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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구의 옛글에 비추다]주모, 여기 良心을 맡기겠소|동아일보

[조경구의 옛글에 비추다]주모, 여기 良心을 맡기겠소

  • 東亞日報
  • 入力 2018年 1月 30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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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조경구 韓國古典飜譯院 先任硏究員
先山(善山)에 사는 崔氏(崔氏)의 妻家 가난해 먹고살 길이 없자 술장사를 했다. 어느 날 아름다운 女人이 오더니 “나는 金海(金海) 아무 고을에 사는 사람이오. 誤白金의 財物을 이곳에 옮겨와 保管하려 하는데 맡길 사람이 없소. 只今 酒母를 보니 매우 청렴하고 正直한 것 같으니 이 돈을 맡겼다가 가을에 찾아가겠소”라고 했다. 酒母가 極口 辭讓했지만 듣지 않아 할 수 없이 돈을 받아 保管했다. 酒母는 아무리 生活이 窮乏해도 그 돈에는 한 푼도 손을 대지 않았다. 그런데 가을이 돼도 女人은 오지 않았다. 그다음 가을에도, 또 그다음 가을에도 女人은 오지 않았다.

長服秋(張福樞·1815∼1900) 先生의 ‘沙彌헌집(四未軒集)’ 卷6 ‘척柳綠(?幽錄)’에 收錄된 이야기입니다. 이름 없는 百姓들의 숨겨진 行跡을 뽑아 世上에 傳하는 글이 ‘척柳綠’인데, 여기서는 가난한 酒母가 主人公입니다. 처음 보는 女人이 나타나 억지로 돈을 맡기니 荒唐한 일입니다. 게다가 몇 年이 지나도록 찾으러 오지도 않으니 이젠 欲心이 생길 法도 합니다.

집안 食口들이 그 돈을 쓰자고 졸라 마침내 許諾을 받았다. 그들은 좋은 田畓을 사서 耕作을 하고는 해마다 生産量의 半을 나눠 貯蓄했다. 5, 6年이 지나 쌀이 數千 石에 이르자 酒母는 아들을 시켜 지난날 女人이 말했던 고을로 가서 그女를 찾아보게 했다. 그런데 거기에는 本來부터 그런 사람이 없었다. 또 四方으로 境內와 이웃 가까운 고을까지 찾아보았으나 끝내 女人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욕심낸 게 아니라 돈을 불려서 나누자는 뜻이었군요. 正直하고 선량한 百姓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方法을 찾아낸 셈입니다. 그런데 정작 女人은 자취가 없습니다. 元來부터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 돈은 하늘이 正直한 酒母에게 膳物로 주신 걸까요?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先生은 酒母의 正直한 行動을 禮讚하십니다. “남의 財物을 받고서 한 푼도 손대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미 田畓을 사고서 生産量의 折半을 나누어 불려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 千 里를 멀다 하지 않고 主人을 찾으려 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受人之財而一不犯用爲難. 旣買田而分半以殖爲難. 又不遠千里, 搜覓爲尤難).” 살아가면서 마주칠 수많은 良心의 試驗臺 앞에서 果然 우리는 어떤 選擇을 할 수 있을지.

조경구 韓國古典飜譯院 先任硏究員
#長服秋 #沙彌헌집 #卷6 #척柳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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