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瀑布처럼 이어지는 검은빛의 饗宴 속에서 寬大(棺臺)의 아래쪽 中央에 문카치의 옆모습이 金箔으로 裝飾된 大型 흰色 浮彫가 눈에 띄었다. …부다페스트의 길거리에 불이 켜졌다. 그 그림자 속에서 와인에 醉한 都市의 밤 에너지가 生氣를 되찾고, 搖亂하며 시큼한 騷音이 밤空氣의 틈새를 메웠다. 方今 지나간 異常한 休日의 鑑賞, 뒤늦은 哀悼의 感情이 흘렀다.” 아무리 봐도 小說의 文章 같지만 歷史冊의 導入部다. 冊은 1900年 5月 1日 死亡한 헝가리 畫家 문카치 미하이(1844∼1900)의 國葬(國葬)으로 始作한다. 한때 偉大했던 이 畫家의 죽음은 낡은 時代의 終末을 뜻하는 것이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出身 歷史學者인 著者(1924∼2019)가 1900年 前後 10年 程度 期間을 對象으로 부다페스트라는 都市의 物理的 變化, 사람, 政治, 藝術과 知的 삶, 精神의 性向 等을 그려냈다. 유럽의 邊方이었던 부다페스트는 1900年엔 손꼽히는 力動的인 都市였다. 25年 동안 人口는 3倍로, 建物은 2倍로 늘어났다. 敎育 水準이 높아지면서 文化도 滿開했다. 文學과 美術, 哲學, 科學 等에서 이른바 ‘부다페스트 世代’가 出現해 낡은 慣習과 偏狹한 傳統에서 벗어나려 했다. 부다페스트에서는 自由主義와 社會民主主義, 封建的 要素가 있는 부르주아 文化, 시골의 特徵이 담긴 都市的 要素 等 異質的이고 얼핏 矛盾돼 보이는 것들이 섞여 요동쳤다. 著者가 注目한 作家 크루디 줄러(1878∼1933)는 부다페스트를 두고 이렇게 썼다. “봄이면 이 都市는 페스트 쪽 江邊을 散策하는 夫人들의 香내와 제비꽃 냄새로 가득 찬다. 가을에는 부다 쪽이 이런 雰圍氣다. 王宮 壁 散策路에 떨어지는 밤송이 소리, 若干은 쓸쓸한 寂寞 속에 저쪽 簡易 販賣店에서 조각처럼 바람에 실려 오는 軍樂隊의 音樂. 가을과 부다는 같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1946年 봄 부다페스트臺에서 유럽 外交史로 博士學位를 받은 著者는 蘇聯의 衛星 政權 樹立을 豫想하고 그해 여름 美國으로 移住, 필라델피아에 定着했다. 그리고 체스트넛힐 칼리지에서 歷史學 敎授로 일했다. 아름답고 쉬운 文體로 아름다운 時節, 아름다운 都市의 斷面을 紹介한다.조종엽 記者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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