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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의 香氣]齋밥에 酷寒 乾達, 眞짜佛敎를 만나다|동아일보

[冊의 香氣]齋밥에 酷寒 乾達, 眞짜佛敎를 만나다

  • 東亞日報
  • 入力 2014年 5月 3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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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대학 佛敎學과/정상교 지음/336쪽·1만5000원·동아시아
個人的 에피소드로 풀어쓴 求道記

일본 오사카 동광원의 관세음보살상. 산스크리트어 아발로키테슈바라를 번역한 이 보살의 한자이름은 4세기 서역 출신 승려 쿠마라지바가 번역한 관세음보살과 7세기 중국 승려 현장이 번역한 관자재보살 2가지가 있다. 동아시아 제공
日本 오사카 동광원의 觀世音菩薩上. 산스크리트語 아발로키테슈바라를 飜譯한 이 菩薩의 漢字이름은 4世紀 西域 出身 僧侶 쿠마라지바가 飜譯한 觀世音菩薩과 7世紀 中國 僧侶 玄奘이 飜譯한 觀自在菩薩 2가지가 있다. 東아시아 提供
如是我聞(如是我聞)이란 말이 있다. 고타마 붓다의 말씀을 記錄한 佛敎 經典에 빠짐없이 登場하는 말이다. 初期 佛敎經典을 記錄한 산스크리트語로는 ‘에밤 摩耶 슈르貪’.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란 뜻이다. 儒敎經典의 ‘孔子님 가라사대’인 ‘慈曰(子曰)’에 該當한다고나 할까.

왜 이런 말로 經典을 始作했을까. 初期 佛敎에서 붓다의 說法은 暗誦으로만 傳承됐다. 그래서 時間이 오래 지난 뒤 各自 暗誦한 內容이 맞는지 서로 맞춰볼 必要가 있었다. 붓다가 숨진 뒤 200餘 年間 4次例의 結集이 이뤄졌다. 이때 暗誦에 나선 高僧들이 “前 이렇게 들었습니다”라며 말門을 열었던 것이다.

불교는 인도에서 탄생했지만 그 주요 경전은 중국과 티베트에 가장 많이 남아 있다. 티베트불교가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이유 중 하나다. 그 티베트에서 8세기 중국 선종을 대표하는 마하연과 인도 교종(대승불교)을 대표하는 카말라실라 간에 일대 교리논쟁이 펼쳐져 카말라실라가 승리했다는 것을 아는 한국 불교도가 얼마나 될까. 동아시아 제공
佛敎는 印度에서 誕生했지만 그 主要 經典은 中國과 티베트에 가장 많이 남아 있다. 티베트佛敎가 世界的으로 脚光 받는 理由 中 하나다. 그 티베트에서 8世紀 中國 禪宗을 代表하는 摩訶衍과 印度 敎宗(大乘佛敎)을 代表하는 카말라室라 間에 一帶 敎理論爭이 펼쳐져 카말라실라가 勝利했다는 것을 아는 韓國 佛敎徒가 얼마나 될까. 東아시아 提供
다른 모든 宗敎와 마찬가지로 佛敎도 創始者의 말씀을 가장 重하게 여겼다. 問題는 33歲에 깨달음을 얻은 붓다가 50年 가까이 펼친 說法을 몽땅 暗誦해 記錄하다 보니 厖大해진 데다 들은 사람에 따라 種類도 여럿이 됐다. 基督敎 新約聖經에서 예수의 行跡을 記錄한 福音書가 네다섯 種에 不過하지만 漢文으로 飜譯된 佛敎 經典은 全體 10部 中에서 1部에 該當하는 아함부(붓다의 直接 說法을 담은 初期 經典)만 2000種에 이른다. 10部의 佛敎 經典은 다시 붓다의 說法을 담은 警長, 붓다가 定한 戒律을 담은 律藏, 붓다의 말씀을 整理하는 過程에서 생긴 여러 分派의 理論을 整理한 論藏으로 分類된다.

‘西遊記’의 삼장法師를 記憶하는가. 그는 ‘大唐西域記’를 쓴 唐나라 高僧 現場이 모델이다. 하지만 삼장法師는 固有名詞가 아니라 敬稱이다. 經, 율, 논 세 種類 經典에 두루 通達한 高僧이란 소리다. 백제 때 儒敎의 다섯 經典에 精通한 儒學者를 五經博士라 稱한 것과 같다.

元來 佛敎에선 부처님의 말씀과 그를 둘러싼 解釋을 重視했다. 韓國에선 朝鮮時代 들면서 사라진 敎宗(敎宗)의 傳統이다. 卽 經典工夫와 熾烈한 論理싸움을 重視하는 主知的 要素가 剛했다. 그런데 直觀的 깨달음을 强調하는 禪佛敎 爲主의 韓國佛敎에서 이런 理論的 傳統이 脫却됐다.

佛敎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부처님 가르침은 洞네 막걸리집 辱쟁이 할머니 水準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著者(40)는 서른한 살의 나이에 佛敎를 배우러 大學에 再入學한다. 海外 留學을 보내준다는 말에 惑해 國內에 딱 네 個밖에 없는 佛敎學科에 들어간 것. 하지만 거기서 通念과 다른 佛敎를 만나면서 衝擊과 驚愕을 거듭하다가 及其也 日本 도쿄대 印度哲學-佛敎學과 大學院에서 7年째 산스크리트어와 티베트語를 배우며 佛敎 硏究에 邁進하고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면 著者가 宏壯한 善知識 같지만 그렇지 않다. 慶尙道 사투리를 구수하게 驅使하는 그는 佛敎를 皮相的으로 理解하는 讀者의 눈높이에 맞춰서 능청맞은 ‘球라’를 풀어낸다. 이를 위해 白手乾達로 便하게 살겠단 속셈으로 佛敎學에 뛰어들었다가 漢文은 勿論 산스크리트語, 팔라어, 티베트語, 日本語까지 工夫하며 哭소리 내기 바쁜 自身을 戱畫化한다. 佛敎 하면 떠오르는 印度나 中國과 韓國의 學者가 아니라, 유럽과 日本 學者들이 주름잡는 佛敎 硏究의 現實도 꼬집는다.

小乘과 大勝, 侑食佛敎와 中觀佛敎, 敎宗과 禪宗, 多樣한 佛敎用語와 槪念의 起源과 變遷 過程도 풀어준다. 事故뭉치 問題兒였다가 聖哲 스님을 만나기 위해 一週日間 每日 3000倍를 하고 나서 工夫벌레가 돼 서울對 法大에 合格한 뒤 華麗한 女性 遍歷을 접고 僧侶가 된 四寸兄의 興味로운 實話도 곁들여 冊을 잡으면 쉬이 놓기 어렵다.

立身出世를 비는 ‘假짜 佛敎’가 아닌, 緻密한 論理와 他人을 위해 自身을 犧牲하는 慈悲의 倫理를 具現한 ‘眞짜 佛敎’를 맛보고 싶은 사람에게 勸하고 싶은 冊이다.

권재현 記者 confetti@donga.com
#佛敎 #도쿄대학 佛敎學과 #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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