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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詩가 깃든 삶]〈134〉山·2|東亞日報

[나민애의 詩가 깃든 삶]〈134〉山·2

  • 東亞日報
  • 入力 2018年 3月 16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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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2 ―한성기(1923∼1984)

山을 오르다가
내가 깨달은 것은
산이 말이 없다는 事實이다
말 많은 世上에
부처님도 말이 없고
절間을 드나드는
사람도 말이 적고

山을 내려오다가
내가 깨달은 것은
이들이 모두 말을 하고 있다는 事實이다
말이 없는 世上에
사람보다는
부처님이 더 말을 하고
부처님보다는
山이 더 많은 말을 하고 있었다

한성기 詩人은 咸鏡南道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生涯의 大部分을 大田 地域에서 보냈다. 生涯의 住居地는 忠淸이라는 場所에 局限됐으나 그의 詩는 한 地域에 局限돼 있지 않다. 特히 ‘譯’이라는 作品이 代表作으로 알려져 있다. 노래로도 만들어졌고 詩 朗誦도 많이 된다.

事實 한 詩人은 只今보다 代表作이 더 여럿 꼽혀도, 더 많은 詩가 널리 알려져 있어도 될 만한 詩人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詩는 깨끗하고 素朴하다. 뭔가 無理해서 얻기보다 참고 忍耐했던 사람이라는 느낌이 온다. 純粹하게 詩를 위해 精進했던 詩人. 요즘 같은 世上에 이런 作品이 더 읽힌다면 좋지 않을까.

只今은 作故하신 김규동 詩人이 한 詩人의 代表作으로 뽑은 作品이 바로 ‘山·2’이다. 30年 前쯤에 金 詩人이 韓國 現代詩의 80年을 代表하는 詩人들을 고르고, 그 詩人들의 代表 詩들을 또 골라서 編纂한 冊이 있었는데 거기서 이 詩를 紹介했던 것이다. 金 詩人은 이 詩가 ‘목에 힘을 주고 말하는 詩’가 아니어서 좋다고 紹介했었다.

果然 읽어보니 자연스러운 가운데 眞實이 담겨 있어 잔잔한 울림을 傳해온다. 산이 말이 없다는 것은 事實이다. 사람들 사이의 거짓된 말을 山은 모른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山이 더 많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 또한 事實이다. 산이 하는 많은 말은 사람의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말이 아니라 眞實의 메시지이다. 귀로 들리지 않고 마음으로 들리는 말. 한 詩人은 이런 말을 찾고자 오래도록 둑길이며 밭길을 걸었다고 한다. ‘山·2’는 果然 詩란 무엇이고 詩人은 무엇이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나민愛 文學評論家
#한성기 是認 #김규동 詩人 #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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