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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廣場/김순덕]슬픔의 힘, 憤怒의 狂氣|東亞日報

[동아廣場/김순덕]슬픔의 힘, 憤怒의 狂氣

  • 東亞日報
  • 入力 2003年 2月 28日 18時 09分


중앙로역엔 數萬 송이 흰 菊花가 素服처럼 쌓여 있다. 그을음이 남아 있는 地下驛舍 壁엔 2月 18日 以前의 웃는 얼굴들이 살아 있는 이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傳하는 쪽紙와 함께.
‘엄마, 別 苦痛 없이 臨終을 맞았죠? 前날 같이 沐浴 갔다 왔잖아요. 沐浴하고 臨終 맞으면 좋은 곳에 간대요.’
‘너, 보고 있니? 이제 便하니? 그 불길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가슴이 아파서 到底히…또 눈물이 나….’
▼大邱慘事와 뉴욕 9·11테러▼
2001年 9月 11日 美國의 세계무역센터를 무너뜨린 9·11테러를 뉴욕에서 지켜본 까닭일까. 大邱地下鐵 慘事現場의 追慕 雰圍氣가 뉴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事故 現場에 꽃과 촛불을 놓는다거나 犧牲者의 寫眞과 애틋한 事緣을 남기는 것도 ‘슬픔의 世界化’처럼 恰似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고 豫見할 수도 없었던 죽음을 目擊하고 가장 所重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듯, 뉴욕人들은 家族과 같이 있는 時間을 늘렸다. 서둘러 歸家한 大邱 사람들은 食口들과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切感하고 있다.
家族主義와 함께 美國人들의 삶과 意識을 크게 바꿔 놓은 것은 愛國心이었다. 美國에 惡意를 지닌 外部 테러리스트의 攻擊에 맞서 그들은 星條旗를 휘날리며 하나로 뭉쳤다. 人氣가 바닥을 헤매던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市場은 强靭한 리더십을 지닌 指導者로 거듭났고, 말失手 잦고 멍청하다는 비아냥을 듣던 조지 W 부시 大統領의 支持率도 솟구쳤다.
이에 비해 대구지하철 放火 慘事는 世上에 不滿을 품은 內部人의 所行이기 때문일까. 大邱는 愛國心 아닌 나라에 對한 背信感으로 가득 차 있다. 地下鐵公社側이 事故 卽時 제대로 對處하기만 했어도, 安全 守則과 救難 體系만 갖춰져 있었어도 이런 慘劇은 없었을 것이라는 鬱憤으로 뒤숭숭하다. 잘하면 줄리아니 市場처럼 偉大한 리더로 우뚝 설 수 있었던 大邱市長은 이리저리 責任만 回避하다 遺族들로부터 물러나라고 非難받는 地自體長으로 轉落했다.
이제 대구지하철 放火 慘事가 우리 社會의 總體的 不實의 象徵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改革이 必要한 것도 이 때문이다.
盧武鉉 大統領이 就任辭에서 强調했듯 原則을 바로 세우기만 해도 이 같은 後進國的 事故는 일어나지 않는다. 單 原則을 세우고 지키는 쪽은 大統領과 政府가 먼저임을 分明히 해야 한다. 無能하고 腐敗한 鐵밥桶 官僚主義, 끼리끼리 해먹는 政經癒着의 慣行, 反則이 鐵則이 되어버린 시스템 運用 等을 完全히 뒤바꾸지 않는 限 大邱의 慘事는 언제든지 또 일어날 수 있다.
‘檢證되지 않은’ 새 閣僚들에 對한 不安이 적지 않은 것도 事實이다. 그러나 한番 물어보자. 經驗 많고 學識 높은 只今까지의 官僚들은 果然 무엇을 해 왔는지. 돈과 地位와 特權에만 關心을 쏟았던 ‘스놉 엘리트’들은 代代孫孫 물려줄 旣得權을 지키는 데 汨沒하느라 ‘더불어 사는 均衡 發展社會’엔 눈을 감았다. 파이를 키운 뒤에 나눠주겠다던 그들의 約束은 아무리 파이가 커져도, 아직은 아니라는 理由로 지켜지지 않았다. 貧富 差만 더욱 벌려 놓았을 뿐.
序列과 惰性을 뛰어넘고 拔擢된 新任 長官들은 大統領 就任辭대로 ‘正正堂堂하게 努力하는 사람이 成功하는 社會’로 우리나라를 改革할 것으로 믿고 싶다. 社會不條理와 不義를 經驗한 非主流이므로 初心대로 '正直하고 성실한 國民이 보람을 느끼는' 社會를 만들 것이라고 期待한다.

▼狂氣의 改革이 되지 않으려면▼
9·11테러 以後 美國人의 愛國心을 바탕으로 테러를 뿌리뽑겠다고 나섰던 부시 大統領은 그러나 이젠 테러에 對한 그 憤怒를 組織化해 또 다른 戰爭으로 치닫고 있다. 美國 便에 서면 선(善)이요, 안 서면 惡(惡)이라는 狂氣의 黑白論理는 世界의 時計바늘을 冷戰時代로 돌려놓았다.
盧 大統領과 ‘破格 長官’들의 行步도 美國을 닮을까봐 怯난다. 言論의 正當한 批判도 ‘딴지걸기’로 看做된다면 앞으로 政府 便에 서면 改革이자 線이요, 異見을 내면 反改革에 惡으로 몰릴 憂慮가 크다.
새 政府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國民은 없다. 新任 內閣은 大邱 慘事의 슬픔을 새 나라를 만드는 힘으로 승화시켜야 할 義務가 있다. 그 改革이 狂氣로 흐르지 않도록 다스리는 것은 全的으로 盧 大統領의 責任이다.
김순덕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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