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黎明黎明|新東亞

黎明黎明

1章 開城 派遣

  • 이원호

    入力 2014-02-21 1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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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黎明(黎明)’은 開城工團을 素材로 한 小說이다.
    • 南쪽의 男子(開城工團 入住業體 職員)와 北쪽 女子(開城工團 勤勞者)의 사랑이 뼈대다.
    • 이 뼈대에 南北間 葛藤과 和解, 統一 念願의 살을 붙였다.
    • 밀리언셀러 大衆作家人 李元昊 氏는 이 小說을 쓰기 위해 개성공단에 여러 次例 다녀왔다.
    • 國內 처음으로 開城工團 實相을 파헤친 이 小說은 南北交流와 統一의 길을 案內하는 羅針盤 구실을 할 것이다. <편집자>
    려명黎明

    일러스트레이션·박용인

    “1年만 勤務해, 1年 後에는 내가 責任지고 課長 進級과 同時에 本社로 복귀시킬 테니까.”

    박경호가 담배를 빨아들이더니 煙氣를 길게 뱉고 나서 말을 이었다.

    “本俸에다 派遣手當 50萬 원이 붙는 거야, 거긴 돈 쓸 데가 없어서 1年에 1000萬 원은 모을 수 있다는 거다. 들었지?”

    윤기철은 對答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난데없다. 點心 잘 먹고 들어왔더니 業務部長 박경호가 吸煙室로 使用되는 베란다로 불러내 開城工團 現地法人으로 가라는 것이다. (週)龍城은 衣類 生産 輸出業體로 開城에 現地法人 ‘용성’을 設立했다. 2003年 開城工團이 生産을 始作하고 나서 3年 만인 2006年 設立됐으니 이젠 基盤이 굳은 셈이다. 基盤이 굳었다는 것은 ‘個性 살림’에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開城 용성’의 勤勞者는 650名, 韓國人 職員은 法人長 包含해 8名이 勤務한다. 박경호가 바짝 다가서더니 윤기철을 보았다.

    “이봐, 尹 代理, 危機가 機會라는 말 모르나?”



    “무슨 말입니까?”

    마침내 윤기철이 말을 받았다. 박경호와는 3年間 業務部에서 부대끼다보니 알 건 다 아는 사이다. 部長 3年次인 박경호는 책임질 일은 나서서 맡은 적이 없다. 部下가 事故를 치면 감싸준 적도 없는 人間이다. 39歲, 나이나 經歷이 윤기철보다 10年 先輩다. 박경호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곧 本社에서 構造調整이 있을 거야, 이 親舊야. 開城에 가 있으면 비바람을 避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윤기철이 숨을 들이켰다. 요즘은 企業이 어렵다. (週)龍城은 賣出額이 內需 輸出 合해 2000億 원으로 5年째 踏步 狀態이고 每年 減員을 해왔다. 그런데 構造調整이라니? 이놈의 會社는 새로운 市場, 새로운 製品을 開發하는 것이 아니라 만날 減員에 構造調整만 하는가? 그때 박경호가 손바닥으로 윤기철의 어깨를 툭툭 쳤다.

    “이건 祕密이야, 尹 代理만 알고 있어.”

    “예, 部長님.”

    “工團 派遣, 생각해보고 來日 아침까지 알려줘.”

    이제는 박경호가 느긋해졌다.

    “開城에 간다고?”

    술盞을 내려놓은 조하나가 윤기철을 보았다. 속눈썹에 가린 검은 눈瞳子가 불빛을 받아 반짝였다. 아름답다. 요즘 世上에서 人造 아닌 것이 있는가? 다 人組다. 조하나하고 모텔에 가면 벗고 떼는 데만 한 時間이 걸린다. 일 끝나고 붙이는 데는 30分쯤 더 걸린다. 그래서 일 치르는 時間이 相對的으로 너무 짧게 느껴진다. 조하나가 다시 물었다.

    “個性에는 왜?”

    “거기 現地法人 말야, 거기로 發令이 날 것 같아서.”

    “…”

    “1年 勤務하면 2000萬 원쯤 모이게 된다지만 그것보다도.”

    “…”

    “課長 進級하기 위해서 必須 코스野. 1年 勤務하고 나오면 課長 돼.”

    “…”

    “一週日에 한 番 外泊 나오는 거지. 土曜日 午後에 나왔다가 月曜日 아침에 들어가는 거야.”

    말하다보니 視線만 주고 있는 조하나에 對해 윤기철이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었다. 1000萬을 2000萬으로, 課長進級 必須코스 等으로 光澤을 낸 自身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입을 다문 윤기철이 燒酒盞을 들고 한 모금에 삼켰다. 이곳은 인사동의 韓食堂, 觀光客을 相對로 퓨전寒食을 만들어 파는 곳인데 조하나의 단골집이다. 조하나가 잠자코 視線을 내리더니 제 盞에 술을 채운다. 26歲, 食品會社 祕書室 3年次 寺院, 167㎝, 52㎏의 날씬한 몸매. 눈, 코, 볼, 입술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는 美人으로 윤기철과는 1年 半째 交際 中이다. 그때 조하나가 말했다.

    “우리 系列社가 그곳에 있어. 食品用 캔을 만드는 會社야.”

    이제는 윤기철이 입을 다물었고 조하나의 말이 이어졌다.

    “그 系列社 社長이 만날 이야기해주는 바람에 開城工團 이야기는 다 들었어.”

    “…”

    “自己가 좋다면 가, 난 상관없어.”

    그 瞬間 윤기철은 가슴에 찬바람이 스치고 지나는 느낌을 받는다. 얘는 남이다. 눈앞에 보이는 女子는 같은 車에 타지 않았다. 한때는 같은 方向으로 달리는 車에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女子다. 그래, 個性은 잘나가는 會社에서는 流配地다. 나 같은 3流 中小企業 職員 立場에서는 構造調整 避하는 避難處 같은 곳이고, 윤기철이 술甁을 집어 아직도 빈 盞으로 놓인 제 盞에 술을 채웠다.

    “그래, 갈 거다.”

    말이 저절로 나와버렸다.

    밤 11時가 다 됐는데 윤덕수는 저녁밥을 먹는 中이었다.

    “어, 왔냐?”

    飯酒로 燒酒를 마시던 윤덕수가 술盞을 들어 보이며 윤기철에게 물었다.

    “한盞할래?”

    “아뇨.”

    조하나하고 燒酒 두 甁을 나눠 마시고 그냥 헤어진 터라 술이 당기기는 했다. 그냥 헤어졌다는 것은 같이 모텔에 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一週日에 한 番꼴로 만나면 꼭 모텔에 갔으니까.

    “밥 먹을래?”

    이番에는 어머니가 물었으므로 윤기철은 머리만 내저었다. 동생 윤영철은 昨年에 除隊하고 아직 就職을 못해 하루에 알바 두 湯을 뛴다. 只今은 便宜店에 있을 것이다. 어쨌든 個人택시 運轉士인 아버지까지 男子 셋은 熱心히 버는 便이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윤기철이 술盞을 들고 있는 윤덕수 앞에 앉았다. 아버지는 오늘 쉬는 날이어서 登山을 다녀왔을 것이다.

    “아버지, 저, 우리 會社 開城工團 工場으로 옮겨가려고요.”

    불쑥 말했더니 윤덕수가 술盞을 내려놓았다. 눈이 가늘어져 있다.

    “왜?”

    “課長 進級하려면 거기서 1年 勤務해야 됩니다. 그것이 必須 코스죠.”

    30坪 아파트여서 廚房에서도 다 들린다. 어머니 李貞玉이 다가와 옆자리에 앉았다.

    “거기, 안 가면 안 되냐?”

    “왜?”

    이番에는 윤기철이 물었더니 李貞玉의 눈도 가늘어졌다.

    “지난番 언젠가 韓國사람 하나를 잡아 가두고 못나오게 했잖어?”

    “아, 그거, 나중에 보냈는데….”

    “즈그들 맘대로 工團 門 닫고, 쫓아내고 잡아들이고 하잖어?”

    “잡아들이기는 언제….”

    “危險해, 가지마.”

    마침내 李貞玉이 말했을 때 윤덕수가 헛기침을 했다.

    “사내子息이 무슨, 가봐.”

    “아니, 기철이 아부지.”

    “우리 돈 내고 지은 工場인데 가는 게 무섭다면 말이 되냐?”

    눈을 부릅뜬 윤덕수가 李貞玉을 노려보았다. 윤덕수는 11字로 始作되는 젓가락 軍番을 자랑했고 香爐峯에다 벙커 作業을 한 것이 追憶거리인 이른바 極右 保守人士다. 윤덕수의 視線이 윤기철에게로 옮겨졌다.

    “가야지, 난 越南은 支援했어도 못 갔지만 넌 가야 된다.”

    이로써 윤덕수가 越南派兵과 開城工團 進出을 같은 視角으로 본다는 事實이 드러났다.

    按酒 시키자는 말처럼 조하나가 가볍게 말했으므로 윤기철이 엉겁결에 피식 웃었다. 웃고 나서도 感動은 오지 않았다. 다만 오늘 모텔 가는 것은 글렀다는 생각이 스쳐갔을 뿐이다. 조하나가 말을 이었다. 如前히 視線을 준 채다.

    “나 많이 생각했어.”

    “…”

    “뭐 一週日에 한 番 서울 올 수 있을 테니까 만나는 건 只今하고 다를 것도 없지만….”

    “…”

    “整理하는 게 낫겠어.”

    “그러지 뭐.”

    술甁을 든 윤기철이 제 빈 盞에 燒酒를 따르면서 말을 이었다.

    “나, 오늘 너하고 모텔 가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한 番 해줄래?”

    이番에는 조하나가 입을 다물었다. 視線도 내려서 눈 밑에 그늘이 졌다. 그러고보니 눈 밑에 주근깨가 많다. 속눈썹 붙인 끝部分이 조금 벌어졌다. 왼쪽. 그때 윤기철이 머리를 끄덕였다.

    “알았어, 나 갈게.”

    윤기철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가 술값 내고 먼저 나갈게.”

    “어이 共産黨.”

    다가온 임승근이 그렇게 불렀으므로 옆 테이블에 앉았던 女子 셋이 一齊히 이쪽으로 視線을 주었다. 午後 10時10分, 이곳은 조하나하고 헤어진 韓食堂 다음 골목 안 食堂이다. 털썩 앞쪽에 앉은 임승근이 食卓을 둘러보며 웃었다.

    “子息, 혼자 두 甁 班 마셨구먼.”

    “하나가 半 甁 마셨으니까 세 病이야.”

    “걔 어디 있냐?”

    “보냈어.”

    머리를 끄덕인 임승근이 술盞을 쥐었다. 임승근度 술을 마시다가 윤기철의 連絡을 받고 온 것이다.

    “敎育 끝났냐?”

    한 모금에 술을 삼킨 임승근이 물었다.

    “언제 가?”

    “다 끝냈어. 다음 水曜日에 떠나.”

    “근데 하나는 왜 보냈어? 가기 前에 熱心히 떡이나 쳐둬야지.”

    “헤어졌어.”

    술을 따르던 임승근이 힐끗 보았다가 잠자코 술甁을 세워놓고 盞을 들었다.

    “누가 헤어지자고 한 거야?”

    “걔가.”

    “왜?”

    “안 물어봤어.”

    “걔도 말 안 하고?”

    “응.”

    “잘했다.”

    잠깐 둘은 입을 다물었고 옆 테이블의 女子들이 다투기 始作했다. 서로 내가 안 했다고 소리를 지르다가 곧 그쳤다.

    “開城에서 하나 잡아라.”

    불쑥 말한 임승근이 지그시 옆쪽 테이블의 女子들을 훑어보았다.

    “여기 애들보다는 낫겠지.”

    “걔는 젖가슴도 못 만지게 했어.”

    “내가 아는 어떤 애는 바깥 溫度가 40度가 넘으면 얼굴이 녹는다는 거다. 어느 뜨거운 날에 그 애가 턱에 주먹만한 물주머니를 매달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거야.”

    마침내 윤기철이 풀쑥 웃었고 임승근이 말을 이었다.

    “開城工團 內部 이야기는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어. 그것은 韓國 業體들이 徹底히 입團束을 해왔기 때문이야. 말이 새나가면 北韓 側으로부터 不利益을 當할까 두려웠기 때문이지.”

    正色한 임승근이 윤기철을 보았다.

    “完全히 鐵의 帳幕이야. 그곳은, 韓國 企業體 120個가 鐵의 帳幕 속에 갇혀 있단 말이다.”

    임승근이 손가락 끝으로 윤기철의 콧등을 겨냥했다.

    “네가 한番 풀어봐라. 勿論 내가 祕密을 지켜줄게, 如此하면 責任도 질게.”

    “아이구 좆같이.”

    입맛을 다신 윤기철이 椅子에 등을 붙였다.

    “왜 以來? 兄, 女子한테도 車였는데 이제 會社에서도 짤리는 꼴을 보고 싶어서 그래? 다 最善을 다하고 있는 거야.”

    “愛國을 假裝한 集團 利己主義다.”

    “于先 살아야 愛國도 하는 거야.”

    “이놈 眞짜 共産黨이네.”

    “始發, 오늘은 모텔에 가려고 나왔는데 車였어.”

    “가만.”

    자리에서 일어선 임승근이 옆쪽 테이블로 갔다가 1分 만에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뻔한 일이어서 윤기철은 그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임승근이 입맛을 다시면서 말했다.

    “셋 다 멘스란다.”

    “兄, 잘 지내. 내가 자주 連絡할게.”

    “始發놈, 開城에서는 핸드폰도 안 된다면서 連絡은 무슨….”

    문득 말을 멈춘 임승근이 윤기철을 보았다.

    “니가 次인 一百 가지 理由 中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水曜日 午前 10時, 가방 하나만 든 윤기철이 데리러 온 機械課長 백종호가 運轉하는 車를 타고 開城工團으로 進入했다. 開城工團은 ‘開城國際自由經濟地帶’라는 名稱으로 巨大한 工業地域을 設定했으나 實際로는 그 10分의 1도 안되는 330萬m²人 約 100萬 坪의 敷地를 1段階 工業地區로 使用한다. 2000年 6月 15日 南北共同宣言에서 開城工團이 採擇된 後에 2003年 6月 1段階 開發 着工式을 했고 2004年 6月 示範團地의 15個 入住業體가 契約을 締結했다. 그리고 2004年 12月 첫 製品을 生産한 後 2013年 12月 基準으로 123個 業體가 5萬3000名假量의 北韓 勤勞者를 雇用한 狀態다. 韓國 側 勤勞者는 約 800名이다. 差가 龍城의 玄關 앞에 멈춰 섰을 때 靑色 作業服 차림의 女職員이 다가오더니 먼저 車에서 내리는 백종호를 向해 까딱 머리를 숙였다.

    “安寧하세요, 白 課長님.”

    “어, 미스 情.”

    활짝 웃은 백종호가 윤기철을 가리켰다.

    “여기 이番에 새로 오신 尹 課長이셔.”

    백종호가 윤기철에게도 말했다.

    “事務室 業務擔當 정순미 氏, 尹 課長 조수인 셈이지.”

    視線이 마주치자 정순미가 머리를 숙였는데 두 손을 마주 잡고 아랫배에 붙인 姿勢다. 이런 人事는 난生처음 받은터라 저절로 윤기철의 머리도 숙여졌다.

    “잘 付託드립니다.”

    정순미가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 나도….”

    조금 唐慌한 윤기철이 階段을 오르다가 발이 미끄러져 비틀거렸다. 곱다. 이런 表現이 어울리겠다. 그 瞬間 윤기철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다. 서울 女子들한테는 ‘곱다’라는 表現을 써본 적도 떠올린 적도 없는 윤기철이다. 單語도 잊어먹을 程度였는데 갑자기 이곳에서 떠올랐다. 정순미의 案內로 윤기철은 建物 안으로 들어섰다. 延建坪 3000坪의 建物이다. 玄關 안쪽 로비를 半걸음쯤 오른쪽 앞으로 걷는 정순미는 날씬했다. 키가 168쯤 되겠다. 스커트 밑으로 뻗은 종아리는 미끈했고 허리線은 부드럽다. 그리고 보라, 옆얼굴은 솜털이 보인다. 희고 매끄러운 皮膚, 人造 눈썹이 아닌 天然 속눈썹, 어느 한 곳에 ‘물’을 넣지 않았는데도 저렇게 곱다.

    “여기예요.”

    넓은 로비를 어떻게 걸었는지 모른다. 옆을 勤勞者 여럿이 스치고 지나면서 힐끗거렸지만 輪廓만 기억난다. 어느덧 事務室 앞에 선 정순미가 웃음 띤 얼굴로 말하더니 門을 열었다.

    “어서 오게.”

    事務室 안쪽에 서있던 法人長 김양규가 소리쳐 윤기철을 맞았다. 事務室 안의 視線이 모두 윤기철에게 모였다.

    事務室 職員들과 人事를 마친 윤기철이 法人長 김양규를 따라 現場 옆쪽의 會議室로 다가갔다. 이곳에서 勤勞者 代表와 各 班長들과 接見하는 것이다. 정순미까지 셋이 들어섰을 때 기다리던 男女가 一齊히 視線을 주었다. 모두 長方形 테이블의 한쪽에 앉아 있었는데 男子 셋, 女子 여섯이다. 中央에 앉은 사내가 代表 同志일 것이다. 그때 김양규가 윤기철을 紹介했다.

    “이番에 새로 온 윤기철 業務課長입니다.”

    “잘 오셨습니다. 尹 課長님.”

    代表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윤기철에게 손을 내밀었다. 輪廓이 뚜렷한 容貌, 키도 175쯤 돼 보이고 어깨도 넓다. 다가간 윤기철의 손을 쥔 代表가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잇는다.

    “내가 勤勞者 代表 조경필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感謝합니다, 잘 付託드립니다.”

    남은 幹部들과 人事를 마친 윤기철이 테이블의 反對便에 김양규와 나란히 앉았는데 그사이에 정순미는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자, 오늘은 新任 業務課長이 人事하는 자리니까 總和라고 볼 건 없고.”

    그렇게 韻을 뗀 조경필이 웃음 띤 얼굴로 윤기철을 보았다.

    “開城에서 勤務하고나면 모두 昇進돼 떠나지 않습니까? 그것을 보면 우리도 氣쁘團 말입니다.”

    윤기철은 웃음만 띠어주었다. 최석동이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 그때 門이 열리더니 정순미가 錚盤에 生水甁을 받쳐 들고 들어섰다. 마실 것을 가지러 나갔던 것 같다. 그런데 정순미는 어느 쪽 테이블에 앉을 것인가. 궁금해진 윤기철이 기다렸을 때 이番에는 김양규가 말했다.

    “예, 그렇죠. 開城에는 엘리트만 옵니다. 昇進 對象者만 오는 거죠.”

    정순미의 몸이 옆으로 바짝 붙더니 앞에 生水甁이 놓여졌다. 윤기철은 숨을 들이켰다. 그 瞬間 옅은 香내가 맡아졌다. 다시 조경필이 말을 받는다.

    “尹 課長님도 前任 崔 課長처럼 좋은 結實을 보기를 期待하겠습니다.”

    이 者가 只今 惡談을 하는가? 그러나 조경필의 얼굴은 嚴肅했다.

    이원호

    려명黎明
    1947年 全北 電柱에서 태어나 전주고, 전북대를 卒業했다. (週)백양에서 中東과 아프리카 地域 貿易 일을 했고, (週)經世貿易을 設立해 直接 經營했다. 1992年 ‘皇帝의 꿈’과 ‘밤의 大統領’李 100萬部 以上 팔리며 最高의 大衆文學 作家로 떠올랐다. 簡潔하고 힘 있는 文體, 스케일이 큰 構成, 速度感 넘치는 展開는 그의 小說에서만 볼 수 있는 魅力이다. 企業, 俠客, 政治, 歷史, 戀愛 等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只今까지 50餘 篇의 小說을 냈으며 1000萬部 以上의 販賣高를 記錄했다. 主要 作品으로 ‘割增人間’ ‘바람의 칼’ ‘剛한 女子’ ‘보스’ ‘無法者’ ‘프로페셔널’ ‘皇帝의 꿈’ ‘밤의 大統領’ ‘江岸男子’ 等이 있다.


    “가겠습니다.”

    다음 날 午前, 出勤하자마자 윤기철이 말하자 박경호는 방긋 웃었다.

    “잘 생각했어. 그럼 發令은 열흘 後인 3月 15日子로 날 거야.”

    “열흘 後요?”

    “그래.”

    머리를 끄덕인 박경호가 말을 이었다.

    “이番에 돌아온 崔 誇張한테서 業務 引受引繼를 받으라고.”

    崔 課長이란 開城 용성에서 業務課長을 맡았던 최석동을 말한다. 자리에서 일어선 박경호가 웃음 띤 얼굴로 윤기철의 어깨를 툭 쳤다.

    “開城 가려고 줄을 섰다고, 넌 나한테 술 한盞 사야 돼.”

    자리로 돌아와 앉은 윤기철의 옆으로 서민우가 다가와 섰다. 서민우는 入社 2年次, 軍隊도 補充役으로 빠진 터라 스물여섯이다. 2年 벌었다.

    “尹 先輩, 開城 가신다면서요?”

    “始發놈아, 넌 代理라고 부르면 입술이 부르터?”

    으르렁거렸지만 서민우가 픽 웃었다.

    “언제는 先輩가 좋다고 해놓고선.”

    “그땐 술 마실 때여.”

    서민우가 바짝 다가섰다.

    “들었어요?”

    “뭘?”

    “崔 課長이 짤렸다던데.”

    “뭐가? 좆이?”

    “弄談 아니에요.”

    서민우의 목소리가 더 낮아졌다.

    “開城에서 짤렸다는 겁니다.”

    윤기철이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최석동은 開城 勤務 8個月 만에 돌아온 것이다. 그래서 業務部의 待機者로 發令이 나 있다. 맡은 職責이 없기 때문이다. 갑작스러운 歸還이었지만 최석동은 業務部에서 勤務했을 때도 能力을 認定받은 엘리트다. 本社에서 必要했기 때문에 歸還시킨 것으로 알고 있었다. 윤기철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담배 한 대 피우자.”

    윤기철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吸煙區域에서 이야기를 하자는 말이다.

    勤務時間이어서 吸煙區域人 베란다는 비어 있었다. 담배를 입에 문 서민우가 서둘러 불을 붙이더니 煙氣를 뿜고 나서 물었다.

    “代理님 모르셨죠?”

    “뭘?”

    “崔 課長 事件.”

    “事件이라니?”

    윤기철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庶民우는 情報가 빠르다. 時間만 나면 携帶電話를 조몰락거리는 德分인지 온갖 스캔들, 뉴스, 事件에 通達했고 사내 人士라든지 事故도 먼저 아는 境遇가 많다. 붙임性 있는 性品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윤기철의 視線을 받은 서민우가 다시 煙氣를 뿜고 나서 말했다.

    “이건 個性의 資材課長한테서 나온 말인데요. 祕密 지켜주실 거죠?”

    “始發, 지켜줄게, 말해봐.”

    “崔 課長이 거기 代表하고 붙었답니다.”

    윤기철은 視線만 주었다. 여기서 代表라고 부르는 건 工場의 北韓 勤勞者 代表를 말한다. 北韓의 勤勞者를 管理, 監督하는 人間으로 職場長이란 名稱이 있다.

    “自己 許諾 없이 班長들한테 指示를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崔 課長은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는군요.”

    “…”

    “둘이 사이가 나빴답니다. 代表 되는 놈이 性質이 더러워서 法人長도 꼼짝 못한다는 겁니다.”

    “아, 그거야.”

    윤기철이 입맛을 다셨다. 다 아는 事實이다. 甲乙(甲乙) 關係를 따진다면 率直히 甲은 北韓 側이다. 韓國이 資本과 技術을 投資해 工團을 세웠지만 土地, 勞動力은 北韓이 댔다. 共生(共生), 共存(共存)의 바탕이 돼야 했지만 그렇게 안 된다. 2013年, 3個月이 넘도록 開城工團 稼動이 中止된 것도 甲(甲) 노릇을 해온 北韓 側의 橫暴였다는 것이 世界萬邦에 證明됐다. 現在 開城에 進出한 100餘 個의 韓國 業體가 그 事實을 모르겠는가? 알면서도 默默히 참고 工場을 運營해온 것이다. 그래서 誤解도 많이 받았지만 工場이 稼動돼 利益을 創出하면 그것도 愛國이라고 自慰를 한다. 헛기침을 한 서민우가 힐끗 윤기철을 보았다.

    “이건 제가 義理上 尹 代理님한테 말씀드리는 건데요.”

    “뭐? 義理?”

    “내가 술도 많이 얻어먹었지 않습니까? 홍대 앞에서 놀기도 했고.”

    “읊어봐.”

    “尹 代理님을 推薦한 건 朴 部長입니다. 아시죠?”

    빨리 말하라는 듯이 이맛살만 좁힌 윤기철을 向해 서민우가 빙긋 웃었다.

    “내가 朴 部長이 尹 代理님을 推薦한 理由를 分析했지요. 開城 가고 싶어 하는 놈들, 아니, 先輩들이 좀 있거든요. 아시지 않습니까?”

    “…”

    “無能한 놈, 家庭生活에 問題가 있는 놈까지….”

    “아니, 權 課長이?”

    윤기철이 서민우의 말을 가로채었다. 業務課 施設擔當 권혁주 課長은 지난달 離婚했다. 子息도 없어서 뛰기 좋은 狀況이다.

    윤기철이 果然, 하는 表情을 만들고 서민우를 보았다.

    “넌 業務部에서 出世할 거다. 者, 내가 오스카賞의 榮譽를 안게 된 理由를 듣자.”

    “웬 오스캅니까?”

    “인마, 그게 그거지, 말해.”

    “果然 엉뚱한 데는 素質이 있으셔, 그런 것 때문에 選拔되셨는지도….”

    “빨랑 말 안 해?”

    “지난番 部 會食 때 先輩님이 朴 部長한테 대든 적 있죠? 기억나세요?”

    “내가 언제 대들어?”

    눈을 치켜뜬 윤기철이 緊張했다.

    “이 子息이 生사람 잡네. 내가 언제….”

    “優秀 部署 褒賞式 날에.”

    “내가 인마, 部長을 三寸처럼 모셨는데. 내가 兩班 子孫이다.”

    “그때 部長이 兆 大統領 찍었다고 하니까 代理님은 떨어진 野黨 候補를 찍었다고 하셨잖아요?”

    “…”

    “그러니까 部長이 웃으면서 代理님한테 ‘저 새끼 共産黨이네’ 했잖아요?”

    그 瞬間 윤기철이 숨을 들이켜면서 입을 다물었다. 感 잡았다. 그때 서민우가 決定打를 날렸다.

    “어제 午後 權 課長이 따지니까 部長이 뭐라고 對答한지 아세요?”

    “…”

    “尹 代理하고 代表하고 맞을 것 같다고 했답니다. 그 한마디에 權 課長이 뻗어버린 거죠. 그때 會食 때 權 課長도 들었으니까….”

    그러고는 서민우가 머리를 기울이고 윤기철을 보았다. 미심쩍은 表情이다.

    “근데 맞아요?”

    “뭐가?”

    “共産黨.”

    “까고 자빠졌네.”

    윤기철이 몸을 돌렸다.

    최석동은 豁達한 性格에 人間性도 좋았다. 業務 面으로는 가끔 흘리는 것도 있었지만 위아래를 分明히 가렸고 책임질 것은 졌다. 欠이 있다면 입이 좀 가벼워서 도무지 祕密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周邊에 鎭重한 群像이 끼지 않는다. 午後 3時, 윤기철은 會議室에서 최석동과 마주 앉았다. 派遣 1日次 敎育이다. 會社의 指示로 윤기철은 一週日間 派遣敎育을 받게 됐는데 오늘은 業務 引受引繼이다.

    “뭐, 여기 적힌 事項만 체크하면 돼, 主要 事項은 컴퓨터에 入力돼 있어.”

    최석동이 프린트된 파일을 건네주면서 말했다. 테이블에서 둘은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최석동 課長은 32歲, 未婚이다. 윤기철보다 나이, 經歷이 3年 先輩로 新入 때 6個月間 射手로 모신 적이 있다. 최석동이 넓은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개子息들, 本社에 자리가 없다고 大田工場으로 가라는데?”

    “大田 本工場요?”

    “工場이면 다 똑같지, 무슨 本工場?”

    “職責은요?”

    “生産部 業務課長.”

    “아, 이런, 그건 開城보다 낮은데.”

    “來年에 次長 進級시켜 準댄다.”

    “그 말 어떻게 믿어요?”

    “너도 開城에서 돌아오면 誇張 시켜준다고 했지?”

    “그랬어요.”

    “그럼 너도 本工場 課長으로 와라, 나하고 같이 놀자.”

    “근데, 싸웠어요?”

    “누가 그래?”

    시큰둥한 表情으로 되묻는 것이 豫想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 所聞 다 났어요. 只今이 어떤 世上이라고….”

    “그 새끼 毒種이야.”

    불쑥 최석동이 말했지만 윤기철은 알아들었다. 최석동과 붙었다는 北韓 勤勞者 代表다. 윤기철은 숨을 죽였고 최석동의 말이 이어졌다.

    “8個月間 그 새끼한테 밀려서 내가 숨을 제대로 못 쉬었어, 생각해봐라.”

    深呼吸을 한 최석동이 앞에 놓인 물甁을 손에 쥐었다.

    “이건 勞組도 아니고 上典이야, 監視員, 監督官이라고. 내가 數十 番 親해지려고 했지만 안 먹혀, 안 通해.”

    “…”

    “그럴수록 더 氣勢騰騰해진단 말야. 그런데도 生産量 나오는 거 보면 奇跡이다. 法人長은 忠武武功 勳章을 줘야 돼.”

    “忠武武功 勳章요?”

    “아, 저기, 나라에서 주는 第一 큰 勳章 말이다.”

    “그놈 몇 살인데요?”

    윤기철이 話題를 돌렸다. 絶對的으로 必要한 情報다.

    “性格은 어때요?”

    “마흔세 살, 軍 出身 같아. 性格은 뭐랄까? 原理原則에 徹底하고 성실해.”

    “…”

    “밝고 謙遜해서 勤勞者들한테 人氣가 있어.”

    윤기철의 表情을 본 최석동이 쓴웃음을 지었다.

    “法人腸이 세 살 위라고 깍듯하게 對해.”

    “아, 그런데 왜?”

    “내가 말하지 않았어? 그 새끼, 原理原則에 徹底하다고?”

    어깨를 부풀린 최석동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規定에 없는 일은 絶對로 안 해. 夜間勤務, 작업조 配置도 每月 初 아니면 안 돼. 班長한테 이야기하는 것도 안 돼. 規定대로 代表를 통해야 된다는 거야. 그놈은, 會社 側에 對해서는 눈곱만큼도 讓步를 안 해. 會社가 곧 韓國 政府고 勤勞者는 北韓이라는 것이지. 南北 對決이야, 그 子息은 融通性이란 눈을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없어.”

    呼吸을 가눈 최석동이 곧 길게 숨을 뱉었다.

    “그놈이 언젠가 나한테 물었어. 韓國 大統領하고 課長 동무는 故鄕이 같다면서요? 하고. 結局은 그거였어. 그놈은 나를 쫓아내고 韓國 大統領을 몰아낸 氣分이 돼 있을 거야.”

    “決定的인 事件이 있었어요?”

    “내가 班長들한테 라인 間隔을 벌려 副資材를 쌓아놓으라고 한 것을 트집 잡은 거야. 代表를 통하지 않고 番番이 契約違反을 했다면서 내보내지 않으면 作業 中止를 시키겠다는 通報를 했어. 그것으로 끝장난 거다.”

    윤기철이 어깨를 치켜들었다가 내렸다. 그러고는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참 좆 같은 놈이네.”

    려명黎明

    일러스트레이션·박용인

    윤기철은 스물아홉이다. 職場生活 5年, 正常的으로 高等學校, 大學을 卒業했고 軍生活 2年까지 着實히 마친 後 바로 中小企業 ‘용성’에 入社했으니 單 1年度 썩은 歲月을 보내지 않았다. 只今까지 살아오면서 남과 比較해서 넘치지도 덜하지도 않을 만큼의 經驗과 因緣까지 쌓은 윤기철이다. 따라서 職場生活에서 理由 없는 好意와 配慮를 그대로 받아들일 만큼 純眞하지도 않다. 박경호의 開城工場 轉出 勸誘를 額面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은 것이다. 그런데 事情을 들을수록 漸漸 어깨가 무거워졌다. 豫想했던 것보다 더 까다롭고 深刻했다. 그래서 그날 저녁 高等學校 2年 先輩인 임승근과 홍대 앞 三겹살 食堂에서 마주 앉았다. 週刊誌 記者인 임승근은 윤기철의 死刑(師兄) 役割이다. 高等學校 時節 ‘一陣’으로 맺어진 關係여서 질기고 끈끈하다.

    “무슨 일이냐? 바빠 죽겠는데?”

    政治部, 經濟部를 왔다갔다 하던 임승근이 지난週에 休戰線 取材記를 쓴 걸 보면 國防部로 간 것 같다. 건성으로 물은 임승근이 불판의 三겹살을 뒤집을 때 윤기철이 말했다.

    “兄, 나, 開城으로 가게 됐는데.”

    “거긴 뭐 하러?”

    “開城 工場으로 發令난 거야.”

    “發令?”

    머리를 든 임승근이 윤기철을 똑바로 보았다. 가는 눈이 더 가늘어졌다.

    “왜?”

    “왜는 무슨? 가라고 하니까 가는 거지.”

    “너, 찍혔어? 아님 人事考課가 나빠?”

    “아니, 그게 아니고.”

    慇懃히 부아가 난 윤기철이 임승근을 마주 보았다.

    “내가 共産黨으로 보여서 適當한가봐.”

    “니가 共産黨?”

    술盞을 내려놓은 임승근에게 發令이 난 것부터 최석동과 勤勞者 代表 間의 不和, 그리고 박경호가 ‘저 새끼 共産黨’이라고 한 것까지를 說明했다. 說明이 끝날 때까지 잠자코 술만 따라 마시던 임승근이 입을 열었다.

    “너, 開城에 韓國 企業體가 몇 個 있는지 알지?”

    “왜 몰라? 123個, 北韓 勤勞者는 5萬3000이야.”

    “네 會社는 몇 名이냐?”

    “650名, 韓國 側 管理職은 나까지 8名.”

    “規模는 別로 크지 않군.”

    “근데 왜 묻는 거야?”

    “生産量은 잘 나와?”

    “잘돼, 칭다오 工場보다 收益性이 좋아.”

    龍城은 中國 칭다오에도 1000名 規模의 工場이 있다. 그러나 칭다오 工場은 離職者가 많고 人件費가 높아져서 이제는 人件費가 開城 工場의 4倍 水準이 됐다. 開城工團의 임금은 週 48時間 勤務 基準으로 月 6萬6775달러이니 韓貨로 7萬3000원 程度다. 每年 勤務手當, 保險料, 福利厚生費까지 計算해도 月 130달러(14萬3000원)에서 170달러(18萬7000원)인 것이다. 손재주와 技術 習得力이 世界 第一인 데다 人件費가 이렇게 싸니 企業 側으로는 이런 天國이 없다. 게다가 每年 5%의 賃金 引上을 하기로 契約條件에 明示돼 있으니 앞으로 10年은 견딜 수 있다. 그때 임승근이 말했다.

    “始發놈들이 널 共産黨으로 본단 말이구먼.”

    “그래서 그 子息하고 손발이 맞을 것으로 豫想하는 것 같아.”

    “사람 잘못 보았지.”

    임승근이 큭큭 웃더니 물었다.

    “너, 野黨候補 찍었어?”

    “아니, 部長놈이 하도 꼬와서 일부러 그런 거야. 난 選擧날 놀러갔어.”

    “그럼 좋은 方法이 있긴 한데. 니가 잘 지내다가 돌아오는 方法.”

    “뭔데?”

    “니가 共産黨이 되는 거야, 1年만.”

    “죽겠네.”

    “요즘 데모 하는 데 가서 警察車나 발길로 한番 次라, 그럼 내가 寫眞 한 房 잘 찍어줄게. 넌 하룻밤만 자고 나오면 獨立鬪士가 된다. 萬一 네가….”

    “아, 始發, 兄, 그만.”

    손바닥을 펴 보인 윤기철이 어깨를 부풀렸다. 윤기철은 임승근의 一陣 後繼者지만 더 거칠었다. 복싱과 格鬪技로 鍛鍊된 윤기철은 周邊 高校까지 掌握했던 ‘英雄’이다. 共産黨하고는 距離가 먼 캐릭터다. 燒酒를 한 모금에 삼킨 윤기철이 임승근을 보았다.

    “兄하고 이야기하다가 決心했어.”

    “옳지, 共産黨 되는 거?”

    “나하고 최석동이는 캐릭터가 달라.”

    “웬 캐릭터?”

    “최석동이는 겉으로는 으스대지만 뒷심이 없어. 주먹에 自信이 없는 놈들의 習性理智. 그것을 看破당한 거야.”

    “너, 漆래?”

    “척 보면 알지. 그 새끼가 마흔셋이나 됐다니까 내 포스를 느끼겠지.”

    “웃기네, 子息.”

    쓴웃음을 지은 임승근이 윤기철의 盞에 술을 따랐다. 저녁 8時가 넘으면서 周邊 雰圍氣가 떠들썩해졌다. 그래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래서 부딪치겠다는 말이군. 內, 그럴 줄 알았어.”

    술盞을 든 임승근의 목소리도 떠들썩해졌다.

    “그 事件은 젤 먼저 나한테 알려줘야 한다. 아마 인터넷 照會數 1等일 거다.”

    土曜日 午後 1時 半, 오늘은 開城 용성 法人長 김양규가 本社에서 윤기철과 마주 앉아 있다. 윤기철의 派遣敎育 사흘째 되는 날이다. 大部分의 職員이 退勤한 後여서 周圍는 조용하다. 김양규가 답답한지 會議室 門을 열어놓아서 밖의 빈 事務室이 다 보였다.

    “저 때문에 宅에도 못 가시고 罪悚합니다.”

    윤기철의 말에 김양규가 풀쑥 웃었다. 김양규는 法人長으로 가기 前 大田工場 工場長이었다. 龍城의 開城工場을 建設할 때부터 7年 동안이나 運營해왔으니 開城工團의 산 歷史라고 해도 빈말이 아닐 것이다. 김양규가 마른 얼굴을 들고 윤기철을 보았다.

    “조경필이 이야기 들었지?”

    조경필은 北側 勤勞者 代表 이름이다.

    “예, 이름은 들었습니다.”

    “崔 課長이 뭐라고 하던가?”

    “別 이야기 없었습니다만.”

    “그래?”

    쓴웃음을 지은 김양규가 물甁을 들어 甁째로 두 모금을 삼켰다.

    “좀 問題가 있었어.”

    “…”

    “崔 課長으로서는 抑鬱하겠지만 어쩔 수 없어. 손발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말야.”

    “예, 法人장님.”

    “내가 午前에 나오는데 組경필이가 묻더구먼, 崔 課長 後任은 언제 오느냐고 말야.”

    윤기철의 視線을 받은 김양규의 얼굴에 다시 쓴웃음이 번져 있다.

    “그래서 내가 쏘아붙였지. 네가 相關할 일이 아니라고 말야.”

    “…”

    “그랬더니 아무 소리 못하더구먼. 나도 代表가 問題 있으면 工業地區 事務所에 申告를 할 수가 있어. 그럼 그곳에서 調査를 하고 判定을 내리는 거야.”

    “…”

    “잘 알겠지만 자네의 課題는 조경필이하고 손발을 맞추는 거야. 그것만 잘되면 다른 些少한 問題는 넘어갈 수 있어.”

    “잘 알겠습니다.”

    “다른 機械, 電氣, 資材, 生産은 아무 問題가 없네. 代表와 班長들을 相對하는 業務課가 가장 重要해.”

    “…”

    “崔 課長 以前의 배 課長은 代表하고 親했지. 술도 같이 마시고 말야. 勿論 조경필이 以前의 代表였지만.”

    “…”

    “조경필이는 우리한테 온 지 滿 1年 됐어. 그런데 한 番도 虛點을 보이지가 않아. 나한테도 깍듯하고 말야.”

    윤기철은 소리죽여 숨을 뱉었다. 조경필에 對해서는 넘치도록 들었다. 그 亡할 놈의 子息은 이제 들어가서 부딪치면 될 테니 딴것을 알아보자.

    “난 그쪽하고 因緣을 끊은 사람이야.”

    本社 購買部의 장용만 課長은 3年 前에 1年 半 동안 開城에서 勤務한 前歷이 있다. 그래서 午前에 面談을 申請하고 會議室에서 만나 法人長 김양규에 對해 물었더니 대뜸 이런다. 눈은 치켜뜨고 잔뜩 不便하다는 表情이다. 34歲, 誇張 3年次, 購買部는 어디서나 떨어지는 것이 많은 部署다. 그래서 장용만度 富티가 난다. 윤기철이 眞心이 倍인 表情으로 장용만을 보았다. 이 人間하고는 本社 빌딩에서 같이 勤務했지만 그저 눈人事만 하는 사이다. 이렇게 個性으로 얽히게 될지는 몰랐다.

    “예, 아무래도 課長님이 잘 아실 것 같아서요.”

    恭遜한 表情을 짓고 그렇게 말했더니 장용만이 픽 웃었다.

    “잘 알지, 尹 代理의 開城工場 發令 公知를 보고 잠깐 옛날 생각이 났어.”

    “도와주십쇼.”

    “뭘?”

    “法人長 스타일을 알아야 쫄다구가 견딜 것 아닙니까?”

    “業務課長은 代表한테 쫓겨났다고 들었을 텐데 法人長은 왜?”

    “그게 順序일 것 같아서요.”

    “當身은 좀 獨特하구먼.”

    윤기철은 장용만의 눈瞳子가 깊어진 느낌을 받았다. 焦點이 또렷해졌고 입술은 꾹 닫혔다. 장용만에 對한 評을 모았더니 業務能力, 處身, 將來性이 良好했다. 所聞도 나쁘지 않았다. 購買部 職員으로서는 드문 境遇다. 그때 장용만이 말을 이었다.

    “法人腸이 工團 入住業體 모임인 ‘百한回’ 代議員인 줄 알지?”

    “모릅니다.”

    “내가 있기 前부터 百한回 代議員이었어. 代議員은 모두 여덟 名. 會長, 副會長, 總務, 그리고 代議員 여덟 名까지 11名이 工團 入住業體 幹部들이지.”

    緊張한 윤기철이 視線만 주었고 장용만의 말이 이어졌다.

    “代議員이 무엇이냐. 入住業體 幹部野. 入住業體의 權益을 圖謀하고 나아가 工團의 發展에 寄與하는 役割이라고 百한回 會則에 적혀 있더군.”

    “…”

    “그래서 內部의 問題는 서둘러 치우는 거야. 제 손이 닿는 範圍에서, 말하자면 제 部下를 除去해서 얼른 元狀態로 만들어놓는 거지. 제 部下는 얼마든지 充員이 可能하니까. 그래야 幹部 體面이 서거든.”

    “…”

    “아마 최석동이는 그런 말을 자네한테 안 해주었을 걸? 걔는 視野가 좁아. 아니, 責任過剩型이야. 問題가 생기면 제 責任이라면서 안고 먼저 자빠지는 놈들이 있어. 그것이 사내답다고 느끼는 模樣인데 實狀은 귀찮은 것 싫어하는 現代版 武俠誌 팬들이야.”

    “…”

    “최석동이가 그런 스타일 같아.”

    그러고는 장용만이 윤기철을 똑바로 보았다. 두 눈이 번들거린다.

    “會社에서는 다 알고 있어.”

    “…”

    “하지만 김양규가 百한回 代議員으로 있는 것이 大局的으로 會社에 利益이거든. 그러니까 최석동이가 쫓겨나는 걸 놔두는 거야.”

    장용만의 얼굴에 웃음氣가 떠올랐다.

    “자, 이제 눈앞의 안개가 걷히시나?”

    視線을 받은 윤기철은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이건 갈수록 수렁이 깊어지는 느낌이다.

    敎育 닷새째, 保安敎育을 마친 윤기철이 다시 최석동을 불러냈다. 어제는 統一院이 主管한 諸般 敎育까지 다 끝냈으니 節次는 修了한 셈이었다. 開城工團은 南北 間 勤勞者가 共同 作業을 하는 地域이지만 南北韓 兩國은 只今도 儼然한 敵對國이다. 서로 主敵(主敵) 狀態로 60餘 年을 지내온 狀況인 것이다. 現地에 派遣될 職員의 保安敎育은 必須다. 會議室에 둘이 마주 앉았을 때 최석동이 먼저 입을 열었다.

    “다음 週에 大田工場으로 내려간다.”

    “뭐, 저하고 거기서 다시 만나지요.”

    “알았어. 내가 술집 좋은 데 봐둘게.”

    “유성 쪽이 좋다던데요.”

    최석동의 말을 건성으로 받으면서 윤기철은 지난番 對話를 떠올렸다. 최석동은 法人長 김양규가 總務武功 勳章을 받아야 한다고까지 치켜세웠다. 그런데 장용만은 김양규가 제 몸補身만 하는 人間이며 會社 側에서도 그것을 幇助한다고 했다. 果然 眞實은 무엇인가? 최석동은 그 事實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장용만의 惡談인가? 이곳에 있는 동안 可能하면 確認해보는 것이 낫다. 윤기철이 머리를 들고 최석동을 보았다.

    “法人長 性格은 어때요?”

    “뭐, 앞뒤는 재는 性格이지. 그래서 마흔 살 前에 大田 工場長도 했고 法人長까지 됐으니까.”

    눈을 가늘게 뜬 최석동이 잠깐 생각하는 表情을 만들었다.

    “大體的으로 北側 管理者하고는 사이가 좋아. 그것이 本社로부터 點數를 따는 要因이 돼왔지.”

    “이番 事件도 法人腸이 撫摩할 수도 있었던 것 아닙니까? 별 좆도 아닌 일을 갖고 말입니다.”

    “네가 겪어봐라, 좆도 아닌 일이 아녀.”

    최석동이 머리를 젓더니 한숨까지 뱉었다.

    “쌓이고 쌓인 거다. 法人長도 어쩔 수 없었던 거야.”

    “法人腸이 政治하느라 部下들을 내버려두면 누가 熱心히 일하겠습니까?”

    그러자 최석동이 上半身을 세웠다.

    “너, 무슨 말 들었어?”

    “開城 다녀온 職員이 어디 한둘입니까?”

    최석동은 입을 다물었고 윤기철이 말을 이었다.

    “百한回 代議員으로 폼 잡느라고 무슨 問題가 생기면 제 部下부터 자른다고 말입니다. 그걸 會社에서도 놔두고 말이죠.”

    “하긴 百한回 代議員 德을 좀 보지.”

    “結局 北韓 代表한테 끌려가는 꼴 아닙니까?”

    “代議員이니까 덜 끌려가는 거지.”

    視線을 든 최석동이 웃음 띤 얼굴로 윤기철을 보았다.

    “난 個性에서 졌어. 한때 나도 處身이라든지 氣質 面에서 언놈한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 能力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

    “그런데 個性은 엄청나게 複雜하고도 危險한 곳이야, 까딱하면 한放에 날아가, 난 잔 펀치를 無數하게 맞고 나간 꼴이 됐는데. 結局 견디지 못하고 진 거다.”

    “…”

    “始發, 會議 한 番 하는 데도 北韓 側 代表놈의 許諾을 받아야 하는 會社가 어디 있냐? 勤勞者 解雇, 雇傭을 할 수도 없는 會社. 그래서 成果給 代身 초코파이를 두 個씩 주는 會社가 世界 어느 곳에 있냔 말이다.”

    또 있다. 點心밥도 주지 못하게 해서 會社에서는 點心時間에 국에 건더기를 듬뿍 넣어서 국밥으로 준다. 모두 契約條件에 明示돼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數十 가지가 더 있었으므로 윤기철이 지겹지만 들을 準備를 했는데 최석동은 말을 뚝 끊더니 잠깐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최석동이 다시 말을 이었다.

    “法人長 立場에서 보면 代表놈을 利用하는 셈이 되겠지. 나 같은 놈이야 얼마든지 代替할 수가 있으니까.”

    “…”

    “資材課 놈들이 法人長하고 가끔 葛藤이 있었던 건 알아. 只今은 潛潛하지만, 그거야 韓國에서도 마찬가지 아니냐?”

    윤기철의 心臟이 철렁했다. 하긴 그렇다. 工場長이 資材部를 掌握하면 떡고물을 왕창 먹는다고 했다. 反對로 上納만 기다리면 굶어죽는다고 했던가? 윤기철의 눈앞에 장용만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것 때문에 김양규와 怨讐가 됐는가?

    오늘은 모텔을 갈 作定을 하고 나왔기 때문에 윤기철은 燒酒를 건성으로, 그러나 빠르게 盞을 비웠다. 燒酒 한 甁만 마시고 일어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燒酒를 석 盞 마셨을 때 조하나가 윤기철을 물끄러미 보았다. 인사동의 限定食堂 안이다. 7時 半.

    “언제 가?”

    “닷새 남았네.”

    “…”

    “車로 자유로를 타면 한 時間이다. 내가 美國이라도 가냐?”

    “우리 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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