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分 內에 數十 點의 옷을 선보이는 패션쇼는 衣裳 하나 하나가 ‘刹那’처럼 스쳐 지나간다. 反面 프레젠테이션은 브랜드 컨셉트에 맞게 꾸민 場所에서 觀覽客들이 마치 賣場을 둘러보듯 時間을 充分히 갖고 옷을 直接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展示形式이다. 이 때문에 쇼를 여는 것이 입所聞을 더 많이 타게 됨에도 不拘하고 굳이 프레젠테이션을 擇하는 디자이너들이 적지 않다.
움직이는 列車 안 或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패션거리 몬테나폴레오네에서 牛車(牛車)를 앞세워 쇼를 열어 話題가 됐던 에트로 男性服은 2004年 봄·여름을 겨냥한 밀라노 男性服 컬렉션 期間(6月22∼26日)에 프레젠테이션을 擇했다. 이番 컬렉션 期間에 열린 20餘個 프레젠테이션 가운데 가장 愉快하고 유머러스한 行事로 꼽혔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
23日 午後 밀라노 스파타코 거리의 에트로 本社 1層 홀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의 題目은 ‘非 藝術 페스티벌(Non Art Festival)’.
漫畫 같은 展示物과 사람 實物 크기의 寫眞, 무언가를 절여놓은 듯한 큰 琉璃甁 等 유머러스한 디자인의 設置물들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에트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男性服 디자이너인 킨 에트로(39)는 “이 展示會는 全혀 藝術이 아니다”라고 數次例 强調했다.
“藝術의 또 다른 얼굴은 돈이죠. 그래서 저는 藝術이 아닌 재미(fun)를 追求하려 해요.”
사람들을 가장 微笑 짓게 한 展示物은 浴槽에 누워 있는 한 ‘男子’의 그림. (오른쪽 맨 위 寫眞)검은色 페인트로 사람 輪廓만 그린 2次元的인 漫畫인데도 왠지 생생하게 느껴졌다. ‘男子’의 ‘重要한 部位’는 물 위에 둥실 떠 있는 오렌지色 死角 水泳服이 가려주고 있었는데 조금만 끌어 내리면 아찔한 場面이 演出된다. 그러나 이를 장난스러운 얼굴로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킨 에트로는 多少 哲學的인 質問을 던지곤 했다.
“누가 水泳을 하고 있는 걸까요? 男子? 아니면 水泳服?”
이番 컬렉션은 ‘가벼움’을 테마로 삼고 있다. 가는 綿絲로 만든 190g짜리 셔츠와 180g짜리 리넨 팬츠 等 特殊 工法으로 製作해 매우 가벼워진 衣裳들을 强調하기 위해서다. 옷에 使用된 패턴도 나비 또는 鸚鵡새 等 날개가 있는 動物들에서 主로 따왔다. 이탈리아人들이 자주 쓰는 보디랭귀지를 驅使하고 있는 모델들의 寫眞을 壁面에 가득 展示한 것도 ‘가벼움의 表現’이다. 킨 에트로는 “제스처는 말보다 더 가벼운 意思疏通 手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패밀리 브랜드
東洋만큼이나 家族關係를 所重히 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터를 닦은 에트로는 탄탄한 家族 經營 構造를 자랑한다. 킨 에트로의 아버지 짐모 에트로(63)가 1968年 브랜드를 創始해 特有의 ‘페이즐리 무늬’로 名聲을 떨쳤고 3男1女가 續續 아버지의 會社에 入社했다. 現在 長男 야코보(41)는 織物 및 가죽部門 擔當, 셋째아들 이폴리土(36)는 財務擔當을 하고 있다. 둘째아들 킨과 막내딸 베로니카(29)가 各各 1997年과 1999年 男性服 및 女性服 首席 디자이너로 就任했다. 킨이 이끄는 男性服 部門은 지난 한해 賣出이 42%나 成長했다.
“家族이 함께 일하면 意思疏通이 잘 돼요. ‘家族과 家門을 위해 번다’고 생각하니 動機附與도 잘 되는 것 같아요. 韓國처럼 家族 文化를 所重히 하는 나라에서 에트로가 人氣를 끄는 것도 製品에 隱然 中 배어 있는 우리 브랜드의 家族的인 느낌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킨을 激勵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에 參席한 베로니카는 “하지만 우리 모두 會社를 떠나서는 일에 關한 이야기를 아끼는 便”이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稱讚과 激勵를 아끼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中心은 唯一하게 에트로와 關聯된 일을 하지 않는 어머니가 잡는 便이죠. 第3者의 눈으로 批判을 해줍니다.”
行事場에서 플래시 洗禮를 가장 많이 받은 展示物은 幼兒期에서 老年期까지 多樣한 年齡帶의 男性 7名이 階段 위에 層層이 서 있는 寫眞이었다. 題目은 ‘삶의 循環(Circle of life)’.
낮은 階段의 어린이 세 名은 킨의 아들인 조이스, 스완, 제로라모. 꼭대기의 男性은 에트로의 財務파트 任員이고 오른쪽 老人은 이 임원의의 아버지다.
“저는 佛敎의 輪廻 思想을 믿어요. 老人이 죽은 뒤 다시 아이의 몸을 빌려 태어난다는 것….”(킨)
‘2世代’까지 安着한 에트로의 家族經營이 ‘3世代’로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했다.
베로니카는 “킨 오빠의 딸 엘리스가 패션에 關心이 아주 많다”고 答했다.
이날도 等이 훤히 파인 섹시한 上衣에 骨盤바지를 입고 나타나 할머니와 아버지로부터 若干의 ‘注意’를 받은 킨의 長女 엘리스(16)는 “寫眞을 찍어도 좋겠느냐”는 要請에 欣快히 예쁜 포즈를 取해 주었다.
反面 婦人과 함께 行事場을 찾은 에트로의 創始者 짐모는 인터뷰 要請에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보라”며 固辭했다.
밀라노=김현진記者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