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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의 香氣]權力이자 手段, 거짓말… 왜 우리는 속고 속이는가|동아일보

[冊의 香氣]權力이자 手段, 거짓말… 왜 우리는 속고 속이는가

  • 東亞日報
  • 入力 2019年 4月 13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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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읽는 法/베티나 슈湯네트 지음·김희상 옮김/256쪽·1만5000원·돌베개

거짓말이 흘러넘친다. 核 廢棄를 論議하는 指導者들 테이블 위에, 性暴力을 둘러싼 權力者나 演藝人 證言 속에, 周邊人 處身을 叱咤하는 揭示物에도. 個人 媒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時代를 맞아 거짓말은 數量으로나, 精巧함으로나 全盛期를 謳歌하는 듯 보인다. 最强國 指導者의 입에서 나오는 거짓말도 어제오늘이 아니라 今世紀 初盤 이라크戰부터 낯설지 않다.

이 冊은 거짓 뉴스를 分別하는 方法을 알려주지 않는다. 거짓말의 弊害를 叱咤하는 것도 目的이 아니다. 著者는 ‘거짓말’을 哲學的, 認識論的인 觀點에서 그 槪念의 뼈대가 하얗게 드러날 때까지 파헤친다. “거짓말이 무엇인지 正確히 가려볼 줄 알 때만 論議가 엉뚱한 곳에서 헤매거나 失敗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거짓말이란 認識論的으로 어떤 것인지 들여다보자.

世上에는 (單一한) 眞實이라는 것 自體가 存在하지 않기 때문에 거짓말이란 것도 있을 수 없다는 主張이 있다. 그러나 거짓말은 客觀的 眞實이 存在하는지와 關係가 없다. 사람은 但只 ‘自己가 眞實로 여기는 것’을 숨기려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짓말은 놀랍게도 自由를 前提로 한다. 自身이 體驗하는 世界와 다른 世界를 表象할 수 있기에 거짓말이 可能한 것이다. 그러므로 거짓말하는 사람은 自己가 實際 아는 모습과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明確히 區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自由를 前提하지만 거짓말은 他人을 統制하는 手段이다. 自己 생각을 他人의 생각 자리에 가져다 놓음으로써 相對의 行動을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冊의 核心은 ‘거짓말 發話者(發話者)와 受信者의 關係’에 있다. 거짓말은 權力이며, 權力은 同意를 必要로 한다. 거짓말의 受信者가 거짓말하는 사람과 함께 거짓 世上을 지어낼 때 거짓말은 有效해진다. “自由가 있는 人間들이 함께 이뤄내는 作業이 거짓말”인 것이다. 그러므로 發話者만 들여다본다고 거짓말의 停滯가 들여다보일 理 없다.

한便 거짓말쟁이를 높은 價値에 놓으려는 論辯들이 있었다. ‘거짓말은 眞實을 갖고 노는 創意性의 表現’이라는 觀點이다. 著者는 이런 얘기들이 詭辯임을 꿰뚫는다. 거짓말쟁이는 相對方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조금의 虛僞를 섞을 뿐, 假짜 里程標만 세워둘 뿐이다. 藝術作品처럼 世界를 새롭게 지어내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거짓말을 認識論的 觀點에서 解剖한다고 해서 倫理的 觀點을 外面했다는 뜻은 아니다. 獨逸의 나치 淸算에 關心을 가진 讀者라면 “해나 아렌트가 提起한 ‘惡의 平凡性’ 槪念이 2010年代에 論駁됐다”는 뉴스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바로 이 著者의 2011年 力著 ‘예루살렘 以前의 아이히만’이다. ‘惡이란 決코 陳腐하거나 平凡하지 않으며 高度의 計算으로 이뤄지는 行爲’란 點을 論證한 것이다.

그런 만큼, 倫理的 觀點을 제쳐 두고 거짓말의 認識論的 精髓를 헤집은 著者의 視角은 오히려 무거운 倫理的 覺醒을 要求한다. 거짓을 넘어 ‘人類로서의 信賴’에 對한 呼訴다. ‘韓國 讀者를 위한 序文’에서 著者는 板門店 會談場에 들어가본 經驗을 떠올린다. “우리(獨逸)가 分斷 時節 이와 견줄 만한 信號를 世界에 보내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이곳은 언제라도 對話를 할 수 있는 場所여야 한다는, 언제라도 安全한 만남이 保障되어 信賴를 키우려는 目的 外에는 쓰이지 않아야 한다는 信號가 그것이다.”

原題 ‘Lugen lesen’(2017年).

유윤종 文化專門記者 gustav@donga.com
#거짓말 읽는 法 #베티나 슈湯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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