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하고 싶은 일’ 애써 하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동아일보

‘오늘 하고 싶은 일’ 애써 하기[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 東亞日報
  • 入力 2020年 6月 29日 03時 00分


코멘트

〈17〉이番 生이 亡했다면?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한 장면. 이 영화는 공들여 다양한 가사 노동을 보여 준다. 삶이란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든 것이기도 하다. 찬란 제공
‘欑室이는 複道 많지’의 한 場面. 이 映畫는 功들여 다양한 家事 勞動을 보여 준다. 삶이란 映畫에서 보여주는 모든 것이기도 하다. 燦爛 提供
※이 글에는 映畫 ‘欑室이는 複道 많지’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김초희 監督의 長篇 데뷔作 ‘欑室이는 複道 많지’는 나이 40이 넘어 亡해 버린 映畫 프로듀서 欑室이의 이야기다. 찬실이가 공들여 準備하던 長篇 映畫는 始作하자마자 술을 퍼마시던 映畫監督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엎어지고 만다. 이제 欑室이는 집도 잃고 낯선 山洞네로 移徙를 하고, 女俳優 집의 家事 도우미를 맡게 된다. 映畫에 精神을 파느라 戀愛 한番 제대로 못 해 본 것이 恨이 되어, 女俳優의 課外先生에게 “들이대 보지만” 年下의 그 男子는 欑室에게 그저 누나로만 對하고 싶다고 말한다. 自身의 愛情 告白이 憫惘해진 欑室은 서둘러 자리를 떠나려 하지만, 何必 그때 도시락통이 땅에 떨어져 散散이 흩어진다.

이쯤 되면 아무래도 이番 生은 亡한 게 아닐까. 欑室이는 돈도, 집도, 愛人도, 子息도, 만들 映畫도 없다. 大體 어떻게 하면 幸福해질 수 있지? 이것이 映畫 ‘欑室이는 複道 많지’의 質問이다. 이 質問에는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關心이 있기에, 코믹한 場面과 效果的인 音樂 使用으로 흥겨운 이 映畫를 숨죽이며 따라가 보았다. 映畫는 거듭 强調한다. “네가 願하는 걸 알아야 幸福해질 수 있다.” 그런데 찬실이가 願하는 게 뭐지?

勿論 欑室이는 映畫 만들기를 願한다. 그것이야말로 찬실이가 靑春을 갈아 넣은 領域이고, 如前히 그 일을 渴求한다. 그러나 映畫가 展開되면서 찬실이가 願하는 內容이 살짝 바뀐다. 내가 願하는 것은 映畫가 아니야. 映畫는 그 안에 있어. 卽, 찬실이가 願하는 것은 但只 映畫가 아니라, 映畫를 包含하되 映畫보다 큰 어떤 것이다. 찬실이가 願하는 것은 삶 그 自體이다. 映畫는 그 삶 안에 있을 뿐이다.

찬실이가 원하는 것은 단지 영화가 아니라 영화보다 큰 어떤 것이다. 찬란 제공
찬실이가 願하는 것은 但只 映畫가 아니라 映畫보다 큰 어떤 것이다. 燦爛 提供
이 地點에 이르러 映畫 ‘欑室이는 複道 많지’가 그間 꼼꼼히 觀客들에게 보여준 것을 새삼 想起하게 된다. 映畫는 功들여 다양한 家事 勞動들을 보여준다. 집 안 淸掃, 콩나물 다듬기, 찌개 끓이기, 分離收去. 그리고 散策, 後輩의 嘔吐. 이 日常은 김초희 監督이 프로듀서를 했던 홍상수 監督의 映畫에서 나오는 日常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映畫 속에서 찬실이가 프로듀서를 하던 監督은 술 마시다가 죽고, 살아남은 欑室이는 콩나물을 다듬는다. 삶이란 이 映畫에서 보여주는 모든 것이다. “나는 오늘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 代身 애써서 해.”

이 깨달음에 이른 欑室이는 結局 自身의 映畫를 만들었을까? 그랬던 것 같다. 映畫의 마지막 場面은 찬실이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映畫의 마지막 場面을 보여준다. 雪原으로 가득한 그 場面을 보며, 찬실이가 想像하고 좋아했던 속옷 바람의 俳優 장국영이 拍手를 친다. 사람은 누구나 自己가 좋아하는 사람이 自身에게 拍手 쳐 주기를 바라지 않나. 이 拍手를 받은 欑室이는 幸福했을 것이다. 欑室이는 複道 많지.

이 映畫를 要約하는 單 하나의 場面을 고른다면 欑室이의 마지막 場面이다. 어두운 山길을 내려가는 사람들 뒤에 남아 그들의 길에 찬실이가 前照燈을 비추어주는 場面이다. 그때 前照燈은 欑室이의 빛나는 새로운 光背(光背), 아니 光復(光腹)처럼 보인다. 남의 앞길을 비추는 前照燈을 들고 있기에 생기는 빛과 陰影 속에 서 있는 欑室이는 眞正한 프로듀서이다.

이 映畫는 只今은 中年이 된 映畫팬들이 記憶하는 記號들로 가득하다. VHS 비디오테이프, 아비停戰, 오즈 야스지로, 장국영, 그리고 정은임의 映畫音樂. 90年 後半 어느 추운 겨울 美國 東部의 한 寄宿舍를 고 정은임 氏가 訪問한 적이 있다. 그때 寄宿舍에 같이 살던 韓國人 學生 몇 名이 近處 中國집으로 가서 밥을 먹으며 함께 談笑를 나누었다. 勿論 映畫 이야기도 함께. ‘欑室이는 複道 많지’에서 집主人 할머니가 한글을 갓 깨치고 죽은 딸을 그리워하며 詩를 한 篇 쓴다. “사람도 꽃처럼 다시 돌아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김영민 서울大 政治外交學部 敎授
#欑室이는 複道 많지 #김초희 監督 #映畫
  • 좋아요
    0
  • 슬퍼요
    0
  • 火나요
    0
  • 推薦해요

댓글 0

只今 뜨는 뉴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opyright ⓒ 2020 By '전통문화연구회(傳統文化硏究會)' All Rights reserved.
 한국   대만   중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