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頭의 新年辭나 記者會見은 政治過程에서 빠뜨릴 수 없는 ‘儀禮’다. 이제 儀禮的 行事는 끝나고 具體的 行動을 기다리는 現實이 앞에 있다. 果然 先進 韓國을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先進化는 政治權과 政府만의 일은 아니다. 모든 國民이 各 領域에서 自發的으로 最善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個人이나 組織의 努力이 恒常 全體의 利益으로 歸結되지는 않는다. 個人의 意圖를 넘어선 合理性과 秩序가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政治는 무릇 이러한 合理性과 秩序에 對한 認識을 基礎로 해야 한다. 자칫 政治人이나 官僚가 市場 속의 個人과 마찬가지로 自身과 組織의 利益을 極大化하려 한다든가 또는 全體 次元의 秩序를 造作 可能한 ‘人爲的 秩序’로 認識하고 섣부르게 틀에 맞추려 한다면 公共利益은 決코 實現될 수 없다.

▼認識과 姿勢의 重要性▼

따라서 政治人과 政府 官僚의 認識과 姿勢가 重要하다. 몇 가지만 짚어 보자. 첫째, 目標設定은 儀禮的 行爲임을 自覺해야 한다. 目標를 앞세우고 달리는 ‘作爲(作爲)의 政治’에 빠져들면 宣傳과 造作, 口號와 이미지에 躁急하게 매달리게 된다. 目標 設定의 主體는 窮極的으로 市民이다. 民主 政治過程은 市民의 要求에서 始作되기 때문이다.

政府는 ‘創出’ 또는 ‘管理’보다 ‘支援’의 姿勢를 取해야 한다. 社會 各 部門의 活力과 創意性이 극대화될 수 있는 環境을 마련하는 것이 政府의 役割이다. 政府의 意欲이 앞서면 많은 境遇 社會의 活力은 시들어 버린다. 政治 過剩으로 인한 ‘소용돌이 現象’은 自律性을 해치고 劃一主義의 弊害를 낳기 때문이다.

둘째, 위로부터의 政策企劃에 지나치게 依存하지 말아야 한다. 成功的인 改革을 위해서는 오래 維持될 수 있는 制度의 形成 過程을 理解해야 한다. 先進的 制度는 위로부터 賦課되지 않는다. 市民들 스스로 行爲에 對한 反省을 통해 公共利益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그 認識이 公共精神으로 昇華되면서 비로소 意味 있는 制度가 만들어진다. 制度란 어렵게 形成되지만 쉽게 사라지는 公共精神을 어느 程度 維持시키는 틀이다.

制度 形成의 過程을 거꾸로 생각하는 데 익숙한 政治人과 官僚는 위로부터의 制度 改革을 통해 사람들의 意識을 바꾸거나 이끌려고 한다. 그러나 實效性 있는 政策이나 制度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經驗을 反芻하면서 어렴풋하게나마 가지게 된 共通 認識을 于先 살펴야 한다. 예컨대 實物經濟의 主體들이 共有하는 問題意識이 무엇인지, 敎育 現場에서 敎師와 學生이 느끼고 있는 苦衷과 답답함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 찾아낸 問題 解決의 실마리가 무엇인지를 살피는 섬세함이 經濟政策과 敎育制度를 成功으로 이끈다.

▼合理的 社會를 向하여▼

셋째, 작은 일이 重要하다. 아테네의 民主主義는 陪審員으로 參與하는 市民들에게 아주 적지만 手當을 支給하면서 衰落의 길로 접어들었다. 公共業務를 支撐하는 公共精神이 不知不識中에 蠶食됐기 때문이다. 작은 變化에도 신중해야 한다. 偉大한 政治哲學者 플라톤은 아이들의 장난감 選擇이나 노래의 템포에도 신중함을 보였다. 秩序는 些少한 習慣에서 비롯되며, 信賴는 작은 일로부터 蓄積된다. 巨創한 플랜이 ‘巨大한 社會’를 助長할 수는 있지만, 蓄積된 信賴를 基盤으로 하는 ‘成熟한 社會’를 만들지는 못한다.

結局 先進 韓國의 모습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合理的 社會’일 것이다. 꿈은 個人의 領域이다. 함께 取할 수는 있어도 같은 꿈을 꿀 수는 없다. 다양한 꿈을 認定하는 合理的 社會가 先進國의 모습이다. 억지보다 자연스러움이 秩序의 基本이 되는 社會가 合理的인 自由民主主義 社會다. 이제 口號와 이미지, 動員(動員)의 政治에서 벗어나는 成熟함이 必要하다.

유홍림 客員論說委員·서울大 敎授·政治學 honglim@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