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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이어령/너와 나, 與와 野|東亞日報

[아침을 열며]이어령/너와 나, 與와 野

  • 入力 1997年 3月 3日 08時 32分


陰陽 思想이라고 하면 虎狼이 담배 피우던 時節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는 俗談처럼 우리 生活속에는 아직도 陰陽의 母音調和가 시퍼렇게 살아 숨쉬고 있다. 같은 말이라고 해도 「어」와 「아」처럼 母音(母音)의 陰陽(陰陽)에 따라서 微妙한 變化가 일어난다. 「껄껄」웃는 것과 「깔깔」웃는 擬聲語의 差異는 말할 것도 없지만 「거짓말」과 「가짓말」처럼 普通名詞 가운데서도 그런 差異가 생겨난다. 그래서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늙다」라고 말하고 物件이 오래 되면 「낡다」라고 한다. 韓國말의 特性인 그 母音調和의 陰陽體系를 擴大해 가면 「너」와 「나」의 人稱(人稱)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 地上에는 3千종이나 되는 많은 말들이 있다고 하지만 아마 우리나라의 「너」와 「나」라는 말처럼 陰과 量의 모음 音色(音色)하나로 人稱이 바뀌는 境遇는 흔치 않을 것 같다. 英語의 「you」와 「I」를 놓고 比較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그것들은 서로 닮은 데라고는 한구석도 찾아볼 수 없다. 글字로쓸 때에도 一人稱 I는 you와는 달리 大文字로 쓰이는 特權을 누린다. ▼ 絶妙한 陰陽의 調和 ▼ 言語學에서는 「너」와 「나」같은 말들을 轉移射(轉移詞)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言語의 本質이라고 한다. 우리는 自己를 「나」라고 부르지만 相對方이 부를 때에는 「너」가 된다. 우리는 남을 부를 때 「너」라고 하지만 當事者에서 보면 「너」가 아니라 「나」다. 이렇게 나와 너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主體에 따라서 隨時로 넘나드는 말이다. 그래서 燈盞밑이 어둡다고 아이들이 이 世上에 나와서 第一 늦게 배우는 말이 바로 「나」라는 말이라고 한다. 幼稚園 先生이 『이 그림 누가 그렸어요』라고 물을 때 『내가 그렸어요』가 아니라 『너가 그렸어요』라고 對答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다. 先生님이 自己를 「너」라고 부르니까 自己 自身도 그대로 따라서 「너」라고 부르는 것이다. 어른이 된다는 것을 言語學的으로 말한다면 「너」와 「나」의 轉移射를 分揀할 줄 알게 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世上의 모든 말들은 結局 나의 言語와 너의 言語로 兩分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똑같은 槪念, 똑같은 行動을 두고서도 말하는 主體에 따라서 그 말이 陰陽으로 달라진다. 내가 무엇을 主張하는 것은 「堂堂한 것」이지만 너가 그렇게 主張할 때에는 「獨斷」인 것이다. 내가 決斷을 늦추는 것은 「신중한 것」이요, 너가 그렇게 行動하는 것은 「優柔不斷」인 것이다. 나의 智慧는 「슬기로운 것」이고 너의 智慧는 「狡猾」이요, 「꾀」인 것이다. 그러니까 나의 暴露는 告發이요, 良心宣言이고 너의 暴露는 陰害요, 謀略이다. 嚴格한 意味에서 「어질다」와 「바보」는 뜻의 差異가 아니라 그 말을 使用하는 發話者(發話者)의 差異를 나타내는 말이다. ▼ 對立아닌 相生 意味 ▼ 놀라운 것은 너와 나만이 아니라 漢字말로 된 與(與)와 野(野)亦是 絶妙한 陰陽 對應의 母音調和로 되어 있다는 事實이다. 어 해 다르고 아 해 다르다고 할 때의 「어」와 「아」에 點하나씩만 찍어주면 餘暇 되고 野가 된다. 偶然치고는 너무나도 絶妙하고 익살맞은 偶然이 아닌가. 요즘 連日 시끄러운 國會의 與野議員들의 發言을 듣고 있으면 새삼스럽게 「어」와 「아」의 差異, 「나」와 「너」의 差異, 그리고 「女」와 「야」의 差異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사람들은 經濟가, 政治家 그리고 社會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恨歎한다. 그러나 正말 只今 우리에게 닥쳐온 問題는 文化의 어려움인 것이다. 世界의 어떤 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그 母音調和의 體系를 살릴 수 있다면, 나는 너로 너는 나로 끝없이 바뀌는 韓國말의 絶妙한 轉移射를 익힐 수만 있다면, 그리고 모든 對立은 陰과 陽의 境遇처럼 對立이 아니라 調和와 相生에 있다는 것을 안다면 勞와 社, 與와 野 그리고 모든 잘못은 政府와 너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달曆위의 3月처럼 새봄을 맞게 될 것이다. 이어령 <이화여대 석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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