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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番만 만나는 사람[고수리의 關係의 再發見]|東亞日報

한 달에 한 番만 만나는 사람[고수리의 關係의 再發見]

  • 東亞日報
  • 入力 2024年 5月 23日 23時 03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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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우라 야타로의 ‘安寧은 작은 목소리로’라는 冊에는 ‘한 달에 한 番만 만나는 사람’ 얘기가 나온다. 한 달에 한 番만 만나서 對話를 나누며 時間을 보내는 사이. 그런 사이에는 氣分 좋은 距離感이 存在하는데, 특별하지 않은 만남이어도 헤어질 땐 어김없이 ‘만나서 좋았다. 고마워.’ 이런 생각이 들기에 神奇하고 따스하다고. 共感했다. 世上엔 이런 關係도 있다. 나에게도 한 달에 한 番만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冊 한 卷을 읽고 만나서 밤늦도록 冊에 關한 對話를 나눈다. 그렇게 한 달에 한 番, 鍾路에서 讀書 모임으로 사람들을 만난 지 어느덧 一 年이 되었다.

고수리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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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書 모임에서는 古典이나 人文書 같은 혼자라면 玩讀하지 못했을 冊을 읽고 對話를 나눈다. 모임에 온 사람들은 내 生活 半徑에선 만날 수 없는 사람들, 性別도 年齡도 職業도 性向도 趣向도 다 다르다. 冊으로 꿰어보기 始作한 이야기는 서로를 向한 質問과 質問으로 이어져 부드럽고 따뜻한 毯요 같은 對話가 된다. 오히려 너무 가깝거나 너무 먼 사람에게 할 수 없었던 眞率한 속마음을 나누고, 함부로 規定하기 어렵고 理解할 수 없었던 正反對의 意見들도 傾聽하면서 헤아려 보려 애쓴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만나 무언가를 주고받는 瞬間을 目擊할 때, 對話의 아름다움은 이런 것일까 생각한다.

이 만남이 가장 애틋해질 때는 헤어질 때. 누군가 “電鐵驛까지 같이 가요” 提案한 걸 始作으로, 모임을 마치면 鍾路3可逆까지 다 같이 걸어가는 것이 一種의 意識이 되었다. 우리는 나란히 밤을 걷는다. 마치 公演을 마치고 舞臺 뒤를 걸어 나온 사람들처럼, 무척 疲困하지만 限껏 高揚되어 充滿해진 마음으로 우리가 보낸 時間의 餘韻을 곱씹는다. 子正에 가까운 깊은 밤, 서로의 걸음을 맞춰 걸으며 불 꺼진 商店들과 조용한 골목길을 지나간다. 이윽고 電鐵驛에 到着하고, 먼저 到着하는 電鐵을 타는 이들을 배웅하며 헤어진다. 한 달 뒤에 다시 만나자고. 손을 흔들며.

初봄, 버트런드 러셀의 冊 ‘幸福의 征服’을 읽고 헤어지던 밤이었다. 對話를 나누던 동안에 봄비가 내렸다가 그쳤다. 오래된 거리 군데군데 고인 빗물에 街路燈이 비쳐 별무리처럼 빛났다. 한소끔 선선해진 바람에는 微微하게나마 봄기운이 스며 있었다. 내내 幸福이란 무엇인가 나누다가 돌아가는 길, 우리는 못다 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나누며 걸었다. 平穩한 봄밤이었다. 폭넓은 關心을 기울이고 忠實한 時間을 보낸 後에야 깨닫는 것, 이미 우리 곁에 있는데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幸福이라면. “只今 幸福하네요.” 내가 말했다. “幸福한 人生이란 大部分 조용한 人生이지요.” 누군가 冊 속 文章으로 答했고 우리는 웃음을 터트렸다.

얄팍하거나 緻密한 人間關係에 지쳤을 때 나는 이 사람들을, 이 瞬間들을 떠올린다. 한 달에 한 番만 만나는 사람들이 所重하다. 適當한 距離感 德分에 尊重과 理解가 배어 있는 이 關係에는 조용한 友情이 깃들어 있다. 언제까지 이런 만남이 持續될진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만나서 좋았다. 만나서 고마웠다.

고수리 에세이스트


#마쓰우라 야타로 #安寧은 작은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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