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指導敎授이셨던 유기천 敎授님께서는 刑法學의 人間像에 對해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刑法學은 價値規範學이고 어느 社會나 그 社會 特有의 價値型이 있게 마련이며 그 價値型의 基底에는 人間이 人間을 보는 形象 卽 人間像이 前提되어 있다는 말씀이셨습니다.”

産業資源部 傘下 貿易委員會 委員長, 韓國刑事法學會 會長을 맡아 活潑한 학내외 活動을 벌이고 있는 이영란 淑明女大 法學部 敎授가 ‘韓國型法學’(숙명여대 出版局)을 내놨다. 그는 이 冊에서 그間에 韓國型法學에 關해 講壇에서 苦悶해온 內容을 담았다.

“人間에 對한 現代科學的 探究 없이 人間의 自由를 云謂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따라서 價値를 다루는 刑法學은 高度로 發達된 現代科學과 竝行해서 人間의 尊嚴性을 保障할 수 있는 새로운 價値體系를 樹立할 必要가 있습니다.”

스승들은 늘 刑法學의 基本이 人間에 對한 關心과 사랑이라는 點을 强調했다. 그는 이런 恩師들의 哲學科 硏究業績이 學界에 제대로 繼承되지 못하고 있다는 點을 아쉽게 생각해 왔기에 이番 著書에 그 精神을 담으려 했다.

그가 또 하나 안타까워하는 點은 韓國 學者들이 獨逸法이나 日本法을 따르다보니 韓國 現實에 맞는 刑法學이 定立되지 못하고 있는 學界의 現實.

“刑事法學界의 學者들 大部分이 刑法槪念整理와 論理構想에 全力을 다 쏟고 있는 동안 實際로 우리 社會에서 刑法이 어떻게 適用되고 있고 實際로 어떠한 制裁가 加해지고 있는가 等의 問題는 刑法學 硏究와는 別個의 問題처럼 돼 버렸습니다. 多幸히 最近 들어 判例硏究를 통해 學界와 實務間의 交流가 活潑해지고 刑法硏究方法論에도 關心을 가지기 始作한 것은 우리 刑法學界의 큰 進展입니다.”

그는 日本과 달리 組織犯罪의 比重이 크지 않은 狀況, 女性問題가 많이 提起되면서도 女性 犯罪에 對한 硏究가 不足한 現實 等을 韓國의 특수한 狀況으로 指摘했다. 또한 犯罪를 硏究하는 犯罪論뿐 아니라 犯罪를 어떻게 處罰할 것인가를 硏究하는 刑罰論度 함께 硏究돼야 한다는 持論度 이 冊에 담으려 했다.

이番 著書에서는 基本的인 用語와 文體에도 神經을 썼다.

“無批判的으로 使用해 온 日本式 또는 獨逸式의 用語들을 바로잡으려 했고, 文體도 우리 時代에 理解하기 쉽도록 했습니다.”

勿論 이 敎授도 이 著書에서 이런 여러 가지 意圖가 다 實現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方向으로 硏究를 해 나가는 始作”이라며 보다 進展된 硏究를 約束했다.

“우리나라 法學者들은 敎科書가 가장 重要한 業績이라고 생각하는데 敎科書는 敎科書일 뿐입니다. 眞짜 重要한 것은 創意的인 硏究論文이지요. 저도 妥協點을 찾아서 이番에 敎科書를 내기는 했지만 우리의 學問 硏究의 風土가 正말 좋은 硏究論文을 가장 重要한 業績으로 認定하는 風土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형찬記者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