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病通治藥 된 輿論調査…3流政治를 만든다[윤다빈의 世界 속 K政治]

東亞日報
入力 2023年 9月 14日 14時 00分

윤다빈 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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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6年 11月 치러진 美國大統領選擧當日午前 뉴욕타임스 인터넷版記事題目은 ‘힐러리가 勝利할 確率 85%’였습니다. 當時美國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候補의 當選을 豫想한 輿論調査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루 前發表된 22個機關의 輿論調査中 20곳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候補의 勝利를 豫測했습니다. 一部言論은 ‘힐러리가 질 수 없는 選擧’라고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結果는 트럼프 候補의 勝利로 끝났습니다. 트럼프 候補는 全體 538名의 選擧人團中過半인 306名을 確保해 232名에 그친 힐러리 候補를 壓倒했죠. 힐러리의 勝利를 믿고 뉴욕의 華麗한 行事場에서 勝利演說을 기다리던 支持者들은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2016년 9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맞붙은 1차 TV토론의 모습. 여론조사상 여유 있는 승리가 점쳐졌던 힐러리 후보는 실제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참패했다. AP 뉴시스 — 2016年 9月共和黨 도널드 트럼프 候補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候補가 맞붙은 1次 TV討論의 모습. 輿論調査上餘裕 있는 勝利가 점쳐졌던 힐러리 候補는 實際選擧에서 트럼프 候補에게 慘敗했다. AP 뉴시스

1930年代부터 科學的輿論調査技法을 내세워 選擧結果를 豫測해온 美國輿論調査業體들로서는 最惡의 失敗事例였습니다. 輿論調査應答者의 ‘샤이 트럼프(Shy Trump)’ 現象을 제대로 反映하지 못했다는 指摘이 이어졌습니다.

唐慌한 美國輿論調査業界는 反省文을 내놨습니다. ‘美國輿論調査聯合會’는 大選直後聲明書를 통해 “輿論調査가 이番에는 完全히 틀렸다”며 “輿論調査의 危機를 憂慮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認定했습니다. 이어 “힐러리 支持水準을 過大評價하고, 트럼프 支持率을 過小評價한 誤謬를 分析해 代案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2. 2016年 6月英國에서 치러진 브렉시트(Brexit·英國 유럽聯合脫退) 國民投票를 앞두고 發表된 輿論調査結果는 殘留展望이 優勢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投票日直前 7個輿論調査를 綜合한 結果 6個機關에서 殘留應答이 脫退보다 많았습니다.

브렉시트 贊成陣營에서도 “질 것 같다”는 悲觀論이 나왔습니다. 파운드貨價値가 年中最高値로 뛰는 等英國의 EU 殘留 쪽으로 雰圍氣가 쏠렸습니다. 그러나 國民投票結果는 脫退 51.9%, 殘留 48.1%였습니다. 誤差範圍를 考慮하더라도 輿論調査와 사뭇 다른 結果로 브렉시트가 決定된 것입니다.

1年前인 2015年 5月 치러진 英國總選 때도 主要輿論調査業體 3곳은 保守黨과 勞動黨得票率이 33∼35%로 거의 同率을 記錄할 것으로 展望했습니다. 그러나 實際結果는 保守黨 36.9%, 勞動黨 30.4%로 큰 隔差를 보였죠. 英國內에서 輿論調査信賴度를 指摘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 輿論調査가 決定하는 ‘便利한 政治’

民主主義國家에서 輿論調査信賴度가 높지 않은 것은 全世界共通現象입니다. 2018年美國에서 輿論調査에 對한 信賴度를 물었을 때 믿지 못한다는 答辯이 52%로, 믿는다(12%)는 答辯을 크게 앞섰습니다. 2021年韓國에서 實施된 비슷한 調査에서도 應答者의 64%가 調査結果를 信賴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輿論調査는 正確性과 信賴度의 限界가 있기에 主로 參考資料로 活用됩니다. 全世界的으로 輿論調査를 單一化나 公薦手段으로 活用하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K政治는 唯獨輿論調査에 목을 맵니다. 政治權에서도 大統領選擧, 國會議員選擧, 地方選擧黨內公薦 때 輿論調査를 萬能열쇠로 活用하면서 結局輿論調査가 答이라는 認識을 擴散시켰습니다.

K정치에서는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 사례가 많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021년 3월 야권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을 앞두고 열린 비전 발표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K政治에서는 輿論調査를 통한 候補單一化事例가 많다. 國民의힘 오세훈 候補와 國民의黨安哲秀候補가 2021年 3月野圈候補單一化輿論調査競選을 앞두고 열린 비전 發表會에서 握手하고 있다. 寫眞共同取材團

지난해 大選黨內候補選出過程에서 國民의힘은 輿論調査를 大幅活用했습니다. 1次競選에서 輿論調査 80%로 8名을 壓縮한 뒤 2次競選에서 70%를 適用했습니다. 마지막 3次競選에서는 輿論調査와 選擧人團投票를 折半씩 反映해 最終候補를 選出했죠. 민주당 亦是輿論調査와 黨員調査를 折半比率로 合算해 最終候補 6名을 뽑았습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所長은 “政黨이 良質의 黨員中心으로 成長하지 못하다 보니 穩全히 黨員 뜻으로만 候補를 決定하기 어려운 現實”이라며 “政黨構造가 脆弱한 狀態에서 代替手段으로 輿論調査를 많이 活用하는 것”이라고 分析했습니다.

한 政治權關係者는 또 다른 解釋을 내놨습니다. 그는 “요즘 韓國政治에서 두드러지는 現象은 權力을 잡아서 좋은 政治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權力爭取自體가 目的인 것”이라며 “權力을 얻기 위해서는 當選될 사람을 뽑는 게 第一重要하기 때문에 輿論調査가 濫發되고 있다”고 指摘했습니다.

● 輿論調査大部分이 ‘單純支持率調査’

選擧철이 아니어도 大統領의 職務評價나 政黨支持度調査는 거의 날마다 이뤄지고 있습니다. 單純支持率을 比較하는 競馬式中繼가 大部分입니다. 여기에 調査機關마다 結果差異가 커서 무엇을 믿어야 할지 有權者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20대 총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 과반 승리가 유력했던 새누리당은 실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1석 적은 121석에 그치면서 2당에 그쳤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총선 다음날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동아일보 DB — 20代總選當時輿論調査結果過半勝利가 有力했던 새누리黨은 實際選擧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1席 적은 121席에 그치면서 2黨에 그쳤다. 새누리당 김무성 代表는 總選 다음날 中央選對委解團式에 參席해 代表職辭退意思를 밝혔다. 東亞日報 DB

美國主要言論은 選擧 때가 아니면 輿論調査를 企劃하거나 報道하지 않는 便입니다. 選擧가 臨迫한 時點에서 이뤄지는 輿論調査報道亦是單純支持率調査를 넘어 深層分析을 試圖하는 境遇가 많습니다.

지난달 25日부터 31日까지 實施된 CNN 輿論調査에서는 應答者에게 美國 바이든 大統領의 職務遂行支持與否와 함께 다양한 質問을 던졌습니다.

그의 政策이 美國經濟狀況을 惡化시켰는지, 바이든에 對해 좋은 印象을 가지고 있는지, 바이든이 自身과 같은 사람을 돌본다고 생각하는지, 바이든을 大統領으로 둔 것이 자랑스러운지, 그가 效果的으로 職務를 遂行할 體力과 銳利함을 갖췄는지를 물어 바이든 行政府에 對한 綜合評價를 試圖했습니다.

英國의 輿論調査機關 유고브가 11日公開한 英國里市 수낵 總理關聯定例輿論調査를 보면 所得區間, 住宅賃借期間, 所得增加與否, 未來期待所得에 따른 政府選好度를 調査했습니다.

또 保守黨과 勞動黨에 對한 支持를 묻기 위해 敎育, 治安國防等各種政策分野에서 1~10點尺度로 政黨政策에 同意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 結果英國有權者들은 트랜스젠더 權利 및 不法移民問題에 對해 保守黨에 共感했고, 公共 서비스 支出에서는 勞動黨에 共感한다는 結論을 얻었습니다.

유고브는 100萬名以上의 英國成人으로 構成된 패널을 保有하고 있는데, 이들을 對象으로 온라인 調査를 實施하면서 深層性을 確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多層的으로 企劃된 輿論調査는 政黨과 人物의 政策的差異를 여러 角度로 살펴볼 機會를 提供합니다. 單純支持率比較보다 政治權에 政策的, 政務的示唆點을 던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올해 3월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표가 여론조사 보고서를 꼼꼼히 읽고 있다. 동아일보 DB — 올해 3月 서울 汝矣島國會本館에서 열린 더불어民主黨議員總會에서 李在明代表가 輿論調査報告書를 꼼꼼히 읽고 있다. 東亞日報 DB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輿論分析센터長은 “選擧過程에서 政黨別公約을 檢證하고 이것이 우리 社會에 必要한지 論議해야 한다”며 “輿論調査를 候補支持率爲主로만 하면서 國民에게 必要한 政策이나 앞으로 政治權이 改善할 點에 對한 論議가 失踪되고 있다”고 指摘했습니다.

韓國輿論調査가 支持率中心의 單純調査로 흐르는 것을 두고 專門家들은 다양한 分析을 내놨습니다. 홍형식 所長은 “우리나라는 政策政黨의 歷史가 짧고, 政策보다는 理念政黨으로 기능하고 있다”며 “權力鬪爭에만 沒頭하다 보니 當選可能性이 가장 重要하고, 政策的差異를 調査하는 게 意味를 갖기 어렵다”고 分析했습니다.

한 輿論調査專門家는 “가뜩이나 輿論調査 응답률이 낮은 狀況에서 問項이 길어질수록 應答者確保가 어렵다”며 “이럴 境遇輿論調査費用이 늘어나는 現實的인 問題가 있다”고 費用問題를 指摘하기도 했습니다.

● 輿論調査報道가 民主主義水準을 左右한다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회에 앞서 여야 대통령 후보 4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해 3月 서울 汝矣島 KBS 本館에서 열린 中央選擧管理委員會主管 TV討論會에 앞서 與野大統領候補 4人이 記念撮影을 하고 있다. 寫眞共同取材團

言論의 輿論調査報道行態를 批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單純支持率比較는 온라인 市場에서 所謂 클릭數가 保障되기 때문에 韓國에서는 記事題目부터 支持率數値를 比較하는 境遇가 많습니다.

이런 報道는 實際政治現象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輿論調査數値가 높게 나오는 政治人은 有權者에게 當選可能性이 큰 候補라는 印象을 심어줍니다. 政治權人士들은 그의 當選可能性을 보고 줄을 섭니다. 當選이 有力한 選擧 캠프에 資金과 組織이 몰리게 됩니다. 言論도 當選可能性이 큰 候補를 集中報道합니다.

反面 판勢逆轉을 노리는 候補는 言論에서 疏外되고 有權者에게 잊히게 됩니다. 選擧輿論調査는 有權者들이 어떤 候補를 왜 選擇하는지에 對한 情報를 提供하고, 다양한 有權者의 목소리를 反映해야 합니다. 그런데 現實에서는 輿論調査가 選擧를 勝敗中心으로 單純化시키는 要因이 되고 있습니다.

反面海外言論에서는 記事題目에 輿論調査數値를 그대로 적는 境遇가 드뭅니다. 日本은 NHK 等이 間間이 自體輿論調査를 實施하지만 調査數値만을 그대로 報道하지 않습니다. 英國의 公營放送 BBC는 輿論調査結果를 記事題目으로 뽑는 것을 禁止하고 있습니다.

윤희웅 센터長은 “民主主義는 討論을 통해 바람직한 答을 찾아가는 過程이 돼야 하는데, 그런 過程 없이 競馬中繼式輿論調査로 政治現實이 決定되고 있다”며 “只今보다 政策과 公約과 關聯한 調査가 많아질 必要가 있고, 이에 對한 報道亦是均衡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助言했습니다.

‘韓國政治의 水準은 왜 나아지지 않는가?’라는 主題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大統領, 國會議員選擧를 各各 두 番씩 取材하며 가진 疑問에 對해 海外政治와 比較하면서 제 나름의 생각을 整理하고 있습니다. 이番 글에서는 ‘韓國의 輿論調査, 實態와 限界 그리고 未來’ 冊을 主로 參考했습니다. empty@donga.com으로 讀者 여러분의 所重한 意見을 기다립니다.

윤다빈 記者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