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한 삶에의 意志/스티븐 킹 지음/최수민 옮김/127쪽, 6500원/문학세계사
全 世界에 電子冊(E북) 붐을 일으켰던 小說이 종이冊으로 몸을 바꿨다. 지난해 3月 스티븐 킹이 이 作品을 온라인을 통해서만 公開하자 數百萬 名이 몰려들어 盛況을 이뤘다. ‘샤이닝’ ‘쇼생크 脫出’ 等 30餘篇의 베스트셀러를 내놓은 作家의 이름값과 e北에 對한 好奇心 때문이었다.
이 小說은 e北에 對한 期待感을 限껏 높였지만 相對的으로 作品 內容에 對한 關心은 적었다. 中篇小說 分量의 簡潔한 小品에서 킹은 幻想과 實在를 넘나들며 죽음의 選擇이란 話頭에 穿鑿한다.
어머니가 中風으로 쓰러졌다는 連絡을 받은 大學生 아들은 故鄕의 病院으로 떠난다. 달빛 가득한 밤에 그가 얻어탄 車는 저승使者가 運轉하는 沙溪(死界)行 ‘銃알車’였던 것. 屍體냄새를 풍기는 運轉技士는 主人公에게 選擇을 强要한다. “銃알車는 누가 탈 것이냐. 너냐, 네 엄마냐?”
아들은 누구를 選擇할 것인가. 前途有望한 自身이 犧牲할 것인가, 억척스럽게 살아온 가난한 中年 어머니의 죽음을 내버려 둘 것인가.
여기서 킹은 自身의 죽음 앞에서 어머니의 사랑은 勿論이고 이승의 모든 價値가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는 冷酷한 깨달음을 보여준다. 小說의 마지막을 裝飾하는 墓碑銘이 저승使者의 섬뜩한 속삭임처럼 들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지난 일은 잊어버리고 그저 즐겁게(Fun is Fun. And Done is Done).’
이런 冷酷한 現實認識은 이 作品이 1999年 交通事故로 죽음의 門턱을 넘나들었던 그의 再起作이란 點에서 각별해 보인다. 일찍 아버지가 家出해 어렵게 生計를 꾸리던 主人公 母子의 모습은 作家의 幼年期 모습이 投影됐음은 勿論이다. 原題 ‘Riding the Bullet’.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윤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