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輕水爐가 ‘맥거핀’이라면 平和宣言은 ‘라멜라’|週刊東亞

週刊東亞 1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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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示唆 레슨

輕水爐가 ‘맥거핀’이라면 平和宣言은 ‘라멜라’

映畫理論으로 바라본 北核 危機 解法들

  • 권재현 記者

    confetti@donga.com

    入力 2019-03-21 1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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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회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하노이 會談에서 만난 金正恩 北韓 國務委員長과 도널드 트럼프 美國 大統領. [AP=뉴시스]

    스릴러의 巨匠 앨프리드 히치콕 때문에 有名해진 映畫用語가 있다. ‘맥거핀(Macguffin)’이다. 히치콕이 1939年 美國 뉴욕 컬럼비아대 講演에서 이 얘기를 처음 꺼냈고 프랑스 映畫監督 프랑수아 트뤼포가 쓴 ‘히치콕과의 對話’(1966)에 再登場하면서 有名해진 用語다. 

    “그건 아마도 스코틀랜드式 이름일 텐데 汽車를 탄 두 男子의 對話에서 始作합니다. 한 男子가 ‘선반 위의 저 꾸러미는 뭐죠?’라고 묻자 다른 男子가 ‘아, 맥거핀입니다’라고 答합니다. 처음 男子가 ‘맥거핀이 뭔데요?’라고 다시 묻자 다른 男子는 ‘스코틀랜드 高地帶에서 獅子를 잡을 때 쓰는 裝置입니다’라고 答합니다. 처음 男子가 ‘스코틀랜드 高地帶에는 獅子가 없지 않나요?’라고 疑問을 提起하자 다른 男子가 答합니다. ‘아, 그렇다면 맥거핀은 없는 거네요.’ 따라서 맥거핀은 事實上 아무것도 아닌 겁니다.” 

    言語遊戱 같으나, 뭔가 重要한 것 같다는 暗示를 주지만 結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것이 맥거핀이라는 說明이다. 그 이름 自體는 英國 劇作家 앵거스 맥페일이 히치콕의 映畫 ‘海外 特派員’(1940)에서 暗號名으로 처음 만들어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거기에 뚜렷한 美學的 意味를 附與한 것은 히치콕이라고 봐야 한다.

    複合歡迎物로서 맥거핀과 라멜라

    맥거핀이 등장한 영화들. ‘싸이코’에서 여주인공 마리오(재닛 리 분)가 회사 공금을 숨겨둔 돈가방(왼쪽)과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에서 주인공 로저 손힐(케리 그랜트 분)이 전보를 치려고 손을 든 순간 그 이름이 불려 동일인이란 오해를 사게 된 ‘조지 캐플란’이 그에 해당한다. [IMDB]

    맥거핀이 登場한 映畫들. ‘싸이코’에서 女主人公 마리오(재닛 리 分)가 會社 公金을 숨겨둔 돈가방(왼쪽)과 ‘北北西로 進路를 돌려라’에서 主人公 爐底 손힐(케리 그랜트 分)李 電報를 치려고 손을 든 瞬間 그 이름이 불려 同一人이란 誤解를 사게 된 ‘조지 캐플란’이 그에 該當한다. [IMDB]

    그의 映畫 ‘싸이코’(1960)에서 劇 初盤에 登場하는 돈 가방이나 ‘北北西로 進路를 돌려라’(1959)에서 主人公으로 하여금 同一人으로 誤解받아 正體不明의 사람들에게 繼續 쫓기게 만든, 實存하지 않는 諜報員 ‘조지 캐플란’ 等이 맥거핀에 該當한다. 韓國 映畫 ‘哭聲’(2016)에서 여러 次例 登場한 “뭣이 重헌디”라는 大使 亦是 큰 意味 없이 觀客의 注意를 分散시켰다는 點에서 맥거핀이라 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지만 效果는 正反對인 實體를 指稱하는 用語가 있다. 프랑스 精神分析學者 라캉이 이름 붙인 ‘라멜라(Lamella)’다. 맥거핀이 ‘存在하긴 하지만 텅 빈 무엇’이라면 라멜라는 ‘存在하지는 않지만 固執스럽게 存續하는 것’이다. 



    라멜라에 해당하는 영화 속 존재들. ‘에일리언’ 시리즈의 괴기한 우주생명체 에일리언(왼쪽)과 영화 ‘웜 바디스’ 속 좀비들. [IMDB]

    라멜라에 該當하는 映畫 속 存在들. ‘에일리언’ 시리즈의 怪奇한 宇宙生命體 에일리언(왼쪽)과 映畫 ‘웜 바디스’ 속 좀비들. [IMDB]

    라캉의 槪念 說明보다 映畫 속 라멜라를 보면 理解가 쉽다. 映畫 ‘에일리언’의 怪奇한 宇宙生命體 에일리언이나 映畫를 통해 言데드의 代名詞가 된 좀비를 떠올리면 된다. 幻想이 肉化(肉化)韓 에일리언과 좀비는 實際로 存在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幻想의 殘香이 너무 크기 때문에 現實에선 마치 實在하는 것처럼 看做할 때가 많다. 反對로 맥거핀은 現實에 實在하지만 그 正體가 드러난 瞬間 徹底히 잊히는 存在다. 그 實體가 드러나기 前까지는 엄청나게 重要하게 取扱된다. 

    精神分析學에선 이런 맥거핀과 라멜라를 ‘複合歡迎物’이라 부른다. 象徵과 幻想이 結合된 것이 複合歡迎物이다. 이를 理解하려면 우리의 現實이 3가지 次元으로 構成된다는 라캉의 理論을 살짝 經由할 必要가 있다. 

    理性이 支配하는 象徵系, 幻想이 作動하는 想像界, 無意識的 眞實이 出沒하는 實在界다. 象徵系는 사람과 사람의 醫師疏通을 可能케 해주는 言語가 支配하고, 想像界는 個別的 人間의 머릿속 幻想이 支配한다. 

    그럼 實在界를 支配하는 것은 무엇일까. 言語와 象徵으로도 捕捉할 수 없고 幻想과 想像이 두려움으로 作動을 멈추는 그 무엇이다. 異性과 幻想의 背後를 橫斷하면서 아주 가끔 섬뜩한 存在感을 드러내지만 決코 그 實體를 알 수 없는 게 곧 實在다. 

    그럼 複合歡迎物은 무엇일까. 象徵系와 想像界가 만나는 接點에 存在하는 것, 하지만 決코 實在는 아닌 것이다. 存在와 非存在, 論理와 幻想이 結合돼 實在는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흉내 내는 것을 말한다. 實在인 것처럼 僞裝된 幻想이다. 그래서 實在의 그림자라고도 부를 수 있다. 바로 맥거핀과 라멜라다.

    北核 危機에 作動하는 複合歡迎物

    1997년 8월 19일 북한 함경남도 신포에서 열린 경수로 착공식. [동아DB]

    1997年 8月 19日 北韓 咸鏡南道 新浦에서 열린 輕水爐 着工式. [東亞DB]

    1993~94年 1次 北核 危機 때 그 解法으로 輕水爐가 登場했다. 當時 수많은 專門家와 言論에선 核武器로 轉用될 수 있는 核物質을 大量生産하는 北韓의 中手로 原電을 輕水爐 原電으로 代替해주면 北核 危機를 終熄할 수 있다고 主張했다. 韓半島에 사는 많은 사람도 이를 鐵石같이 믿거나 아니면 짐짓 믿는 척했다. 

    北韓은 自身들의 核武裝 意志를 輕水爐 設置 要求로 僞裝했다. 韓國과 美國은 實際 輕水爐를 지어줄 意志도, 關聯 費用을 充當할 意志도 없었지만 當時 危機狀況을 後代로 遲延시키기 위한 方便으로 北核 凍結과 輕水爐 2基 建設을 맞交換했다. 

    하지만 10年이 채 못 돼 輕水爐가 맥거핀이란 게 드러났다. 빌미는 北韓이 提供했다. 2002年 核凍結 約束을 깨고 高濃縮우라늄을 開發 重任이 드러난 것. 그 餘波로 2006年 6月 公式 中斷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進行한 輕水爐 工程率은 34.54%에 不過했으며 그나마도 1期에 局限됐다. 結局 輕水爐事業은 발등의 불로 떨어진 北核 危機를 未來 問題로 遲延시키고자 ‘北核이란 이름의 獅子를 잡는 道具’로 僞裝된 맥거핀이었다. 그것이 滿天下에 드러난 瞬間 輕水爐가 北核 危機 解消의 열쇠가 되리라는 모든 期待가 거품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2次 北核 危機가 發生했다. 過去 김대중, 노무현 政權이 北核 危機管理에 注力했다면 李明博, 朴槿惠 政府는 北核 危機終熄을 約束했다. 하지만 事態는 惡化一路로 치달았고 北韓은 事實上 核武裝國家가 됐다. 歷史 속 無數한 經濟封鎖政策처럼 對北制裁 亦是 限界를 드러냈고 2018年 初까지만 해도 韓半島에서 戰爭 勃發의 危機感이 치솟았다. 金大中, 노무현 政府의 繼承者임을 自任하는 文在寅 政府는 南北頂上會談과 北·美 頂上會談을 통해 다시 危機管理에 들어갔다. 

    文在寅 政府는 그것이 危機管理가 아니라 危機終熄이라며 北韓의 非核化와 終戰宣言 및 平和宣言을 맞바꾸자는 靑寫眞을 내놨다. 이들 宣言은 맥거핀과 다르다. 맥거핀이 實在하지만 쓸모없는 複合歡迎物이라면, 宣言은 實在하지 않지만 엄청난 威力을 發揮하는 라멜라에 가까운 複合歡迎物이다. 

    問題는 라멜라는 虛構性에 기초한 歡迎物이기 때문에 그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믿어주느냐에 따라 그 影響力이 左右된다는 데 있다. 金正恩 北韓 國務委員長과 도널드 트럼프 美國 大統領뿐 아니라, 南北韓과 美國 國民 大多數가 그걸 믿고 支持할 때 제대로 作動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瞬息間에 空念佛이 될 수 있다.

    머글度, 夢想家度 아닌 魔法師가 必要한 時間

    지난해 6月 12日 北·美 頂上의 싱가포르 宣言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終戰宣言과 平和宣言의 라멜라가 威力을 發揮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2月 27, 28日 하노이 北·美 頂上會談의 決裂로 그 複合歡迎物은 暫時 作動을 멈췄다. 

    北核 問題 關聯 專門家는 大部分 象徵系의 存在다. 言語와 規則의 奴隸다. 그래서 北韓이 絶對 核을 抛棄하지 않을 것이라고 斷定한다. 反面 文在寅 政府의 對北政策家들은 想像界에 한 발을 딛고 있다. 南北이 모두 平和를 사랑하는 同質體라는 想像, 北韓이 核을 抛棄하는 代身 富裕한 나라가 되기를 熱望한다는 想像이다. 

    象徵系에 充實한 專門家들은 이런 發想 自體를 할 수가 없다. 그들은 現實을 바꿀 能力이 不在한 머글에 不過하다. 反對로 想像界에서만 살아가는 夢想家 亦是 世上을 바꿀 힘이 없다. 象徵과 想像이 結合된 複合歡迎物을 다룰 수 있는 魔法師만이 現實을 바꿀 수 있다. 해리 포터를 말하는 게 아니다.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칼로 잘라낸 알렉산더 大王이나 달걀을 깨서 세워버린 콜럼버스 같은 이들이다. 

    그런 魔法師가 되기 위해선 絶對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들이 저글링하는 複合歡迎物이 實在의 그림자라는 點이다. 그렇다면 北核 危機를 貫通하는 實在는 무엇인가. 平和會談이 約束하는 薔薇빛 靑寫眞의 對蹠點에 서 있는 것, 너무 무시무시해 사람들이 떠올리기도 싫어하는 ‘섬뜩한 것(the uncanny)’이다. 해리 포터가 흰 올빼미를 통해 傳達된 호그와트 魔法學校 招請狀에 應한 理由를 記憶하는가. 單純한 好奇心 때문에? 아니면 魔法師로서 本能 때문에? 바로 볼드모트라는 무시무시한 實在가 出沒할 時間이 됐음을 해리 포터가 肉感的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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