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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世上에 오직 單 하나뿐인 나, 그래서 삶은 所重하다”|신동아

“世上에 오직 單 하나뿐인 나, 그래서 삶은 所重하다”

[플라톤아카데미와 함께하는 ‘길에서 만나는 人文 活動家’] 世界的 生物學者 데니스 노블이 말하는 호모 사피엔스

  • 허문명 記者

    angelhuh@donga.com

    入力 2024-02-1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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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遺傳子는 그 自體로 利己的, 利他的日 수 없어

    • ‘無我’ ‘演技’ 佛敎 槪念은 시스템生物學的 想像力

    • 遺傳子 3萬 個, 相互作用은 2×10의 72403 제곱

    • “삶은 繼續되는 過程, 그러니 삶을 즐기길”

    신동아는 人文學財團 플라톤아카데미와 함께 ‘길에서 만나는 人文 活動家’ 시리즈를 進行한다. 플라톤아카데미는 2010年 11月 設立된 國內 最初 人文學 支援 財團으로 人類의 오랜 知識과 智慧를 바탕으로 삶의 根源的 물음을 새롭게 傳한다는 趣旨로 硏究 支援, 大衆 講演, 온라인 포털 等 다양한 事業을 進行하고 있다. ‘길에서 만나는 人文 活動家’는 地域社會나 空間을 基盤으로 人文 價値를 苦悶하고 이를 새로운 時代의 言語와 메시지로 알리고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로 進行한다. 세 番째 主人公은 韓國의 寺刹을 돌며 佛敎 哲學과 生命科學 硏究를 椄木하는 데니스 노블 옥스퍼드大 終身 敎授다. <編輯者 週>

    ‘신동아’와 인터뷰하기 위해 마주한 영국의 저명한 생명과학자 데니스 노블 옥스퍼드대 종신 교수. [이상윤 기자]

    ‘신동아’와 인터뷰하기 위해 마주한 英國의 著名한 生命科學者 데니스 노블 옥스퍼드大 終身 敎授. [이상윤 記者]

    데니스 노블 敎授는 生命科學者다. 1936年 英國에서 태어났으니 88歲다. 23歲 때 心臟 筋肉과 搏動에 關한 硏究 論文이 世界的 科學專門誌 ‘네이처’에 실리면서 一躍 ‘天才’로 注目받았다. ‘컴퓨터’란 말조차 生疏하던 時節인 1960年代에 컴퓨터로 ‘假想 心臟(virtual heart)’을 具現해 心臟 作動 原理를 數學的으로 糾明한 硏究로 學界를 놀라게 했다.

    人工 臟器(臟器) 開發 等 AI를 椄木한 生命工學科 醫學 分野에서 이룬 成果로 노벨生理學賞 候補로도 이름을 올린 그는 英國 王室로부터 大英帝國 指揮官 勳章(CBE)을 받았으며 現在 英國 王立學會 會員이기도 하다.

    그를 만난 건 지난 年末 서울에서였다. 學術大會 參席次 들른 길이었다.

    노블 敎授는 自身의 科學的 硏究(시스템生物學)가 東洋思想人 佛敎哲學과 맞닿아 있다고 말해왔다. 韓國과도 因緣이 많은데 2022年 서울 봉은사, 通度寺, 實相寺, 白羊寺 천진암, 미황사 等에서 한 달 半 동안 머물며 큰스님들과 對談을 한 다큐멘터리 ‘노블이 묻다(Noble Asks)’를 찍었고 當時 對話는 冊 ‘오래된 質問’으로 묶여 나왔다.



    모든 生命 活動은 相互作用

    흐트러진 白髮에 구부정한 어깨, 천천히 걷는 걸음은 肉體의 衰殘함을 느끼게 했지만 눈빛은 젊은이처럼 炯炯했다. 하루 終日 行事와 講演에 시달렸는데도 귀찮거나 疲困한 氣色 없이 質問 하나하나에 성실하게 答하는 모습에서 삶을 對하는 謙遜한 態度가 느껴졌다.

    專攻인 ‘시스템 生物學’이란 게 뭔지 궁금합니다.

    “제 專攻은 元來 心臟生理學인데 生理學과 進化生物學 敎授로 일하면서 生命에 對한 本質的 硏究로 擴張됐습니다. 시스템生物學이란 한마디로 生命體를 하나의 시스템, 卽 여러 要素가 서로 相互作用하는 構造로 理解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當然한 말 같기도 한데, 科學的으로 糾明하는 것은 이 자리에서 限界가 있으니 좀 單純化해 볼까요. 生命體를 결정짓는 要因으로 요즘 사람들 中에는 ‘내가 이러는 게 다 遺傳子 때문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람이 생각하고 行動하는 것을 결정짓는 가장 큰 要素를 遺傳子로 보고 몸이라는 것은 結局 遺傳子의 傳達 道具에 不過하다는 거죠. 이른바 ‘遺傳子 決定論’입니다.

    하지만 제가 平生 硏究해 온 科學的 硏究 結果에 따르면 事實이 아닙니다. 遺傳子 情報를 담고 있는 DNA 自體는 生命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腦에 從屬되는 것도 아니고요. 生命은 蛋白質, 細胞, 臟器(臟器) 等으로 構成된 여러 네트워크의 相互作用입니다. 서로 緊密하게 連結되어 끊임없이 交流하는 하나의 시스템인 거죠.”

    冊 ‘오래된 質問’을 보면 그걸 冊이나 파이프오르간에 比較했는데요.

    “네. DNA를 알파벳 글字라고 하면 生命은 冊에 比喩할 수 있습니다. 生命이란 것은 DNA라는 글字로 만들어진 아주 두껍고 커다란 冊이라고 할 수 있지요. 冊 안에 써 있는 글字 한 개 한 個가 冊이 아닌 것처럼 遺傳子가 곧 ‘우리’는 아닌 거죠. 例를 들어 DNA만 끄집어내 培養液에 넣고 營養分을 준다고 生命이 誕生합니까. 絶對 아니죠. DNA는 어떤 形態의 性質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우리 몸이라는 시스템 안에서만 살아 있는 거죠.

    또 파이프오르간을 例로 들어볼까요. 人間의 遺傳子 數字가 大略 3萬 個인데 美國 애틀랜틱詩 컨벤션홀에 3萬3144個 파이프가 있는 오르간이 있어요. 世界에서 가장 크죠. 여기서 演奏되는 音樂은 튜브나 파이프가 決定하는 게 아니고 演奏者에 依해 만들어지는 파이프들 間의 相互作用 아니겠어요. 遺傳子나 DNA는 그 自體로는 아무 役割을 하지 못해요.”

    遺傳子 하면 리처드 도킨스의 ‘利己的 遺傳子’가 떠올라요.

    “그동안 人類는 눈부신 科學 發展을 이루면서 生命 原理에 對해 많은 事實을 알아냈지만 그걸 表現하는 데 잘못된 言語를 使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利己的 遺傳子’가 바로 그렇다고 생각해요.

    遺傳子는 그 自體로 利己的일 수도, 利他的日 수도 없습니다. DNA는 우리를 利己的이게 만들지 않아요. 人間이 그렇게 만드는 거죠.

    이 問題는 單純히 科學系 內部 論爭으로 끝날 問題가 아닙니다. 어떤 遺傳子는 좋고 어떤 遺傳子는 나쁘다는 基本 前提에서 생겨난 優生學은 第2次 世界大戰 蠻行이 저질러진 基盤이 됐고, 韓國도 日本人에게 下流 人種으로 取扱받고 迫害받았던 아픈 歷史가 있지 않습니까.

    도킨스뿐 아니라 많은 生物學者가 그동안 해온 方式대로, 잘못된 主張을 反復하고 再生産하는 걸 그만둬야 합니다. 生의 本質에 對한 誤解와 偏見이 깊어지면서 利己主義的 社會經濟 構造들이 만들어지고 있으니까요.

    거듭 말하지만, 遺傳子라는 건 좋다 나쁘다 하는 二分法的 存在가 아니고 利己的 存在는 더더욱 아닙니다. 人間이라는 存在 亦是 그렇습니다. 시스템生物學 觀點으로 接近하면 大部分의 境遇 自然은 競爭이 아니라 協同 속에 있다는 事實을 알게 됩니다.”

    15年 鬪病 끝에 저世上으로 간 아내

    韓國 寺刹들도 돌아보고 큰 스님들과도 對話를 나눠 다큐멘터리도 찍고 冊도 펴냈는데 어떻게 韓國 佛敎에 關心을 갖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스승과 弟子로 만나서 家族처럼 지내는 서울대 醫大 엄융의 敎授로부터 10餘 年 前에 元曉스님 冊을 紹介받고 完全히 빠져들었어요. 漢字까지 獨學하면서 英語 飜譯과 大棗했을 程度였으니까요.

    元曉스님 思想을 接하고 제가 生命을 바라보는 視角이 傳統的인 東洋 思想, 佛敎哲學과 맞닿아 있다는 걸 깨닫고 깜짝 놀랐습니다. 人間과 動物, 植物을 總體的으로 바라보는 觀點에서 佛敎의 重要한 槪念인 ‘無我(無我)’나 ‘演技(緣起)’가 바로 시스템生物學的 想像力입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本格的으로 韓國 佛敎에 關心을 갖게 된 個人的 事緣이 있었다고 했다.

    “긴 鬪病을 하고 世上을 떠난 아내 때문이었습니다. 明晳하고 屬望받는 科學者였고 性格도 무척 밝고 外向的이었죠. 하지만 老年 憂鬱症에 빠져 末年에는 아무도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고 積極的으로 自己 생각과 感情을 表現하던, 그렇게 熱情的이던 사람이 깊은 슬픔에 잠겨 마음의 門을 닫아버리니 제 삶 全體도 完全히 바뀌었습니다.

    24時間 보살핌이 必要했고 낮에는 學校에서, 저녁에는 歌詞 일과 아내 看病으로 쉴 틈이 없었습니다. 看護師가 오긴 했지만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穩全히 제가 보살펴야 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完全히 번아웃이 왔습니다. 쏜살같이 집으로 와서 아내를 보살피고 아내가 잠든 모습을 지켜본 後 어질러진 집 안을 대충 整理한 어느 날, 時計를 보니 子正이 넘어 있었어요.

    瞬間的으로 주체할 수 없을 程度로 火가 났어요. 虛空에 대고 미친 사람처럼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야, 나보고 都大體 어쩌라는 거야’ 소리를 질러 댔습니다.

    事實 人間이라면 누구나 이런 일들을 겪게 되지요. 個人的 意志로는 到底히 어쩔 수 없는 커다란 問題가 不時에 닥치고, 그 過程에서 뜻하지 않은 苦痛과 마주하게 되는 일들 말이에요. 아내는 15年間 鬪病하고 2015年 10月에 世上을 떠났어요. 몹시 슬펐지만 아내가 힘든 狀況에서 벗어났다는 것에 安堵感이 들었던 것도 事實이에요.

    오랜 期間 生物學을 硏究했지만 個人的으로 아내의 鬪病과 죽음을 지켜보면서 平生 제가 간직했던 質問들에 答을 찾아보겠노라고 決心했습니다. 그러던 次에 韓國의 由緖 깊은 寺刹로 旅行을 떠나지 않겠느냐는 提案을 받았고 조금도 躊躇하지 않고 가방을 쌌죠.”

    노블 敎授는 韓國 寺刹에 滯留하던 한 달 半 동안 새벽 4時에 일어나 禮佛에 參席하고,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淸掃했다.

    韓國 寺刹을 經驗하면서 무엇을 느꼈나요.

    “只今까지 살아오면서 經驗해 온 저의 생각들이 佛敎와 宏壯히 가깝다는 걸 다시 깨달았지요. 그리고 正말 熱心히 사는 能力 있는 修行者가 많았어요. 삶의 어려움에 놓인 사람들에게 參禪과 冥想을 가르쳐주는 모습에서 큰 感動을 받았습니다.

    平素에도 戰爭 後 廢墟에서 先進國을 만든 韓國人들을 尊敬해 왔는데 한달 半 동안 滯留하면서 査察 같은 傳統 文化遺産과 最尖端 科學技術이 共存하는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特히 南原 實相寺에 갔을 때 절 안에 共同體가 있고 많은 사람이 連結돼 疏通하면서 절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宏壯히 좋아 보였습니다.”

    冥想的 想像力이 준 治癒力

    그는 몸을 시스템으로 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所重한지를 느끼게 된다고 했다.

    “우리 遺傳子 數字는 大略 3萬 個로 알려져 있어요. 그렇다면 그 遺傳子 사이에서는 얼마나 많은 相互作用과 交流가 일어날 수 있을까요?

    몇 年 前에 제가 直接 計算해 보았는데 無慮 2 곱하기 10의 72403 제곱이에요. 이 數字만 다 羅列해 적는 데만도 A4用紙로 30페이지假量이 必要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世上에 ‘또 다른 나’라는 건 絶對 存在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特別하고 하나하나 삶이 貴重한 겁니다. 모든 건 그 自體로 空虛합니다. 다른 것들과의 相互作用을 통해서만이 무언가 有意味한 것으로 태어나지요.

    다시 말해, 重要한 것은 過程입니다. 우리가 밥을 먹을 때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입까지 가는 걸 길이로 말하면 大略 30cm라고 할 수 있죠. 우리는 이걸 한 番의 行動으로 느끼지만 事實 瞬間瞬間의 過程이죠. 하지만 大部分 이 ‘刹那’를 놓치고 살아갑니다. 이 刹那의 連續을 明瞭하게 보게 되면, 이 世上이 時時刻刻 變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죠. 그러니 삶은 繼續되는 過程입니다. 只今 이 瞬間에 穩全히 깨어 있을 수만 있다면, 이러한 理致를 體驗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삶을 즐기세요. 삶에서 재미를 만들어야 해요.”

    노블 敎授는 但只 冊으로만 佛敎를 接한 게 아니라 實踐的 方法으로 오랜 期間 冥想을 해왔다고 한다. 그는 “冥想이 苦痛의 時間을 견디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제가 2006年에 처음으로 시스템 生物學에 關한 硏究 結果를 發表했을 때 同僚 科學者들의 憤怒와 非難이 거의 10年 동안 이어졌어요. 어리석다, 멍청하다, 바보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젊을 때여서 同僚들과 意見이 맞지 않으면 過激하게 말싸움을 했어요. 제 論文을 非難하는 사람들을 向해 똑같이 攻擊的 方式으로 받아치곤 했었죠. 하지만 佛敎哲學과 만나고 冥想을 하면서 決코 좋은 方法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왜 저런 말을 하지?’ ‘왜 저렇게 行動하지?’ 하는 冥想的 質問을 통해서 相對를 理解하려고 하니 漸漸 相對의 거친 攻擊에도 차분하게 對應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反對하는 사람들을 의식하기보다 硏究를 더 熱心히 하자는 생각으로 제 理論을 뒷받침하는 冊들을 熱心히 쓰고 부지런히 降壇에도 서고 學術會議도 열었지요. 이렇게 態度가 바뀌니까 저를 批判하던 사람들도 멈칫하는 것 같았어요. 憤怒도 잦아들고요. 冥想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뛰어난 效果가 있다는 事實은 科學的으로 充分히 證明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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