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酵母는 과일주의 靈魂[葡萄나무 아래서]〈43〉|동아일보

酵母는 과일주의 靈魂[葡萄나무 아래서]〈43〉

  • 東亞日報
  • 入力 2019年 12月 24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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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記者 soojin@donga.com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씨(왼쪽)와 신이현 작가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氏(왼쪽)와 신이현 作家
“술은 1年에 몇 番 만드세요? 한 달에 몇 甁씩 만드세요?” 이런 質問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일주는 1年에 한 番 만든다. 收穫하는 그때를 놓치면 술을 담글 수 없다. 껍질에 붙은 酵母로 發效하는 술은 과일 自體의 新鮮함이 重要하다. 野生 酵母는 갓 收穫했을 때 가장 많이 붙어있고 힘도 좋기 때문에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 酵母가 얼마나 반짝반짝 血氣 旺盛하냐에 따라 술의 香과 맛이 달라진다. 껍질 酵母로 와인을 만드는 내추럴 와인에서는 ‘酵母는 과일주의 靈魂’이라고 말을 할 程度다.

지난週 내내 謝過 搾汁을 했다. 釀造場 1年의 일 中 가장 重要한 날이다. 이날을 망치면 1年 술도 망치게 된다. 搾汁 날을 앞두고 레돔은 生命力動農法 달曆에서 열매에게 좋은 날을 받아두고, 도와줄 사람들도 搜所聞한다. 謝過는 겨울 과일이고 搾汁 일도 늘 嚴冬雪寒에 이루어진다. 올해의 沙果汁은 어떤 色깔이며 어떤 맛의 어떤 香을 품고 있을지, 모든 것이 순조롭게 끝날지 搾汁을 앞둔 날은 緊張感마저 감돈다. 問題가 있었던 搾汁機械度 손봤고 醱酵탱크들도 다 消毒해서 깨끗이 씻어 두었다. 者, 그럼 始作해볼까!

올해도 未來의 와인 메이커 빨간 長靴 總角이 내려왔다. 빨간 長靴를 신고 빨간 고무掌匣을 꼈다. 두꺼운 털옷을 입고 銀色 앞치마를 두르고 帽子를 눌러썼다. 洗滌 통에 찬물을 채우자 똑같은 차림으로 武裝한 이웃 歸農 後輩가 沙果 櫃짝을 들어 쏟아붓는다. 동그랗고 빨간 과일들이 사람 손 사이를 빠져나와 물속에서 ‘도르륵’ 굴러다니며 씻긴다. ‘沙果야 黃金 沙果야. 길고긴 1年을 참 잘도 견디었구나. 너를 예쁘게 잘 씻어줄게.’ 어떤 것들은 幾微를 덮어썼고 어떤 것들은 검은 斑點이 있었고 어떤 것들은 새가 쪼아 먹어 못생긴 것들이 가득하지만 沙果를 씻는 동안 우리는 못난이들 하나하나에게 사랑에 빠져버린다.

“이를 어째, 푹 젖어버렸어. 좀 쉬어야 하는 거 아니야?” 소매가 찬물로 어깨까지 푹 젖어버렸다. 안으로 들어가 暖爐불에 옷과 掌匣을 말리는 동안 레돔이 昨年에 담근 시드르를 한 甁 들고 온다. 거기에 서울 마르쉐 農夫市場에서 사온, 靑年들이 만든 치즈와 햄 按酒가 곁들여졌다. 따뜻한 長斫 暖爐에 몸을 녹이며 술이 한 盞씩 들어가자 다들 얼굴에 微笑가 감돈다. “이런 瞬間이 너무 좋아요.” 빨간 長靴 總角이 이렇게 말한다. 올해의 와인을 담그며 昨年의 와인을 마시는 일, 釀造場에서만 可能한 特權이다.

“자, 그럼 다시 始作해볼까!” 레돔이 짝짝 손뼉을 치며 우리를 밖으로 몰아낸다. 겨울 해가 너무 짧다. 暖爐 앞에서 노닥이다 보면 금세 어두워져 沙果를 씻을 수 없다. 한쪽에서 沙果를 씻는 동안 다른 쪽에서는 粉碎가 始作된다. 번쩍 櫃짝을 들어 粉碎機에 沙果를 집어넣는 瞬間 釀造場은 콕 쏘는 달콤한 謝過向이 振動한다. 粉碎된 謝過는 搾汁機에 한가득 채워져 똘똘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汁이 되어 천천히 醱酵탱크 안으로 흘러들어간다. 레돔은 첫 番째 汁을 琉璃盞에 받아 色깔을 보고 香을 맡아본다.

“음, 괜찮군. 新鮮하고 향긋해. 맛있는 술이 되겠어.” 그가 이렇게 말하며 일꾼들에게도 한 盞씩 맛보게 한다. 只今은 풋풋하고 健全한 沙果汁이지만 언젠가는 人間의 心臟을 따뜻하게 풀어줄 한 盞의 술이 되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아직 한참 남았다. 겨울 동안 긴 發效의 時間을 거치고 탱크 갈이를 하고 아침저녁으로 酵母 꽁무니를 따라다녀야 할 것이다. 酵母의 氣分이 나빠지면 술桶을 다 망쳐 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細心하고 多情하게 安否를 물어야 한다.

搾汁하고 난 뒤의 謝過찌꺼기는 마당 한구석에 쌓고 그 위에 落葉 이불을 수북이 덮었다. 發效 桶 속의 沙果汁이 술이 되는 동안 그 찌꺼기는 마당에서 落葉과 함께 잘 삭아서 來年에 다시 땅으로 돌아갈 것이다. 어디 하나 놀고 있는 곳이 없는 釀造場의 겨울이다. 이제 또 무슨 일을 해야 하지? “聖誕節이 왔으니 一旦 잘 먹고 잘 마셔야지.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신이현 作家

※ 프랑스人 男便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氏와 忠北 忠州에서 沙果와 葡萄 農事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酵母 #과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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