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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의 香氣]詩人을 꿈꾼 딸에게 아버지가 물려준 金洙暎의 時代精神|東亞日報

[冊의 香氣]詩人을 꿈꾼 딸에게 아버지가 물려준 金洙暎의 時代精神

  • 東亞日報
  • 入力 2019年 11月 23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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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베스트셀러]1981年 綜合베스트셀러 8位(교보문고 基準)
◇김수영 全集/김수영 지음/310쪽·8000원(당시 價格)·민음사

김소연 시인
김소연 是認
1981年에 出刊된 ‘金洙暎 全集’이 내 손 안에 들어온 것은 1989年 가을이었다. 아버지가 生日膳物로 冊床에 뒀던 場面이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出刊한 해에 아버지가 사서 읽으시다가 물려주신 詩集이었다. 빨간 認知가 붙은 마지막 페이지에는 “永遠한 學生, 사랑하는 큰딸에게―아빠”라는 아버지 글씨가 빛바랜 채로 박혀 있다.

가끔씩 金洙暎을 다시 꺼내 읽을 때마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冊이 이 詩集이라는 事實에 複雜한 마음이 일어난다. 왜냐하면 “동무여 이제 나는 바로 보마/사물과 事物의 生理와/사물의 數量과 限度와/사물의 愚昧와 事物의 明晳性을//그리고 나는 죽을 것이다”(시 ‘孔子의 生活難’에서) 같은 句節에 아버지가 그어놓은 밑줄이 있기 때문이다.

이 詩는 1945年에 發表됐다. 이 해는 25歲였던 金洙暎이 解放을 겪고 滿洲에서 서울로 돌아와 演劇에서 文學으로 轉向을 決心하고서, ‘藝術部落’에 詩를 發表하기 始作한 해였다. 스물다섯 살 젊은 나이지만, 金洙暎이 自己 生涯의 折半 以上을 이미 살아낸 나이였다.

1981年, 光化門 한 大型書店 베스트셀러 코너 앞에 서서 冊 한 卷을 고르던 아버지의 모습을 想像해본다. ‘地球 最後의 날’(고도우 벤) 같은 地球 終末을 豫言하는 冊들이 書店街를 휩쓸던 해였다. 그때, 아버지는 김영태 詩人의 人物畫가 새겨진 金洙暎 全集에 何必이면 손을 뻗는다. 그리고 表紙를 열어본다. “金洙暎의 詩的 主題는 自由다”로 始作하는, 文學評論家 金炫의 文章이 날개에 적혀 있다. 아버지는 이 冊을 사기로 決定한다. 後날 子息이 어른으로 成長하면 물려주게 될 것을 이미 豫感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 집에 오게 된 이 冊이 아버지의 손에서 넘어와 나의 所有가 되던 1989年에 나는, 이미 詩人이 되겠다며 밤이고 낮이고 詩만 생각하던 大學 卒業班이었다. 이 冊은 그때부터 只今까지 두 番 程度의 改訂版이 出刊됐다. 初版本은 21年 뒤인 2002年에 27刷까지를 펴내고 絶版됐다.

1980年은 季刊 ‘문학과지성’과 ‘창작과비평’이 言論 統廢合 措置로 强制 廢刊되던 해였다. 1975年에 창비에서 出刊됐던 ‘申東曄 全集’李 緊急措置 9號 違反 嫌疑로 販賣 禁止됐던 前例를 想像해보자면, 그 當時 文學 出版界의 霸氣가 문득 峻烈하게 다가온다. 이 企劃엔 金洙暎을 기리는 것보다 더 重要하고 懇切했던 動機가 있었으리라. 金洙暎의 峻烈한 精神을 當時의 暗鬱했던 環境 속에 씨앗처럼 심어두는 것.

金洙暎이 氣焰을 내뿜고 作品 活動의 絶頂을 치닫던 67年에 發表한 ‘사랑의 變奏曲’에는 이런 句節이 있다. “그렇게 먼 날까지 가기 前에 너의 가슴에 새겨둘 말을 너는 都市의 疲勞에서/배울 거다/이 단단한 고요함을 배울 거다/복사씨가 사랑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고/의심할 거다!” 只今은 “그렇게 먼 날”에 이미 當到해 있는 듯도 하다. 그가 萬若 지켜보고 있다면, 서슬 퍼런 그의 눈망울에 맺힌 이 時代는 어떤 氏의 發芽일지.

김소연 是認
#김수영 全集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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