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韓國人은 日本이 하나의 文明으로 分類된다면 韓國도 그 以上의 獨自的 文明을 지녔다고 힘주어 말한다. 우리가 그렇게 말할 때 그 獨自性의 證據는 무엇인가?

古代의 代表的 證據는 아마도 新石器時代에는 빗살무늬土器, 靑銅器時代에는 琵琶形銅劍日 것이다. 이들 遺跡은 韓半島뿐만 아니라 滿洲와 보하이(渤海) 灣 一帶에서도 出土되는데 中國도 이를 東쪽 오랑캐(東夷·東夷)들의 文物로 解釋해 왔다. 中國 文化의 本流라고 主張해 온 荒墟(黃河)文明에서 出土되는 붉은칠무늬토기나 職印(直刃)銅劍 等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던 中國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態度를 바꿨다. 동이족의 文物도 中國 文明의 一部分이라고 主張하고 나선 것이다. 政府 刊行物과 觀光 案內板에서 대놓고 “高句麗人은 은(殷)나라인의 後孫이고 高句麗 壁畫는 廉黃(炎黃)文化의 內容을 表現한 것”이라고 主張한다.

中國이 왜 傳說 時代의 國家와 人物까지 끌고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1980年代 以後 랴오허(遼河) 流域에서 發掘되고 있는 新石器-靑銅器 遺跡과 關聯 있다. 빗살무늬土器나 琵琶形銅劍이 大擧 出土된 이들 遺跡에서 荒墟文明보다 앞선 時期의 遺物들이 出土되고 있기 때문이다.

中國 學者들이 苦悶 끝에 내놓은 解決策이 ‘中國 文明은 荒墟文明뿐 아니라 랴오허 流域의 東北 文明이 합쳐져 이뤄졌다’는 論理다. 東北亞의 古代 文明史를 훔쳐 中國 文明史를 다시 쓰려는 試圖인 셈이다.

이 論理대로라면 高句麗는 勿論 古朝鮮, 扶餘, 渤海, 遼, 金, 蒙古 等 滿蒙(滿蒙) 地域 國家는 모두 中國 文明의 亞流에 不過하다. 이는 三國時代 以前의 韓國 古代史를 歪曲하는 日本의 植民史觀과 妙하게 맞물려 韓國을 鐵器時代 以後 韓半島 南部에 登場한 妓生(寄生)勢力으로 전락시키는 結果를 낳는다.

우리가 韓半島라는 좁은 空間과 近現代史라는 토막 歷史에 묶여 아옹다옹하는 동안 中國과 日本은 우리의 祖上까지 바꾸려 한다. 헌팅턴이 豫言한 文明 衝突은 西歐와 中東에만 該當하는 것이라며 넋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권재현 記者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