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왼便에는 오래된 빌라가 있다
오랫동안 빌라를 떠나지 못한
家族들이 한 番씩 크게 싸우곤 한다
너는 왜 그래, 나는 그래, 오가는
말의 흔들림이 玄關에 쌓일 때마다
나는 不眠症을 地形的인 疾病으로
그 家族들을 왼손처럼 서투른 것으로
그러나 아직 希望은 있다
집의 왼便에 있는 모든 빌라가
늙은 새처럼 지지배배 떠들면서도
一齊히 내 왼쪽 빌라의 便이 되는
어떤 날과 어떤 밤이 많다는 것
내 便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아직 잠들어 있을 내 便을 생각한다
같은 무게의 不眠症을 짊어진 그가
내 家族이고 가끔 소고기를 사준다면
나는 그가 보여준 努力의 便이 되겠지
그러나 왼便에는 오래된 빌라가 있고
오른便에는 오래된 未來가 있으므로
나는 한 番씩 그렇지, 하면서 끄덕인다
부서진 花盆에 테이프를 발라두었다고
다시 한 番 싸우는 사람들로부터
따뜻하고 뭉그러진 바람이 밀려든다
밥을 種種 주었던 길고양이가 가끔
빌라에서 밥을 얻어먹는 건 多幸이다
고양이도 알고 있는 것이다
제 便이 되어줄 사람들은 싸운 後에도
便이 되어주는 걸 멈추지 않는다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記者 soojin@donga.com
한백양
1986年 全南 여수시 出生
東國大 國語國文學科 卒業
정호승 詩人·조강석 文學評論家(연세대 國語國文學科 敎授)
全般的으로 올해 新春文藝 投稿 篇 數가 늘었다는 말이 들린다. 最近 들어 詩集 街販臺가 復活하고 各級 單位에서 詩를 읽고 쓰는 모임이 다시 活性化되었다고도 한다. 勿論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詩 읽기를 즐기고 詩를 쓰는 것에서 어떤 보람을 느끼는 것 亦是, 努力과 수고를 要請하는 어떤 密度와 깊이에 기반할 때 좀 더 魅惑的으로 삶을 끌어당기게 되는 것은 아닐까?
審査委員들은 이番에 本心에 올라온 作品들의 密度가 고르지 않다는 것에 共感했다. 代表的으로 세 가지 現象을 꼽을 수 있겠다. 小小한 日常을 淡淡한 語調로 스케치하는 輕快함은 있지만 浮薄함과 區分되지 않는 境遇, 그럴듯한 雰圍氣는 造成하고 있지만 알맹이가 없고 張皇한 境遇, 文章을 만들고 行과 鳶을 꾸미는 技術은 있지만 單 한 줄에도 詩的 陳述의 맛과 힘이 담기지 않은 境遇들이 그것이다.
이런 亂脈 가운에서도 審査委員들이 最終的으로 論議한 作品은 네 篇이었다. ‘그 以後’의 一部 文章들은 흥미롭게 읽히지만 全體的으로 詩가 有機的으로 構成되었다고 判斷하기 어려웠다. ‘컨베이어 벨트와 個’는 日常의 고단함 속에서 언뜻 發見하는 休紙와 破局을 實感 있게 그려냈지만 全體的으로 描寫에 置重한 小品으로 보인다. 最終 競爭作 中 하나였던 ‘水沒’은 삶과 죽음, 詩와 現實을 얽는 솜씨가 돋보였고 이미지 驅使도 堅實했지만 主題를 掌握하는 思惟의 힘이 아쉬웠다. 審査委員들이 ‘왼便’을 當選作으로 決定한 것은 至極히 日常的인 場面을 思惟와 이미지의 適切한 結合을 통해 問題的 現場으로 벼리어 내미는 솜씨 때문이었다. 이미지를 통해 逼眞하게 展開되는 思慮 깊은 省察이 마지막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共感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도 印象的이다. 더욱이, 投稿된 다른 詩篇들도 偏差가 적어 信賴를 더한다. 當選者에게 祝賀와 激勵의 握手를 건넨다.
한백양
1986年 全南 여수시 出生
東國大 國語國文學科 卒業
기쁨보다 두려움이 더 크다. 나는 늘 期待를 저버리는 便이었다. 비록 運 좋게 내가 되었지만, 한便으로는 더 좋은 詩들이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꼈지만 빛을 보지 못한 詩들이 있다. 審査委員분들의 날카로운 觀點과 別途로 應募한 다른 분들의 모든 詩 또한 貴하고 所重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는 다만 運이 좋았을 뿐이다. 그러니까 두렵다.
두렵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꾸준히 써야 할 것이다.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었으므로 늘 두려워하며 살 것이고, 또 스스로를 警戒하며 살아갈 것이다. 感謝한 모든 분들…. 家族과 親知들, 그리고 恩師님들과 審査委員분들을 呼名해야겠으나, 한便으로는 그들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될까봐 무섭다. 그러지 않으려면 結局은 詩를 써야 할 것이다. 어제 그랬던 것처럼, 오늘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나는 詩를 쓰면서 살아갈 것이다. 뭔가 좋은 일이 있어도, 나쁜 일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詩를 쓰는 일에 뭔가 意味를 附與하고 싶진 않다. 재주 없는 人間인지라 오랫동안 했던 일을 反復하는 것뿐이다. 그러다보면 只今처럼 좋은 일들이 올 수도, 또 나쁜 일이 올 수도 있겠지. 뭐 어떤가. 적어도 나는 그러려고 사는 것이다. 그러려고 쓰는 것이다. 딱 하나 欲心이 있다면 한 가지, 다시 한番 詩를 통해 讀者분들과 만나고 싶다. 그럴 수 있는 詩를 쓰기 위해 앞으로도 努力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