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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幸福한 詩읽기]<430>休戰線|東亞日報

[황인숙의 幸福한 詩읽기]<430>休戰線

  • 東亞日報
  • 入力 2015年 6月 26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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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戰線 ―박봉우(1934∼1990)

山과 山이 마주 向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向한 恒時 어두움 속에서 꼭 한 番은 天動 같은 火山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姿勢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저어 서로 凝視하는 쌀쌀한 風景. 아름다운 風土는 이미 高句麗 같은 精神도 新羅 같은 이야기도 없는가.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끝끝내 하나인데… 우리 무엇에 不安한 얼굴의 意味는 여기에 있었던가.

모든 流血(流血)은 꿈같이 가고 只今도 나무 하나 安心하고 서 있지 못할 廣場. 아직도 靜脈은 끊어진 채 休息인가 야위어가는 이야기뿐인가.

언제 한 番은 불고야 말 毒蛇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이여. 너도 이미 아는 모진 겨우살이를 또 한 番 겪으라는가 아무런 罪도 없이 피어난 꽃은 時方의 자리에서 얼마를 더 살아야 하는가 아름다운 길은 이뿐인가.

山과 山이 마주 向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向한 恒時 어두움 속에서 꼭 한 番은 天動 같은 火山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姿勢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新聞을 읽다가 한 黑白寫眞을 한참 들여다봤다. ‘누더기 옷에 褓퉁이를 멘 어린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라는 글이 달려 있다. 아, 六二五…,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커튼을 내리고 불을 꺼서 캄캄한 敎室, 映寫機 돌아가는 소리 속에서 빗발치는 飽和며 울부짖는 避亂民들이며 그들을 가득 실은 트럭이며 汽車를 숨죽이고 보던, 1960年代 初等學生 적 記憶이 떠오른다. 戰爭에 對한 恐怖가 가슴을 가득 메웠더랬다. 大部分 사람이 罪 없이 영문 모르게 터지는 戰爭. 어린아이나 動物은 戰爭의 悲慘을 더 苛酷하게 겪는다.

休戰線에서 다시 ‘꼭 한 番은 天動 같은 火山이 일어날 것’이라며 ‘언제 한 番은 불고야 말 毒蛇의 혀같이 징그러운 바람’을 豫想하고 진저리치는 이 詩는 戰爭의 傷處에서 아직 津물이 흐르는 1956年에 發表됐다. ‘時方의 자리’ 休戰線이 一觸卽發로 여겨지던 때. 歲月이 흘러 많은 韓國人의 戰爭 記憶이 가물가물해지고 삶이 華奢해졌지만, 詩人 박봉우는 끝내 그 傷痕을 벗지 못했다. 民族의 救援을 個人의 救援보다 앞에 뒀던 詩人은 술과 가난의 나날을 보냈다 한다. 이제 ‘時方의 자리’가 一觸卽發로는 여겨지지 않지만, 如前히 ‘山과 山이 마주 向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向한 恒時 어두움 속’인 休戰線. 京義線 臨津江驛 構內에 가면 이 詩를 새긴 是非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황인숙 詩人
#休戰線 #박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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