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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論說委員이 만난 사람/김순덕]바濠洲 EU 執行委員長|東亞日報

[論說委員이 만난 사람/김순덕]바濠洲 EU 執行委員長

  • 東亞日報
  • 入力 2013年 7月 22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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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財政危機는 글로벌 競爭力 갖추라는 殘忍한 自鳴鐘”

“한국의 최근 역사에는 유럽의 오랜 역사와 공명하는 코드가 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생고무처럼 탄력 있고 용기와 결단성을 지닌 한국이 EU와 더 깊은 협력 관계를 맺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U 제공
“韓國의 最近 歷史에는 유럽의 오랜 歷史와 共鳴하는 코드가 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濠洲 EU 執行委員長은 生고무처럼 彈力 있고 勇氣와 決斷性을 지닌 韓國이 EU와 더 깊은 協力 關係를 맺기를 期待한다고 말했다. EU 提供
유로존(유럽의 單一貨幣 流路를 쓰는 18個國) 危機가 5年째 이어지면서 唯獨 存在感을 인정받게 된 人物이 獨逸 總理 앙겔라 메르켈(59)과 유럽聯合(EU) 執行委員長 조제 마누엘 두랑 바濠洲(57)다.

트로이카(EU, 유럽銀行, 國際通貨基金)의 한 軸을 맡아 救濟金融을 둘러싼 國家間 葛藤을 調停하고 “더 많은 유럽을(More Europe)”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의 位相은 마치 神聖로마帝國의 皇帝처럼 높고 굳건해졌다.

석 달 前 筆者가 韓國言論振興財團과 유럽저널리즘센터가 共同 主管한 펠로십을 받아 EU 本部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로 向하면서 推進한 인터뷰는 18日 서울行 歸國 飛行機를 타는 날 午前에야 書面으로 成事됐다.

韓國, 世界 交易시스템서 核心的 役割

―올해 한-EU 外交 關係 50周年을 맞았다(EU 出帆은 1993年이지만 우리나라는 유럽經濟共同體(EC)와 外交關係를 맺은 1963年을 修交 元年으로 삼고 있다). 韓國에서는 ‘유럽 모델’에 對한 關心이 높아지고 있고, 유럽을 工夫하는 政治人도 늘고 있다. EU는 韓國의 戰略的 位相을 어떻게 評價하고 있는가.

“韓國은 EU에 대단히 戰略的 重要性을 지닌 나라다. 東아시아에서 特別한 地政學的 位置를 차지하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革新的 經濟의 貿易國家로서 世界 交易시스템에서 力動的 役割을 하고 있고, 아시아에선 普遍的 價値와 民主主義의 防衛線으로서 核心的 役割을 하기 때문이다. 2010年 EU와 韓國이 戰略的 파트너 關係를 맺고 自由貿易協定(FTA)을 決定한 것은 EU가 이 같은 韓國의 重要性을 分明히 認識했음을 의미한다.”

김창범 週(駐) 벨기에 유럽聯合 大使는 바濠洲 委員長이 韓國의 現代美術과 映畫에 對한 關心이 相當하다며 “김기덕 監督의 ‘피에타’가 베니스映畫祭에서 黃金獅子賞을 受賞한 뒤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했다”고 傳했다.

―짧게는 第2次 世界大戰 以後, 길게는 유럽의 胎動 以後 숱한 葛藤을 겪어온 유럽이 마침내 EU 아래서 戰爭 없는 統合의 歷史를 쓰고 있다. 韓國에 어떤 敎訓을 줄 수 있다고 보는지.

“韓國의 最近 歷史에는 유럽의 오랜 歷史와 共鳴하는 코드가 있다. 20世紀 中盤 유럽과 韓國은 두 個의 陣營으로 나뉘었고, 유럽은 마침내 20世紀 마지막 10年에 偉大한 變化(蘇聯 崩壞, 獨逸 統一 等 共産獨裁 體制의 崩壞와 自由民主 陣營의 勝利를 意味)를 이뤄냈다. 지난 50年間 韓國의 發展에는 유럽 自由民主 陣營의 歷史를 聯想시키는 特徵이 담겨 있다. 戰爭으로 찢겨졌던 나라가 强한 經濟力과 다이내믹한 民主主義를 자랑하는 나라로 成長한 것이다.”

EU는 2次 世界大戰의 廢墟 위에서 프랑스와 獨逸을 中心으로 西유럽 나라들의 平和와 繁榮을 위한 協力機構로 出發했다. 유로존 危機 以後 유럽의 빛이 多少 바랬다지만 7月 28番째 會員國으로 크로아티아가 加入하는 等 EU는 如前히 꿈의 連帶保證 機關임을 바濠洲는 自負하고 있었다.

“이番 가을 朴槿惠 大統領과의 만남에서 戰略的 파트너십을 보다 强化함으로써 經濟成長과 일자리 擴大를 위한 政策 協力을 格上시킬 수 있기를 期待하고 있다.”

―委員長은 “EU가 超國家的 協力體의 實驗室 役割을 통해 글로벌 거버넌스의 챔피언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유로존 危機의 根本 原因은 무엇이기에 유럽 經濟가 이리도 풀리지 않는 것인가.

“유럽의 債務 危機는 1990年代 考案해 實行한 現在의 유럽經濟通貨共同體(EMU)가 不完全했음을 보여준다. 1999年 유럽中央銀行(ECB)李 유로존의 金利를 定하는 것으로 通貨聯合은 成立됐다. 그러나 豫算政策이나 金融監督 等 經濟 領域에서는 비슷한 水準의 統合이 이뤄지지 않았다. 現 狀況은 이런 問題에 積極 對處해야 할 政治的 機會를 提供한 것이기도 하다.”

바濠洲는 均衡 財政을 法制化한 신재정協約 마련, 유럽의 常設 消防官으로 유로安定化機構(ESM) 設置, 銀行監督 規定 强化 等 지난 3年間의 EU 內 政治的 進展에 對해 說明했다.

“勿論 아직 狀況은 어렵고 問題가 完全히 풀린 건 아니다. 그러나 1年 前만 해도 그리스가 유로존을 脫退할 것이라는 둥, 유로가 깨질 것이라는 展望이 亂舞했지만 只今 그런 威脅은 사라지지 않았나. 나는 이番 危機를 통해 유럽과 유로가 더 剛해질 것이라는 걸 疑心하지 않는다.”

유럽經濟 構造改革에 苦痛은 不可避

―委員長의 故鄕인 포르투갈의 리스본에는 14世紀 地理上의 發見을 主導한 엔히크 王子와 英雄들의 記念碑가 세워져 있다. 過去 포르투갈은 探險과 革新, 文明國으로 有名했지만 2011年 救濟金融을 申請한 세 番째 나라가 되고 말았다. 그때 委員長의 心情이 어땠는지 물어도 되겠는가.

“유로존 國家들 사이에 財政 形便의 差異가 있는 것이 事實이다. 포르투갈과 그리스 키프로스 같은 나라들은 變化하는 글로벌 世界에 맞춰 競爭力을 갖추지 못했다는 共通點이 있다. 財政危機는 이들 나라의 오래된 經濟모델이 限界에 부닥쳤음을, 徹底한 再適應이 必要한 段階에 이르렀음을 일깨워주는 殘忍한 自鳴鐘이었다. 均衡 財政과 構造改革 過程 中에 短期間의 苦痛은 不可避하다. 그러나 持續可能한 成長과 雇傭을 위해서는 반드시 必要한 일이기도 하다.”

2011年 當時 바濠洲는 포르투갈의 支援 要求에 너무 무르게 對應한다며 獨逸 메르켈 總理의 疑心을 받았다는 報道가 있었다. 超國籍 機構의 行政首班度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어쩔 수 없었던 模樣이다. 하지만 그도 强靭해진 것일까. 最近 포르투갈에서 緊縮財政을 主導해온 長官의 辭任으로 政局이 요동치자 斷乎하게 “政策이 옳으면 民主主義에서는 政治家가 政策을 따라와야 한다”고 强調해 注目받았다.

―2009年 再選되면서 委員長은 “유럽人은 社會的 市場經濟를 願한다”는 意見을 披瀝한 바 있다(그전의 바濠洲는 新自由主義를 지나치게 信賴한다는 攻擊을 받았다고 뉴욕타임스는 紹介했다). 韓國에서도 지난해 大選 過程에서 韓國에 적합한 經濟體制를 놓고 論爭이 벌어졌다.

“EU의 社會的 市場經濟에선 社會的 要件이 市場만큼이나 重要하다. 市場經濟와 福祉國家의 原則이 함께 가야 한다는 意味다. 社會的 市場經濟는 세 가지 要素로 構成된다. 첫째가 市場經濟다. 競爭을 통해 物價를 안정시키고 成長과 革新을 만들어내며 (市長) 歪曲을 없애는 룰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는 勞動條件과 人權 및 勞動權, 完全雇用의 目標에 그 룰을 適用하는 일이다. 셋째는 均衡 잡힌 成長과 環境 等 持續可能性에 對한 關心이다. 勿論 固有의 經濟모델을 選擇하는 것은 個別 國家의 몫이다. 그러나 나는 開放經濟, 社會的 統合, 그리고 持續可能性이야말로 조화로운 社會를 維持하는 가장 좋은 方法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유럽을 하나로 모으려던 EU가 오히려 民族主義를 일깨웠다는 指摘도 받고 있다. 人間 本性으로서의 民族主義를 克服하는 것은 不可能한가.

民族主義는 複雜한 國際問題 풀 수 없어

“民族主義는 經濟的으로 不安한 時期에 氣勝을 부렸다. EU의 아버지인 프랑스 外交長官 出身의 로베르 쉬망은 유럽에서 戰爭 없는 삶이 ‘생각할 수 없는 것’임에도 不拘하고 생각해냈고 오늘의 EU를 이끌었다(쉬망은 1950年 戰爭武器를 만드는 鐵과 石炭을 프랑스와 獨逸이 共同 管理할 것을 提案한 ‘쉬망宣言’을 發表했다). 이番 金融危機의 큰 敎訓이라면 우리 모두가 相互依存 經濟 속에 살고 있음을 일깨워준 것이다. 民族主義的 接近으로는 어떤 問題도 풀 수 없다. 나는 地域的 協力과 多次元的 거버넌스를 통해서만이 오늘날의 複雜多端한 問題를 풀어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美國의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誌는 委員長을 “나는 ‘Mr. Nice Guy(좋은 사람)’가 되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다고 紹介한 적이 있다. 유로 危機가 깊어지면서 漸漸 큰 政治力과 리더십을 發揮한다는 評價가 나온다. 리더십을 硏磨하는 祕訣이 있다면….

“나는 學生運動에서 始作해 포르투갈에서 長官과 總理를 지냈고, EU 執行委員會까지 오랜 期間을 政治 속에서 지냈다. 새로운 段階마다 배운 것이라면 유럽 政治에서는 對話와 相互 理解, 그리고 妥協이 核心이라는 點과 國民들에게 언제나 正直하게 말해야 한다는 點이다. 國民이 理解하지 못하면 그 政策은 成功하기 힘들다.”

學生運動 出身으로 사민당에서 活動

―지난해 頂上會談 무렵, 委員長의 어머니가 늘 아들을 걱정한다면서 니콜라 사르코지 當時 프랑스 大統領이 委員長 어머니의 電話를 代身 받아 “아들은 잘 지내니 걱정말라”고 했다고 獨逸의 슈피겔誌는 傳했다. 걱정 많은 어머니, 情 많은 포르투갈 사람들은 韓國과도 참 비슷한 것 같다. 韓國에도 委員長처럼 學生運動 出身의 政治人이 많다.

“韓國의 50臺처럼 나도 젊은 날을 獨裁 治下에서 보냈다. 유럽의 民主國家들을 바라보며 未來에 對한 希望을 품고 살았다. 1974年 故鄕인 리스본에서 民主革命과 自由를 외치던 때를 나는 생생하게 記憶한다. 民主主義를 爭取해낸 韓國人들도 나처럼 말로 表現하기 힘든 벅찬 感情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바濠洲 委員長은 리스본臺 法學徒 時節 共産黨 系列의 學生運動에 參與했고, EU에서 中道右派로 分類되는 포르투갈 社會民主黨에서 政治活動을 해왔다.

“어려운 時期를 克服하기 위해서는 어떤 苦難에도 屈하지 않는 찰고무 같은 復元 能力과 勇氣, 그리고 決斷이 必要하다. 지난 60年間 韓國人이 世界에 보여준 그 세 가지 能力을 韓半島 分斷을 克服하고 平和와 繁榮을 일구어 내는 데도 發揮해주기를 期待한다.”

EU 안의 弱小國 出身으로 主權國家와 超國籍機構, 유로크라트와 國內 政治人 사이에서 살아남기가 쉬웠을 理 없다. 어려울수록 고무공처럼 튀어 오르는 回復力과 勇氣, 決斷을 통해 유럽의 巨物로 우뚝 선 것은 바로 바濠洲 自身이었다.

:: 조제 마누엘 두랑 바濠洲는 ::

△1956年 포르투갈 리스본 出生
△리스본臺 法學部 卒業 後 스위스 제네바大에서 政治學 經濟學 및 社會學 碩士
△리스본臺 法學科 助敎授, 조지타운대 訪問敎授 等
△1974年 포르투갈 革命 後 共産主義 系列 地下政黨 學生 리더로 參與 (※위키피디아에 記載된 이 대목은 그의 公式 履歷書에는 登場하지 않는다)
△1985∼ 포르투갈 社民黨 國會議員 6回 連續 當選
△1985∼ 內務部 次官補, 外交部 長官 歷任
△1995∼96年 國會 外交委員會 議長
△1999∼ 사민당 總裁
△1999∼2002年 EU 中道 右派 系列인 유럽人民當(EPP) 副總裁
△2002∼2004年 포르투갈 總理
△2004年 EU 執行委員長 被選, 2009年 再選

김순덕 論說委員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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