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을 오드리 헵번처럼 귀엽게 먹을 수 있는 女子가 또 있을까. 映畫 ‘로마의 休日’은 오드리 헵번의 깜찍함도 印象的이지만 男子 主人公 그레고리 펙의 魅力도 그에 못지않았다. 宮闕을 몰래 빠져나온 公主를 길에서 ‘건진’ 新聞記者 그레고리 펙. 1面 特種 欲心에 公主를 이리저리 모시고 다니지만 結局 사랑 때문에 記事감을 抛棄하는, 正말 男子다운 男子였다.
▷이탈리아製 베스파 스쿠터에 公主를 태우고 로마를 달리는 豪快한 微笑, “어떻게 作別人事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울먹이는 公主에게 “애쓰지 말아요”하며 달래주는 깊은 心지, 마지막 記者會見場에서 사랑 理解 憐憫 안타까움 等을 담아 公主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은 世界의 映畫팬을 매료시켰다. 英國에선 公主 役의 오드리 헵번이 自由奔放한 마거릿 公主와 닮았고 그레고리 펙은 마거릿 公主가 좋아했던 피터 타운젠트라는 男子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所聞도 돌았다. 記者와는 특별한 因緣이 있었는지 그레고리 펙의 두 番째 夫人 베로니크 派사니는 그를 인터뷰했던 女記者였다. 이 美男俳優와 첫 데이트를 하느라고 다른 俳優를 인터뷰하는 것도 빼먹었다니, 사랑을 위해 記事감을 抛棄했던 ‘로마의 休日’ 속 그레고리 펙과 닮은꼴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配役이 ‘로마의 休日’ 新聞記者 驛이었다면 俳優로서 力量이 빛났던 作品은 ‘鸚鵡새 죽이기’였다. 人種差別에 맞서는 正義로운 辯護士 애티커스 핀치 役割은 映畫 속 最高의 英雄으로 꼽힌다. “이 나라에서 모든 人間은 平等하게 創造됐다”는 大使는 1960年代 民權運動 現場은 勿論 오늘날까지도 種種 引用되고 있다. 그가 온몸으로 보여준 强함과 부드러움의 調和, 名譽와 知性, 正義에 對한 確信과 弱者에 對한 配慮 等은 美國人들이 實際 삶에서 높이 評價하는 德目이기도 하다. 그레고리 펙이 演技 잘하는 俳優에 그치지 않고 ‘할리우드에 마지막 남았던 眞正한 貴族’으로 評價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려움 속에 苦惱하면서도 人間으로서의 威嚴을 지키는 그의 映畫 속 이미지는 實生活에도 그대로 投影됐다. “偏見과 不公平 때문에 제 몫의 機會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 對한 關心이 많아” 베트남 反戰 示威에 나서고 自由主義的 政治信念을 드러내던 行動하는 俳優였다. 그러면서도 俳優로서 最高의 義務는 觀客을 즐겁게 하고 프로페셔널리즘으로 演技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던 그레고리 펙은 2次大戰 後 安定을 願하던 사람들에게 信賴할 만한 紳士의 象徵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天國의 休日’로 떠난 이제, 누가 우리의 休日을 즐겁게 해줄까.
김순덕 論說委員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