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術의 不服從/김정락 지음/288쪽·1만2900원·서해문집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는 스페인의 宮廷畫家로 當代의 王族과 貴族을 그리며 名聲을 떨쳤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革命이 한창이던 激動期 스페인 民衆의 모습에 귀를 기울인 畫家이기도 했다. 그는 聯作版畫 ‘카프리超스’를 통해 苦痛받는 民衆의 삶에 集中했고, 나폴레옹의 軍隊가 저지른 橫暴를 보고 또 다른 聯作版畫 ‘戰爭의 慘禍’를 그린다. 權力에 服從해야 했던 宮廷畫家였지만, 한便으로는 그에 不服從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처럼 美術의 歷史는 곧 權力에 對한 服從과 不服從의 歷史였다. 著者는 古代 이집트 文明부터 現代美術까지 美術史 全般을 누비며 팝아트 속에서는 資本과 大衆文化의 權力을, 風景畫 속에서는 自然에 對한 人間의 權力을 읽어낸다.
그는 “고야가 團地 宮廷畫家였다면 다른 畫家들처럼 千篇一律的인 評價만 받았을 것”이라며 “美術의 價値는 美術이 스스로 存在하기 위한 反抗과 不服從에서 始作된다”고 말한다.
이새샘 記者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