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詩人의 ‘悠悠自適’[이준식의 漢詩 한 수]〈216〉|東亞日報

어린 詩人의 ‘悠悠自適’[이준식의 漢詩 한 수]〈216〉

  • 東亞日報
  • 入力 2023年 6月 8日 23時 40分


코멘트
소 타고 저만치 앞마을 지나는 木洞, 피리 부니 바람결에 밭 두둑 너머로 들려온다.
名利를 좇는 수많은 長安 사람들, 온갖 智慧 다 짜지만 그대만 못하리라.
(騎牛遠遠過前村, 吹笛風斜隔?聞. 多少長安名利客, 機關用盡不如君.)

―‘牧童의 노래(목同時·牧童詩)’ 黃庭堅(黃庭堅·1045∼1105)


소 타고 피리 불며 마을을 지나는 木洞, 農村을 그린 風景畫 속의 牧歌的인 光景이다. 이는 刻薄한 世上살이에 시달리면서 갖은 智慧를 다 짜느라 靈魂은 疲弊해졌을지언정 心理的으로나마 慰勞받으려는 이들의 永遠한 志向이기도 하다. 詩 속에 이런 場面이 登場하는 背景은 多樣하다. 世俗的 欲望을 버리고 隱遁의 삶을 사는 이들의 眞正한 悠悠自適이 있는가 하면, 名利를 좇아 아등바등 살면서도 體面치레로 읊어대는 口頭禪(口頭禪)인 境遇도 있다. 또 無能하거나 八字 사나운 선비들이 世上의 쓰임에서 疏外되었을 때 내뱉는 可憐한 하소연일 수도 있다. ‘自古로 그 누가 名利를 마다했던가. 여태껏 마음과 말이 서로 어긋났을 뿐’(無名氏, ‘彈世가·嘆世歌’)이라는 詩句에서 보듯, 體面과 名分을 重視했던 선비 文化에서는 名利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꺼렸다. 命理 追求가 人間의 普遍的 欲望에 가깝다는 걸 認定한다면 悠悠自適의 꿈을 不斷히 되뇐 선비들의 고고(孤高)韓 趣向도 때로 미심쩍을 수 있다.

詩는 詩人이 일곱 살 때 卽興的으로 지었다고 한다. 餘裕滿滿한 牧童이 名利에 휘둘리는 長安 선비보다 낫다는 것인데, 아직 世上을 經驗하지 못한 아이의 發想치고는 왠지 부자연스럽다. 天眞한 想像力이라기보다는 어른을 흉내 낸 假飾에 가깝다. 그러나 高尙한 趣向으로 젠체하는 이 早熟한 아이는 後日 蘇東坡의 門下에서 工夫했고 스승과 어깨를 겨룰 만큼 빼어난 文學的 成果를 이루었다. ‘소黃(蘇黃)’이라는 稱號가 그 證據다.


이준식 成均館大 名譽敎授


#牧童의 노래 #悠悠自適 #黃庭堅
  • 좋아요
    0
  • 슬퍼요
    0
  • 火나요
    0
  • 推薦해요

댓글 0

只今 뜨는 뉴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opyright ⓒ 2020 By '전통문화연구회(傳統文化硏究會)' All Rights reserved.
 한국   대만   중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