 物質化된 말의 世界는 섬세하고 奧妙하다”며 推薦했다.

김요일 詩人의 選擇은 나희덕 詩集 ‘말들이 돌아오는 時間’(문학과지성사)이었다. 詩人은 “나희덕은 蜜蠟 같은 言語로 찢겨진 傷處를 메우고 어린 새들의 行方을 알려주며 사랑의 무게와 죽음의 質感을 느끼게 한다. 부드럽다. 단단하다. 아프다. 아름답다”고 했다. 이건청 詩人은 권혁재 詩集 ‘아침이 오기 前에’(지혜)를 選擇하며 “日常 속에 內在된 斷絶들을 깊이 바라보면서, 그것들의 深淵 風景을 新鮮한 이미지들로 불러내 보여준다. 不和의 內面을 和解의 地平으로 置換해가는 豁達한 말들이 빛을 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택수 詩人은 정진규 詩集 ‘無酌定’(詩로여는세상)을 推薦했다. 그는 “作定을 하고 쓴 無酌定의 시다. 縱深에 이른 老年의 詩學이 이토록 풋풋할 수도 있는가. 無酌定이 詩人의 居處요, 媒體이며 宇宙를 품는 不動産이라면 어떨까. 秋史의 봉은사 版殿 글씨가 생각나는 詩集이다”라고 했다.

우정렬 記者 passion@donga.com
#채호기 #沙漠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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