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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선의 演劇人 列傳]俳優 지현준 “좋은 俳優는 좋은 사람이다”|동아일보

[심규선의 演劇人 列傳]俳優 지현준 “좋은 俳優는 좋은 사람이다”

  • 東亞日報
  • 入力 2017年 3月 21日 11時 4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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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현준은 현학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현학적이라는 것은 배우관이 상당히 논리적이라는 뜻이고, 현실적이라는 것은 ‘좋은 배우’가
 되는 길을 연습이나 연기에서 찾지 않고 ‘좋은 사람’에서 찾는다는 뜻이다. 그의 말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본인이 그걸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俳優 지현준은 衒學的이면서도 現實的이다. 衒學的이라는 것은 俳優觀이 相當히 論理的이라는 뜻이고, 現實的이라는 것은 ‘좋은 俳優’가 되는 길을 演習이나 演技에서 찾지 않고 ‘좋은 사람’에서 찾는다는 뜻이다. 그의 말을 無視할 수 없는 것은 本人이 그걸 實踐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회성 記者 yohan@donga.com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

‘카라마조프價의 兄弟들’(3月 14~19日, 大學路藝術劇場 大劇場)에서 그를 처음 봤을 때 나는 그의 演技보다 그의 목소리에 빨려 들어갔다. 그의 목소리는 電話로 잠깐 들은 적이 있지만 舞臺 위에서는 全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中低音이라거나 베이스 톤이라는 말로밖에는 說明할 수 없지만, 그의 목소리는 울림으로 吸引했다.

나중에 내가 왜 그의 목소리에 反應했는지를 어렴풋이 깨달았다. 나는 그의 목소리에서 日本 다카라즈카(寶塚) 劇團이 자랑하는 最高 最長 레퍼토리 ‘베르사이유의 薔薇’의 主人公 오스칼을 떠올렸던 것 같다. 잘 알려져 있듯 다카라즈카 劇團의 團員은 全員이 女性이다. 當然히 女子가 모든 男子役을 맡는다. 觀客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목소리에 關心을 갖게 된다. 더욱이 團員이라면 누구나 羨望하는 ‘베르사이유 薔薇’의 오스칼역은 男裝 女子役이다. 딸을 아들로 키운다는 設定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配役은 다른 男子驛과는 달리, 演技와 목소리에서 節制된 女性性과 男性性을 同時에 要求한다. 그게 오스칼役의 큰 魅力이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오스칼을 떠올린 것은 그의 목소리가 獨特하게 女性性과 男性性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고 나 혼자 錯覺한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는 누구인가. 俳優 지현준(39)이다. 20日 동아일보에서 그를 만났을 때 ‘女性性’에 對한 생각은 빼놓고 “或是 ‘聲優가 됐어도 좋았겠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느냐”고 물어봤다. “그런 적이 있다”고 했다. 그렇다고 내 主觀的 解釋이 맞는다는 것도 아닌데, 나는 속으로 ‘亦是’ 하고 그의 對答에 滿足했다. 勿論 그는 눈치 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2003年에 데뷔했다. “모든 驛이 다 愛着이 간다”는 常套的인 말은 빼놓고 가장 印象에 남는 役을 3個쯤 紹介해 달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내 質問이 常套的이다. 그는 ‘햄릿’(2003年)과 1人 35役의 모노드라마 ‘나는 나의 아내다’(2014년), 畫家 李仲燮을 演技한 ‘길 떠나는 家族’(2014年)을 꼽았다.

“‘햄릿’을 맡은 게 데뷔하던 해다. 演劇이 뭔지도 모를 때 正말로 큰 役을 맡았던 것 같다. 햄릿에는 演劇과 삶에 對한 名臺詞가 많다. 그래서 하면 할수록 이 役割에 對한 欲心이 났던 것 같다. ‘나는 나의 아내다’는 내가 한 첫 모노드라마다. 모노드라마는 조금 年輩가 있어야 할 수 있다는 말도 있는데 어느 先輩가 ‘네가 잘 할 수 있는 驛’이라고 激勵를 해줬다. 강량원의 演出로 더 빛난 作品이다. ‘길 떠나는 家族’의 主人公 李仲燮은 턱(日本語로 아고)이 길어 ‘아고 理想(あご李さん)’이라고 불렸는데 그의 얼굴이나 목소리가 나와 비슷해서 딱 맞는 役이라는 말을 들었다.”

2010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 ‘햄릿.’ 햄릿역을 맡은 지현준이 관객들이 입장하기 전에 책을 보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장면이다. 햄릿은 2003년 그가 배우가 되자마자 맡았던 큰 역이었다. ‘햄릿’은 동시대화를 위해 완전히 해체해서 공연하는 
사례가 많지만 지현준이 연기한 이 햄릿은 한국적인 해석을 하면서도 텍스트에도 충실하려 했던 연극이었다. 지현준 제공
2010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公演한 ‘햄릿.’ 햄릿役을 맡은 지현준이 觀客들이 入場하기 前에 冊을 보면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場面이다. 햄릿은 2003年 그가 俳優가 되자마자 맡았던 큰 役이었다. ‘햄릿’은 同時對話를 위해 完全히 解體해서 公演하는 事例가 많지만 지현준이 延期한 이 햄릿은 韓國的인 解釋을 하면서도 텍스트에도 忠實하려 했던 演劇이었다. 지현준 提供


세 作品에 對한 그의 所懷는 그 다음에 더 무게가 있다.

“‘햄릿’을 할 때는 世界文學全集에 들어있는 作品의 하나일 뿐이고, 童話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只今 다시 하라면 힘들 것 같다. 演劇을 알면 알수록 두려운 驛이다. 旅裝 男子로 살았던 샤로테라는 人物을 演技했던 ‘나는 나의 아내다’는 처음에는 別로 興味가 없었다. 그러나 작은 日常에서 奇跡을 發見하고, 疏外된 사람, 특별하지 않은 사람,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一代記도 매우 所重하다는 메시지가 여러 사람에게 울림을 준 것 같다. 사람은 存在하는 것 自體가 意味가 있다는…. 李仲燮은 모든 걸 다 사랑했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말을 들은 사람이다. 二分처럼 나도 내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든 作品이다(어떤 配役이 現實 生活에도 影響을 주느냐는 質問에 그는 ‘그렇다’고 했다. 너무 陷沒돼도 안 되겠지만 그때그때 自身이 處한 狀況에 따라 影響을 주게 마련이라고 했다).”

그의 說明을 들으며 느낀 건데, 그는 若干 衒學的(衒學的) 思辨的(思辨的)인 구석이 있다. 그것이 어디서 온 것인지는 確實하지 않다. 多樣한 驛과 다양한 評價, 다양한 問題와 接하며 이에 包括的으로 對應할 수 있는 조금 높은 次元의 그 무엇을 찾으려고 意識的, 無意識的으로 努力한 結果로 보인다. 나쁠 것은 없다. 그만큼 苦悶하고 있다는 뜻이니. 다만, 너무 ‘폼나는’ 말만 하다 보면 그의 本心을 理解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를 인터뷰한 여러 記事들을 읽으면서도 살짝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의 인터뷰에 단골로 나오는 ‘덜어낸다’ ‘꺼낸다’ ‘벗는다’의 意味를 쉽게 說明해 달라고 付託했다.

“‘덜어낸다’는 것은 演技를 할 때 내가 갖고 있는 我執이나 옳다고 생각하는 것 等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뜻이다. 또한 周邊에서 말하는 옳다 그르다, 잘한다 못한다라는 等의 評價에서도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마음도 들어 있다. (그는 ‘꺼낸다’와 ‘벗는다’는 비슷한 뜻이라고 했다.) 舞臺 위의 俳優는 숨기고 싶은 것, 부끄러운 것조차도 꺼내 보여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발가벗고 舞臺 위에 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배우는 그런 葛藤의 境界線을 서성이며 舞臺에 서기 때문에 괴롭고, 虛無하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때론 시원하기도 하다.”

그의 說明을 듣고 두 가지 疑問을 提起했다. 周邊의 評價에서도 자유로워지면 獨善에 빠질 可能性이 있는 것 아니냐. 演技라는 게 元來 自己를 숨기고 第3의 人物을 演技하는 것인데 발가벗을 必要까지 있느냐. 첫 質問에 對해 그는 “周邊과의 關係가 垂直的이 아니라 水平的인 關係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卽 一方的으로 評價를 하고, 一方的으로 受容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意見을 주고받을 수 있는 雰圍氣를 願한다는 것이다. 그는 自己와 밖의 關係뿐만이 아니라 演劇을 만드는 過程에서도 그런 雰圍氣를 願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 演技에 對해 나와 周邊의 評價가 다를 때는 ‘다 듣는 便’이다. 듣는다는 것은 몸에 새겨졌다고 ‘믿는’ 것으로, 나중에 延期에 反映된다는 뜻”이라고 했다. ‘自由’를 願하지만, 그것에 이르는 ‘不自由’도 受容하겠다는 意味로 읽혔다.

두 番째 質問에 對해서는 斷乎했다. 俳優는 舞臺에 올라 第3의 人物을 演技하는 것 같지만 事實은 俳優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觀客들이 그걸 가장 먼저 안다고도 했다. 나는 單純하게, 홀쭉이 役割을 하는 俳優가 뚱뚱하다면 그는 舞臺에 오르기 前에 이미 失敗했다는 뜻으로 理解했다. 나는 自身에게 嚴格한 지현준의 이런 態度가 앞으로 다른 俳優와 差異를 만드는 가장 重要한 要素가 될 것으로 豫想한다.

그는 이 테마에 對해 나름 많은 苦悶을 하고 있는 듯했다.

“俳優가 舞臺에서 서는 瞬間, 그 俳優의 삶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모든 俳優가 自身이 맡은 配役에 對해 熱心히 解釋하고 그 役을 더 잘 演技하기 위해 努力한다. 그러나 똑같은 配役도 俳優에 따라 맛이 다르다. 왜 그런가. 演技에는 그 俳優가 살아온 過去와 只今의 日常이 投影되기 때문 아니겠는가. ‘俳優의 뒷모습이 보인다’는 것은 그런 뜻일 것이다.”

驛에 맞지 않는 俳優가 그 役을 演技하는 걸 그는 “거짓말”이라고까지 했다. 햄릿에 나오는 “演劇은 이 時代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靈魂의 거울을 들이대는 것”이라는 臺詞에 빗대 배우는 靈魂의 거울을 깨끗이 닦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도 했다. 勿論 聖職者 役割을 하는 俳優가 꼭 道德的이어야 하느냐는 反論도 있을 수 있으나, 나는 俳優 지현준이 갖고 있는 ‘基準’을 攻駁할 생각이 없다. 그는 自身이 設定한 目標를 實踐하기 위해 努力하는 俳優이기 때문이다. 그는 俳優에 入門한 直後 宗敎(基督敎)를 갖고 술과 담배까지 멀리하며 ‘바른 生活’을 하고 있다. 그는 “좋은 俳優가 되기 위해 먼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도 했다. 그가 宗敎를 갖게 된 것은 女子 親舊의 勸誘도 있었지만, 演劇이라는 새로운 日課 맞닥뜨리며 무엇을 追求하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對한 苦悶의 結果다.

그는 데뷔 以後 3月 現在 演劇 33篇, 舞踊 7篇, 뮤지컬 8篇, 퍼포먼스極 2篇, 映畫 5篇, TV드라마 3篇에 出演했다(그가 만든 自己紹介書를 基準으로 삼았다). 多作이냐는 質問에 그는 “適當한 것보다 若干 많은 便이지만, 管理가 可能하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多作보다 장르의 多樣性에 注目한다. 그는 어렸을 적 피아노 先生님이었던 어머니의 勸誘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다. 그 過程에서 기른 音樂的 感受性이 뮤지컬 進出에 도움을 준 것은 勿論이다. 그는 2012年 뮤지컬 ‘모비딕’에서 작살잡이 퀴퀘그 役을 맡아 그 해 ‘더 뮤지컬 어워즈’ 男優 新人賞을 받는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노래를 못하느냐”는 驅迫을 받았지만 뮤지컬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確認한 것이다. 그는 “뮤지컬에서도 다양한 캐릭터를 맡을 수 있는 水準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所望을 披瀝했다. 그는 요즘 聲樂 레슨도 받고 있다. 뮤지컬에서는 테너나 하이 바리톤이 脚光받기 때문이다.

그가 트러스트 舞踊團에 들어가 3年 동안 거의 團員처럼 있으면서 몸의 움직임까지 배웠다. 흔히 演劇을 言語의 藝術로 생각하기 쉽지만 몸도 매우 重要한 意思傳達 手段이다. 그래서 말보다는 몸을 利用해서 演劇을 만드는 걸 즐기는 演出家도 적지 않다. 그는 “트러스트 舞踊團에서 專門家의 水準은 넘어서지 못했지만, 사람답게 지현준답게 쓸 수 있는 몸을 發見했다. 그럼 舞臺에 설수 있다”고 했다.

‘나는 나의 아내다’에서 지현준은 1인 35역을 해냈다(2013년 두산아트센터). 그는 젊은 나이에 모노드라마에 도전해 
성공함으로써 이 작품으로 동아연극상 유인촌신인연기상과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연기에 입문한 지 10년 만에 
신인상을 받고 그는 “다시 겸손히 첫발을 내딛도록 하는 소식”이라며 기뻐했다. 두산아트센터 제공
‘나는 나의 아내다’에서 지현준은 1人 35役을 해냈다(2013년 두산아트센터). 그는 젊은 나이에 모노드라마에 挑戰해 成功함으로써 이 作品으로 東亞演劇賞 유인촌新人演技賞과 大韓民國 演劇大賞 男子 新人演技賞을 받았다. 延期에 入門한 지 10年 만에 新人賞을 받고 그는 “다시 겸손히 첫발을 내딛도록 하는 消息”이라며 기뻐했다. 斗山아트센터 提供


그는 올해로 14年째 俳優를 하고 있다. ‘나는 나의 아내다’로 2013年 大韓民國 演劇大賞 男子 新人演技賞, 2014年 東亞演劇賞 유인촌新人演技賞도 받았다. 賞보다 더 注目할 것은 그는 大部分의 演劇에서 主演을 맡았고, 話題作이나 問題作이 많다는 點이다. 卽 그는 成功한 俳優인 것이다. 게다가 그는 장르를 넘나들며 活動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俳優다. 장르 破壞에 對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種種 純血主義를 强要하는 傾向이 있으니 말이다. “演劇, 춤, 뮤지컬을 콜라보레이션하면 좋은데 그게 잘 안 된다. 外國에서는 그런 엔터테이너들이 많은데 말이다.”

事實 내게 그의 希望을 檢證할 만한 知識은 없다. 다만, 演劇 하나만 놓고 봐도 苦戰을 解體하거나 비틀고, 甚至於는 性別까지 바꾸면서 同時代의 演劇으로 만드는 作業이 새로울 것도 없는 時代에 장르間에 壁을 쌓고 있는 게 무슨 意味가 있는지 모르겠다. 勿論 哲學的 基盤이나 苦悶 없이 商業性이나 大衆性에 阿附하는 것은 警戒해야겠지만, 壁을 깰 수 있는 能力이 있는 演出家나 俳優의 努力은 尊重할 必要가 있다고 본다.

俳優 지현준은 誕生부터가 조금 演劇的이다. 그는 東亞방송大와 放送通信隊(放送報道製作 專攻)를 卒業하고 KBS 다큐멘터리 PD가 됐다. 그에게 失禮일지 모르지만 世俗的인 意味에서는 成功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一週日 만에 그 成功에 질려버렸다. 그는 문득 演劇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軍隊時節에 귀동냥을 했던 이윤택이라는 演出家를 떠올렸고, 그가 이끄는 연희단거리패에 電話를 걸어 워크숍에 參加하고 俳優의 길로 들어섰다. 客觀的으로는 無謀한 選擇이었다(연극인 中에는 문득 演劇이 하고 싶었다거나, 演劇 外에는 할 게 없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참 많다. 그래서 못 먹고 못 살아도 演劇판을 못 떠나는 것 같다).

이윤택은 그를 信賴한다. 그도 이윤택을 많이 尊敬한다. 그는 인터뷰 途中 여러 番 이윤택의 ‘語錄’을 引用했다. 그 中에 大略 “처음에는 自己 演技하느라 精神이 없고, 조금 지나면 캐릭터를 苦悶하고, 다음엔 次例로 相對方, 觀客, 世上이 보이고, 世上이 보이면 보이지 않던 더 넓은 宇宙가 보일 것”이라는 意味의 말도 있다.

그래서 俳優 入門 後의 時間은 그에게 어떤 意味인지를 물어봤다. 本人은 이윤택 ‘師父’가 말한 段階 中 어느 쯤 와 있다고 생각하는 지도 궁금했다.

“勿論 나는 成功했다. 始作부터 成功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뭐가 成功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그때그때 할 일을 熱心히 했을 뿐이다. 過去, 現在, 未來 區分 없이 그때나 只今이나 나는 俳優로 있을 뿐이다.” 그러면서 그는 時間을 통해 ‘槪念으로부터의 自由’를 얻었다고 했다. 亦是 衒學的, 思辨的이지 않는가. 나는 ‘槪念 解釋의 自由’를 얻어 그가 말한 ‘槪念으로부터의 自由’를 ‘通俗的 評價로부터의 自由’라고 解釋했다.

이윤택과 지현준이라는 師弟之間의 깊은 交感을 單番에 理解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둘의 말은 통하는 데가 있다. 이윤택은 俳優의 成熟 段階를 時系列的으로 說明했지만, 事實 宇宙를 본 다음에 봐야 할 것은 定해져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 俳優 自身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일 것이다. 낮은 段階가 아니라 좀더 높은 段階에서. 그런 意味에서 나는 이윤택이 말한 ‘俳優 發展論’을 平面이 아니라 뫼비우스의 띠처럼 처음과 끝이 붙어있는 形態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지현준이 過去, 現在, 未來 區分 없이 그저 俳優로 살고 있다고 한 것과 비슷하다. 그런 내 생각을 말했더니 그는 “同意한다”며 “다 알고 계시네요”라며 功致辭를 했다(그는 年長者에게 功致辭도 할 줄 아는 俳優다!)

그는 우리 나이로 올해 마흔이다. 그는 ‘배우는 마흔부터’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不惑’의 나이가 되니 뭔가 安定的인 役割을 맡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意味로 解釋했다. 그러나 豫想은 빗나갔다. 아니, 正反對인 答이 돌아왔다.

“젊었을 때는 失敗해도, 틀려도 바꿀 수가 있다. 그런데 40代는 普通 흘러가는 대로, 익숙한 대로 살아가기 始作하는 나이다. 그에 따른 나쁜 結果는 60,70臺에 나타날 것이다.”

‘배우는 마흔부터’라는 말은 結局 ‘배우는 마흔부터 操心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나를 不便하게 하게 만드는 곳, 나를 모르는 곳에 놔두는 것을 즐긴다”고 했다.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警戒하고, 늘 緊張하려고 努力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그에게는 장르를 넘나드는 理由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理由인 듯하다.

그렇다고 그가 確信을 갖고 四十 줄에 들어선 것도 아니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배우는 世上에 깊이 뿌리를 박고, 하늘을 보며 살아야 한다고 하는데 너무 어렵다. 하늘이 먼저인가, 世上이 먼저인가, 이제는 世上도 알면서 하늘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런 苦悶은 뿌리가 깊다. 1920年代 도쿄에 留學했던 植民地 朝鮮의 靑年들은 新劇運動團體를 만들며 土月會(土月會)라고 명명했다. 現實(土)에 발을 딛고, 以上(月)을 追求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예술의전당에 토월극장이 생긴 것도 그들의 精神과 寄與를 認定한 때문이다. 이런 事緣을 듣고 그는 “나만의 苦悶이 아니라는 點에서 慰安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앞서 紹介했듯 定期的으로 聲樂科 樂器, 춤을 배운다. 요즘엔 프랑스語를 追加했다. 언젠가는 유럽 舞臺에 서고 싶기 때문이다. 9月에는 獨逸硏修를 다녀오고, 10月에는 지난해 公演한 ‘빛의 帝國’을 갖고 프랑스와 스위스로 간다. 한 해가 저물기 前에 作品을 하나 더 할 것이다.

俳優로 먹고 살만한가. “먹고 살고, 새로운 것을 배울 만큼 딱 그만큼 벌고 있다.” 豐足하지는 않지만, 不足하지도 않다는 뜻이다. 그러나 나는 그의 對答에서 다른 俳優들을 봤다. 成功했다는 그가 그 程度라면 그렇지 않은 俳優들은 어떨까하는 世俗的인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제 오늘 들은 말도 아니지만, 내 立場에서는 俳優의 입을 통해 그런 事實을 確認했다는 點에서 살짝 센티멘털한 氣分이 들었던 것도 事實이다.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도 아니지만, 萬若 結婚하고 싶은 女子가 생겼는데 當身의 收入을 問題 삼으면 어떻게 하겠나. “내 收入을 問題 삼는 女子를 좋아할 理가 없다.”

2015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 ‘길 떠나는 가족’은 화가 이중섭을 그린 작품으로 지현준이 이중섭 역을 맡았다. 그는 “모든 
것을 조건 없이 사랑했기에 ‘미쳤다’는 말을 들었던 이중섭의 삶을 연기하며 나도 그처럼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국립극단 제공
2015年 명동예술극장에서 公演한 ‘길 떠나는 家族’은 畫家 李仲燮을 그린 作品으로 지현준이 李仲燮 役을 맡았다. 그는 “모든 것을 條件 없이 사랑했기에 ‘미쳤다’는 말을 들었던 李仲燮의 삶을 延期하며 나도 그처럼 살 수 있을까를 苦悶했다”고 말했다. 國立劇團 提供


인터뷰 末尾에 다시 常套的인 質問을 던졌다. 俳優로서의 롤 모델은 누구인가. 어떤 役을 맡고 싶나. 어떤 俳優로 記憶되길 願하나.

롤 모델에 對해서는 “예수는 最高의 俳優”라고 했다. 神聖冒瀆이 아니라 俳優 지현준이 예수에게 바치는 最高의 獻辭라는 點에서 解釋은 讀者들에게 맡기고자 한다. 그는 現實 世界에서는 메릴 스트립을 尊敬한다고 했다. 그의 演技를 보면 舞臺와 삶이 調和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좋은 俳優는 좋은 사람”이라는 컨셉에 맞는 人物이라는 뜻 같다.

맡고 싶은 驛에 對해서는 人間이 아닌 役割(例를 들자면 뱀파이어)이나, 아니면 宏壯히 人間的인 役割(宏壯히 平凡한 人物이라는 뜻)을 하고 싶다고 했다. 極과 極의 役割을 얘기하는 걸 보니 只今껏 맡았던 ‘演劇的인 配役들’을 한 段階 뛰어넘고 싶다는 意志로 읽힌다.

그는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俳優가 되길 願한다고 했다. 나는 멋대로 그 말을 修正하고 싶다. 그와 인터뷰를 하며 나는 그가 革命을 꿈꾸지는 않지만 매우 眞摯하고 學究的인 俳優라는 것을 確認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도 좋지만 남이 간 길 위에 새로운 길을 내는, 그리하여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俳優가 되길 願한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浪漫的이고 知性的인 外交官이 되길 願했다. 그는 한때 英語先生을 꿈꾸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結局, 어떤 사람도 될 수 있는 演技者의 길을 擇했다. 아직도 그에게 아침床을 차려 주시는 어머니는 그의 職業에 만족하느냐고 넌지시 물어봤다. “어머니가 내가 ‘햄릿’ 하는 것을 보시고, 오래 할 수도 있으니 좋은 職業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나는 바로 醋를 쳤다. “그 말이 正말로 滿足한다는 뜻으로 안다면 너무 純眞한 것 아닌가.” 그는 同意한다는 뜻으로 웃었다. 그렇다고 問題될 것은 하나 없다. 그는 이미 韓國 演劇界가 알아주는 자리에까지 올라가 있고, 더욱이 按酒를 警戒할 줄도 아는 品位 있는 마흔 살이 됐으니 말이다.

심규선 기자
심규선 記者
(그가 出演한 主要作品은 다음과 같다. 演劇과 뮤지컬만 紹介한다. ▽演劇 ‘갈매기’ ‘햄릿’ ‘오구’ ‘꿈(카프카의 변신)’ ‘고양이의 늪’ ‘격정만리’ ‘베니스의 商人’ ‘惡靈’ ‘댄스 레슨’ ‘나는 나의 아내다’ ‘단테의 新曲’ ‘스테디 레인’ ‘에쿠우스’ ‘길 떠나는 家族’ ‘試鍊’ ‘빛의 啼哭’ ‘카라마조프價의 兄弟들’ ▽뮤지컬 ‘天國과 地獄’ ‘李舜臣’ ‘모비딕’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明洞 로망스’ ‘레드 北’)

심규선 記者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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