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승호의 經濟 프리즘]贖罪羊 현오석, 낯 두꺼운 黨靑

東亞日報
入力 2013年 8月 20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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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敎의 贖罪意識은 獨特하다. 量이나 비둘기를 祭物로 삼아 죽이면 罪값을 치른 것으로 보고 사람은 容恕한다. 罪와 벌, 贖罪와 容恕에 對한 옛날式思考方式이다. 興夫가 남의 棍杖을 代身 맞았다는 대목에서 ‘朝鮮에도 代贖(代贖) 槪念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最近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政府의 稅法改正案을 새누리당과 朴槿惠大統領이 叱咤했다. 현오석 經濟副總理가 謝過하고 遑急히 새 案을 내놓은 것으로 마무리되는 模樣새다. 하지만 發端은 大統領과 與黨이었다. ‘增稅 없는 福祉’라는 大選公約과 ‘모든 公約을 지키겠다’는 當選後의 固執이 禍根이었다. 副總理는 選擧와 無關하지만 贖罪羊役을 맡았다.

유대敎式代贖과 좀 다른 樣相도 보인다. 그들은 祭物을 올리며 自身의 罪를 告白하고 悔改했다. 羊에게 未安한 마음도 가졌다. 그런데 이番에는 選擧當事者들이 副總理를 몹시 꾸짖고 있다. “스스로 辭退하라”는 再選의 與黨議員도 있다. 卑怯과 뻔뻔함, 우리 政治의 水準이다.

大統領이 처음부터 ‘增稅 없는 福祉’ 主張을 편 것은 아니다. 昨年 7月大選出馬宣言文에서 當時 박근혜 候補는 “福祉手段과 租稅負擔에 對한 國民大妥協을 推進하겠다. 50年以上持續될 수 있는 國民幸福의 礎石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健康한 問題意識이었다. 그러나 選擧戰이 加熱되면서 公約은 커진 反面稅金 얘기는 흐릿해졌고 마침내 ‘增稅 없는 福祉’의 荒唐함에 이르렀다.

政府는 非課稅減免을 줄이면서 “稅目新設이나 稅率引上이 아니므로 增稅는 아니다”라고 强辯했다. 大統領을 意識해 牽强附會라도 해 보려는 눈물겨운 꼼수, 이게 罪가 될까. 굳이 副總理의 罪를 묻는다면 잘못된 指示에 처음부터 直(職)을 걸고 “아니 되옵니다”라고 못 한 데 있다. 그럴 만한 雰圍氣도 아니었지만….

지난 大選 때 모든 候補가 福祉擴充을 외쳤다. 無差別的인 世界化의 影響으로 兩極化 및 中産層不安感이 커졌기 때문이다. 韓國의 福祉水準이 나라의 位相에 많이 못 미치는 건 事實이다. 財政對比福祉支出比率은 2009年 9.4%로 經濟協力開發機構(OECD) 平均인 21%의 折半以下다. OECD 會員國中 멕시코를 除外하면 꼴찌다. 그런데 不便한 眞實은 稅金도 아주 적게 낸다는 것이다. 우리의 租稅負擔率은 19.3%로 北유럽 國家들(36%)은 勿論이고 OECD 平均 24.6%보다 훨씬 낮다. 富者도 그렇지만 特히 貧者는 稅金을 너무 적게 낸다.

福祉擴充은 必要하다. 하지만 財政이 堪當할 水準을 넘으면 南유럽 꼴이 난다. 大統領이 1年前 말한 대로 福祉水準과 稅負擔에 對한 國民的合意가 必要한 것이다. 共同體의 未來像, 國家가 共有할 價値를 놓고 眞摯한 論議를 始作해야 한다. 合意가 안 되면 암만 아쉬워도 公約을 떨어내야 한다.

벌써부터 돈이 모자라 基礎年金等核心公約이 삐걱거리고 있다. 하지만 黨政靑은 增稅論議를 또 미루기로 했다. 選擧 때의 公約濫發도 포퓰리즘이지만 뻔한 問題를 回避하는 것도 그에 못잖은 惡性 포퓰리즘이다. 國政이 이런 式이어서는 나라의 未來가 어둡다. 副總理의 抑鬱함이나 大統領의 沒廉恥보다 훨씬 重大한 問題다.

現政局에서 “이제라도 제대로 論議해 보자”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大統領뿐이다. ‘原則의 大統領’ 아닌가. 正直하고 勇敢하게 事實을 말해야 한다. 그런 리더십이라야 突破口가 열린다.

하나 더. 本質的으로 ‘福祉와 增稅’는 進步政派의 專攻科目이다. 大選 때 민주당은 새누리黨(135兆 원)을 훌쩍 넘는 192兆 원어치 公約과 197兆 원의 增稅構想을 내놨다. 그런 민주당이 이제 와 시침 뚝 떼고 政府를 몰아세우는 것은 卑怯하다. 政治權 포퓰리즘의 終局的責任은 有權者에게 있다. 國民이 ‘空짜 福祉’는 없다는 事實뿐 아니라 ‘增稅 OK, 單 나는 빼고’ 意識에서 벗어나야 한다.

허승호 論說委員 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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