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葡萄밭의 빨간 長靴 總角[葡萄나무 아래서]〈40〉|동아일보

葡萄밭의 빨간 長靴 總角[葡萄나무 아래서]〈40〉

  • 東亞日報
  • 入力 2019年 11月 12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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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記者 soojin@donga.com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씨(왼쪽)와 신이현 작가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氏(왼쪽)와 신이현 作家
“아, 맛있는 냄새가 나요.”

빨간 長靴가 門을 열고 들어오며 이렇게 말한다. 每週 이틀씩 釀造場 일을 도와주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오는 未來의 와인 메이커 靑年이다. 올 때마다 빨간 長靴를 신고 일하기 때문에 그를 보면 모두가 “그 빨간 長靴 總角?” 하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빨간 長靴가 됐다.

쌀밥에 가지와 소고기를 함께 볶아서 곁들인 點心床에 레돔이 얼마 前에 搾汁한 레드와인을 한 甁 가득 따라 왔다. 醱酵가 거의 끝났지만 아직 完成된 술은 아니다. 한 달이 조금 지난 술은 풋풋한 과일 香을 그대로 머금고 있어 보졸레 누보를 마시는 느낌이 든다.

“이番 술은 宏壯히 잘 익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빨간 長靴 靑年이 말한다. 葡萄송이를 따서 醱酵탱크에 넣고 으깨는 일을 할 때 그가 도왔다. 血氣 넘치는 靑年과 부드러운 中年의 두 男子가 함께 빚은 술이 어떤 맛으로 完成될지 궁금하지만 나는 只今 이 瞬間의 술을 맛보는 것이 더 좋다. 아직 덜 익은 술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풋풋하게 衝突하는 여러 맛들은 프랑스 보졸레 누보가 부럽지 않다. 未熟한 술을 마시는 것은 釀造場에서만 누릴 수 있는 特權이다. 막걸리 道家에서 막 發效를 始作한, 터져 오르는 炭酸 가득한 술을 마셔본 사람은 그 맛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똑같은 술인데도 釀造場을 떠나면 그 맛이 나지 않는 것은 神奇하다. 人間이 아닌 釀造場을 管轄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 같다. 우리 釀造場은 元來 忠州 陶瓷器 마을 속에 있는 陶瓷器 攻防이었는데 月貰를 얻어 들어왔다. 陶瓷器를 굽는 동안 이곳에는 흙과 불을 管掌하는 무엇인가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곳에서 술을 빚기 始作하는 瞬間부터는 沙果 껍질에 붙은 온갖 술 酵母들이 이곳의 主人이 되었다. 레돔은 아침에 釀造場에 들어설 때면 酵母들이 놀라지 않도록 살며시 門을 열고 ‘안녕?’ 하고 多情하게 人事말을 건넨다.

“그런데 葡萄나무 品種을 各其 다른 것으로 準備하는 데는 어떤 理由가 있나요?”

빨간 長靴가 이런 質問을 한다. 두 사람은 지난해 겨울에 揷木한 葡萄나무 뽑는 일을 하고 있던 中이었다. 모두 일곱 品種의 葡萄나무들을 五十 그루씩 뽑아낼 豫定이었다. 덜 익은 술을 마시면서 未來의 술이 될 나무 이야기를 하는 이 瞬間 두 男子는 世上일에는 關心이 없다. 눈앞에 있는 나무와 땅, 來日의 날씨와 未來의 술 이야기만 끝없이 이어진다.

“한 고랑에 다른 品種들을 번갈아가며 심는 理由는 病蟲害가 생겨도 옆 나무로 쉽게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지. 그리고 열네 番째는 葡萄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들을 심을 거야. 假令 菩提樹나무 같은 것들. 이런 나무들은 大氣 中의 窒素를 당겨주는 것은 勿論 害蟲들의 棲息地가 되어 葡萄나무를 保護할 수 있지. 者, 그럼 이제 일하러 가볼까?”

그들은 서둘러 밭으로 간다. 男子 둘이 뿌리를 뽑는 동안 나는 나무 種類別로 리본을 맨다. 실바너는 草綠色, 피노블랑은 흰色, 머루는 빨간色. 조그만 막대기였는데 이렇게 긴 뿌리를 내린 것이 神奇하지만 언제 葡萄송이가 주렁주렁 열릴까. 아득하다. 두 男子는 考古學者처럼 무릎을 꿇고 실뿌리 하나라도 다칠세라 조심스럽게 파내고 있다. 생각보다 時間이 많이 걸린다. 늦가을 빛은 참 짧기도 하다. 아직 뽑아야 할 것이 많은데 벌써 밤이슬이 등짝을 축축하게 적시고 손이 시리다. 이럴 때 누군가 따뜻한 茶를 한盞 내오면 좋으련만.

이제 그만하자고 세 番을 소리치니 두 男子가 겨우 허리를 일으킨다. 둘 다 코를 훌쩍인다. 벗어두었던 잠바를 껴입으며 다음 날 해야 할 일을 論議한다. 葡萄밭 고랑에 뿌릴 胡밀과, 洞네 분이 그저 가져가라고 한 열 마지기 논에서 걷어 와야 할 볏짚과, 葡萄나무 植栽할 곳에 뚫어야 할 구멍과, 運搬機 빌리러 가야 하는 일과, 대나무 支持臺를 사야 할 일과, 耕耘機로 짚을 옮겨와 葡萄밭에 덮어야 할 일. 빨간 長靴가 하늘을 가리키며 해맑게 웃는다.

“아, 저 달 좀 봐요. 너무 예쁜데요. 來日 날씨가 아주 좋겠어요!”

 
신이현 作家

※ 프랑스人 男便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氏와 忠北 忠州에서 沙果와 葡萄 農事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葡萄 品種 #釀造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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