當時 共産黨 總書記 자오쯔양(趙紫陽)은 톈안먼 示威의 强勁 鎭壓에 反對하다가 肅淸돼 國內外에서 中國 民主化運動의 象徵的 人物이 됐다. 15年 동안 家宅軟禁 狀態에 있던 자오쯔양이 死亡한 直後 그의 딸은 “아버지가 마침내 자유로워졌어요”라고 말했다. 자오쯔양의 葬禮는 후야오방과는 달리 家族葬으로 단출하게 치러지기 때문에 大規模 示威를 觸發할 可能性은 낮은 것 같다.

자오쯔양의 죽음을 契機로 12億 經濟大國의 未來를 診斷하는 記事와 칼럼이 世界 新聞에 넘쳐나지만 정작 中國 新聞들은 그의 死亡 記事를 單 한 文章으로 處理했다. 總理와 總書記 經歷도 紹介하지 않고 ‘同志’라는 呼稱을 썼다.

大學 인터넷 揭示板에는 자오쯔양을 哀悼하는 글이 數百 數千 個씩 뜨고 있다. 댓글이 뜨기가 바쁘게 檢閱官이 잽싸게 지워 버리지만. 中國 ‘인민일보’ 홈페이지 揭示板에는 “우리는 누가 죽었을 때 슬퍼할 수도 없습니까?”라는 글이 떠 있다고 한다. 누구를 哀悼하는 글인지 알 수 없어 지우지 않은 模樣이다.

中國은 外國 大使館에 들어가는 新聞에서도 자오쯔양 記事가 실린 面을 통째로 찢어 내는 外交的 無禮를 저질렀다. 中國의 經濟가 韓國을 무섭게 쫓아오고 있지만 政治는 아직 30年 前 韓國 水準이다. 維新體制와 5共和國 初期에 韓國의 民主化運動을 報道한 外國 新聞은 記事를 먹으로 지우거나 가위로 오려내고 配布됐다. 그래도 外國 公館에 들어가는 新聞은 찢지 않았다.

2008年 베이징 올림픽은 1988年 서울올림픽보다 20年 늦다. 1987年 民主化를 要求하는 6月 民主抗爭이 일어났을 때 전두환 政權이 光州나 톈안먼에서처럼 軍隊를 앞세우고 싹쓸이를 하지 못한 것은 다음 해로 다가온 88올림픽이라는 國家大事를 망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解釋이 그럴듯하다. 3年 뒤에 치러지는 베이징 올림픽도 中國의 民主化에 어떤 形態로든 寄與할 것으로 내다보는 中國 專門家들이 있다.

中國人의 所得水準이 높아질수록 百貨店에서 텔레비전을 고르듯이 政治指導者를 選擇하고 싶은 欲望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欲望이 어떤 契機를 맞아 다시 噴出하더라도 2008年 國家大事를 앞둔 中國이 1989年처럼 流血鎭壓에 나서지 않고 韓國과 같이 大妥協의 길을 걸으리라는 觀測이 있다. 그 時期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두꺼운 얼음張을 녹이고 톈안먼에도 봄이 올 것이다. 中國의 民主化는 아시아에 激動을 몰고 오면서 北韓의 政治體制에도 곧바로 影響을 미치게 된다.

新聞을 아무리 지우고 찢어도 民主化라는 큰 흐름을 막지 못함을 韓國이 먼저 보여 주었다. 베이징 올림픽은 20年 늦었지만 中國의 民主化는 韓國에 몇 年 뒤질지 궁금하다.

황호택 論說委員 ht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