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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참맛[이준식의 漢詩 한 수] <124>|東亞日報 </124>

슬픔의 참맛[이준식의 漢詩 한 수] <124>

  • 東亞日報
  • 入力 2021年 9月 3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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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時節 슬픔의 참맛을 알지 못한 채, 즐겨 높은 樓閣에 올랐지.

즐겨 높은 樓閣에 올라, 새 노래 짓느라 말로만 슬프다 억지부렸지.

이제 슬픔의 참맛 다 알고 나서는, 말하려다 외려 그만두고 마네.

말하려다 그만두고 내뱉은 한 마디, 아! 아 爽快해서 좋은 가을날이여.

(少年不識愁滋味, 愛上層樓. 愛上層樓, 爲賦新詞强說愁. 而今識盡愁滋味, 欲說還休. 欲說還休, 却道天凉好個秋.)

少年拂拭수자美, 哀傷層樓. 哀傷層樓, 委付神社講說수. 이금식진수자美, 辱說환休.

辱說환休, 角度천량好開秋.

-‘박산 지나는 길의 壁에 쓰다’(鉏박산途中壁·書博山道中壁). ‘추노아(醜奴兒)’ 辛棄疾(辛棄疾·1140¤1207)


世上物情 모르던 젊은 날 어찌 슬픔의 참맛을 實感할 수 있었으랴. 그럴싸한 詩句를 얻으려 짐짓 시름겨운 척 치기 부렸을 뿐이다. 삶의 고비에서 온갖 艱難辛苦(艱難辛苦)를 겪은 뒤 느끼는 슬픔이야말로 眞正 슬픔이라 말할 수 있으리. 한데 슬픔의 참맛을 알고 난 只今, 섣불리 그걸 입에 올리는 게 외려 두렵고 조심스럽다. 시름겨운 審査를 吐露하려다 말고 불쑥 ‘아, 爽快해서 좋은 가을날이여’하고 한마디 내뱉고는 빗장을 지른다. 그 緣由가 무엇일까.

當時 南宋(南宋) 調整은 중원 땅을 차지한 女眞族의 金나라와 和解하느냐 아니면 故土 回復을 위해 結社 抗戰하느냐로 葛藤을 빚었다. 主和論으로 大勢가 기울면서 主戰派였던 詩人은 罷職돼 草野로 밀려났다. 愛國的 熱情을 主題로 많은 作品을 썼고 實戰 經驗도 있는 武裝으로서 詩人이 맛본 挫折感은 남달랐을 것이다. 現實에 安住하려는 主和派에 對한 失望과 憤怒, 그로 말미암은 至極한 슬픔을 詩人은 하늘을 向한 외침으로 昇華하려 한 것일까. 反語的 외침은 그래서 悽絶한 痛哭만큼이나 아릿하게 울린다.

‘추노아’는 社(詞)라는 韻文 장르의 曲調名으로 形式을 規定할 뿐 內容과는 無關하다. 臺灣 歌手 덩理쥔(鄧麗君)이 ‘말하려다 그만두네’라는 노래로 이 作品을 불러 더 친숙해졌다.


이준식 成均館大 名譽敎授



#슬픔 #참맛 #젊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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