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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만나는 詩]뜨거운 감자야 너는 아니? 바닥에 떨어진 젓가락의 아픔을|동아일보

[이달에 만나는 詩]뜨거운 감자야 너는 아니? 바닥에 떨어진 젓가락의 아픔을

  • 東亞日報
  • 入力 2013年 8月 7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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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門이 열리더니 어깨가 축 처진 사내가 홀로 들어와 구석 자리에 앉는다. 며칠째 비 없이 흐리기만 限 바깥 날씨는 메마른 사내의 마음 빛깔이다. 오래된 戀人에게 離別을 通報 받았는지도, 職場에서 ‘그만 나와도 좋다’는 말을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내는 平素 잘 마시지 못하는 燒酒를 연신 들이켠다. 사내 옆에 벌어진 술판에선 술꾼들이 電話를 걸어 커다란 목소리로 술親舊들을 불러 모은다.

世上살이의 고단함에 이리 치이고 저리 欠집 난 사내는 世上 사람들의 그런 거침없음이, 그런 堂堂함이 부럽고 또 두렵다. 술꾼들이 바닥에 떨어졌다며 바꿔 달라고 하는 젓가락이 영락없이 自己 모습 같다. 그런 사내 모습이 퍽도 쓸쓸해 보였는지 술집 主人이 술按酒로 작은 감자 몇 알을 건넨다. 只今 이 瞬間 自身에게 溫氣를 傳하는 世上 唯一한 存在인 검게 탄 감자를 쥔 사내가 나직이 묻는다. ‘감자야 난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달에 만나는 詩 8月 推薦作으로 전윤호 是認(49·寫眞)의 ‘작은 감자’를 選定했다. 2005年 出刊된 ‘戀愛小說’ 以後 8年 만에 펴낸 네 番째 詩集 ‘늦은 人事’(실천문학사)에 收錄됐다. 推薦에는 이건청 장석주 김요일 利原 손택수 詩人이 參與했다.

詩人이 집 近處에 있는 선술집에서 接한 風景이 時가 됐다. 詩人은 “世上 어디 한 곳 苦悶을 吐露할 곳 없는 小市民이 혼자 술盞을 기울이다가 거침없이 世上에 堂堂한 다른 사람들 속에서 더욱 외롭고 矮小해지는 이미지를 聯想했다”고 했다. 詩的 話者가 술집 主人이 건넨 감자 몇 알에서 慰勞를 받는 設定에 對해서도 “감자는 가뭄 속에서도 스스로를 내줘 가난한 이들을 먹여 살리는 救荒(救荒)植物이라는 事實과도 聯關性이 있다”고 말한다.

推薦委員인 이건청 詩人은 “缺乏 속에 던져진 自身을 元來의 자리로 復元시켜 가려는 執拗한 努力의 詩篇들을 전윤호의 詩集에서 만난다. 挫折의 桎梏 속에서 불러낸 堅固한 希望의 言語가 鮮然하다”고 評했다. 김요일 詩人은 “전윤호 詩人은 스스로가 ‘터무니없이 些少한 詩’를 쓴다며 끊임없이 世上에 투정을 부리며 桃源을 꿈꾸지만, 그의 엄살이 지친 靈魂들에게 얼마나 큰 慰安이 되는지 알기나 할까?”라고 激勵했다. 손택수 詩人은 “詩人은 亦是 傷處의 探究者이며 同時에 꿈의 企劃者여야 한다는 것을 實感나게 보여주고 있는 詩集이다”라고 했다.

利原 詩人은 박판식 詩人의 詩集 ‘나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민음사)를 推薦했다. 그는 “어긋나는 자리에 注目하는 박판식의 詩는 재미있는 同時에 자못 深刻하다. 블랙 유머를 裝着한 敍事는 어긋나는 자리가 이어지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世界에 對한 그의 反論인 셈이다”라고 評했다. 장석주 詩人의 推薦 詩集은 詩人 허만하 詩集 ‘詩의 季節은 겨울이다’(문예중앙)였다. 張 詩人은 “抒情性보다는 認識의 世界를 正確하게 겨냥하는 허만하의 詩 世界에서 事由는 팽팽하고, 言語는 明晳함을 志向한다”고 말했다.

우정렬 記者 passion@donga.com
#감자 #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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