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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世上을 바꿉니다/잊지 못할 말 한마디]깨끗한 拒絶은 折半의 膳物이다|동아일보

[말이 世上을 바꿉니다/잊지 못할 말 한마디]깨끗한 拒絶은 折半의 膳物이다

  • 東亞日報
  • 入力 2014年 12月 29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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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前 아버지의 말씀


정끝별(시인·이화여대 교수)
정끝별(詩人·이화여대 敎授)
‘우리가 남이가’라며 안으로 굽은 팔 아래 봐주고 대주고 몰아주고 밀어주다가, ‘쟤들이 남이여’라며 내리친 주먹 아래 뺏고 끊고 잘라내고 밀어내다가, 뭔가가 꼬인다. 꼬인 몸통이 드러날 즈음 누군가 죽는다. 죽은 者가 꼬리다. 몸통은 이제 다른 꼬리를 만들 것이다.

特定의 政治的 事案을 말하는 게 아니다. 우리 社會에 遍在하는 일斷面을 알레고리韓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세 다리만 건너면 다 통한단다. 學緣, 地緣, 親姻戚, 하다못해 査頓네 八寸까지 뒤적이다 보면 어딘가는 걸린단다. 솥단지든 술盞이든, 베개든 門고리든, 그것들을 中心으로 오고가는 ‘사바사바’와 ‘알음알음’을 얘기한 것이다. 실은 숱한 拒絶을 하고 拒絶을 當했을 내 아버지 얘기며, 拒絶할 權力도 없던 내 얘기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다섯 해째다. 나는 아버지가 어떤 生을 사시다 가셨는지 다 알지 못한다. 여든 다섯 해의 아버지 삶에서 나는 그 折半을 함께했을 뿐이고, 아버지 人生 後半에 該當하는 그 折半의 折半 中 一部만을 記憶할 뿐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나는 퍼즐을 맞추듯 몇 조각의 記憶과 말씀으로 아버지를 追憶하고 아버지 삶을 完成해 가는 中이다.

“깨끗한 拒絶은 折半의 膳物이다.” 最近에 服朞한 말씀 中 하나다. 우리 六 男妹가 社會에 첫발을 내디딜 때, 社會에 나가 작은 成功과 失敗에 直面했을 때 이르셨던 말씀이다. 아버지 말씀 太半을 그렇게 했듯 나는 그 말을 잔소리로만 흘려듣곤 했다. 무슨 말인지 한番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一連의 알레고리가 權力의 首腦部에서 再現되고 있는 最近, 그 말씀이 떠올랐다.

서른 즈음이었을까 마흔 즈음이었을까. 내 얘기다. 總體的으로 多面的으로 人生 亂脈이었다. 딱히 不幸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늘 바빴고 늘 時間에 쫓겼다. 엄마의 입말 中 “미친 年 널뛰듯”이라는 말이 있는데, 딱 그 形局이었다. 잦은 胃炎과 不眠과 頭痛이 掩襲해 오곤 했다. 그 亂脈의 한 뿌리가 拒絶하지 못한 데 있다는 걸 깨달은 건 한참 後였다.

命令이라서 拒絶하지 못했고 付託이라서 拒絶하지 못했다. 提案이고 約束이라서 拒絶하지 못했고, 連帶고 告白이라서 拒絶하지 못했다. 아니다. 拒絶을 못 했던 眞짜 理由는 그것이 一種의 去來女壻였기 때문일 것이다. 以後의 내가 相對에게 다시 命令하고 付託하고 提案하기 위해서였을 것이고, 또 다시 約束하고 連帶하고 告白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拒絶할 수 있다는 게 權力이고, 拒絶하는 게 權力으로부터의 自由라는 걸 알게 된 건 또 언제였을까. 拒絶해야 할 때 拒絶하지 못하는 건 賂物 때문이거나 賂物스러운 것을 期待하기 때문이다. 拒絶해야 할 때 拒絶하는 것이 膳物이다. 따뜻하되 冷靜하고 부드럽되 斷乎한 拒絶, 熟考하되 餘地가 없는 拒絶, 마음을 담은 그런 拒絶은 拒絶하는 者를 깨끗하게 하지만 相對方의 깨끗한 斷念을 부른다. 遲遲不進한, 마지못한, 어쩔 수 없는, 어영부영한 拒絶이야말로 돈도 잃고 人心도 잃고 사람도 잃게 한다.

아버지가 깨끗한 拒絶을 하시며 사셨던 건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戰戰兢兢 多急해하시는 아버지를 種種 본 적이 있다. 그때마다 許可와 善處를 依賴하고, 판結果 就業을 請託하고, 進級과 指導鞭撻을 付託하셨을지 모른다. “깨끗한 拒絶은 折半의 膳物”이라는 아버지 말씀 속에서, 깨끗한 拒絶이야말로 請託할 수밖에 없는 相對方을 덜 鄙陋하게 하고 덜 傷處 받게 하려는 配慮이기도 하다는 걸 알아챈 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後였다. 어떠한 拒絶에도 덜 傷處 받으려는, 付託하는 者의 自尊心이기도 하다는 것도. 그러고 보면 아버지의 말씀은 付託을 많이 해 본 者의 바람이었는지도 모른다.

정끝별 (詩人·이화여대 敎授)
#拒絶 #膳物 #請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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