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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자의 생각돋보기]글쓰기와 말하기|동아일보

[박정자의 생각돋보기]글쓰기와 말하기

  • 東亞日報
  • 入力 2016年 5月 7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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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죽음' 동아일보DB
'소크라테스의 죽음' 東亞日報DB
예전에는 글 잘 쓰는 사람이 名聲을 얻었지만 요즘에는 말 잘하는 사람이 人氣와 尊敬과 部(富)를 얻는다. 비록 哲學冊이라 하더라도 冊만 써 가지고는 안 되고 北 콘서트나 講演會를 통해 達辯으로 聽衆을 魅惑시켜야만 冊이 잘 팔린다. 그리하여 北 콘서트, 朗讀會, 冊 읽어주기, 著者 講演 等의 이벤트가 줄을 잇는다. 김제동 같은 一介 개그맨이 理念의 멘토 地位에까지 오른 것도 다 말에 對한 魅惑의 時代 德分이다. 이제 사람들은 冊을 읽는 게 아니라 冊의 著者가 要約해 주는 말을 통해 知識을 얻고, 小說家나 詩人이 읽어주는 作品을 통해 文學的 感受性을 키운다. 왜 그런가.

디지털 時代이기 때문이다. 過去에 글이 말보다 優越했던 것은 大量의 傳達性과 物質的 保存性 때문이었다. 아무리 有名한 碩學의 談論도 講義室에서는 고작 數十, 數百 名의 學生에게 傳達되지만 冊으로 묶이면 數百萬 名의 讀者에게 傳達되었다. 더군다나 말은 입에서 나오는 卽時 사라져 버리지만 글은 堅固한 물질性으로 남아 時間을 거슬러 保存되었다. 文字에 莫强한 權威를 附與할 수밖에 없는 理由였다.

그러나 오늘날 말은 유튜브로, 소셜미디어로 限없이 再生, 擴散되고, 지우려야 지울 수 없는 頑剛한 물질性으로 남게 되었다. 굳이 글이 말보다 優位를 占할 理由가 없게 되었다. 디지털 媒體가 過去 時代에 말이 가졌던 短點들을 모두 無意味하게 만든 것이다. 디지털 空間에서는 아무리 나이 먹은 文字 世代도 긴 글을 끝까지 읽기 힘들고, 如此하면 다른 곳으로 클릭하거나 스크롤바를 내릴 萬般의 態勢가 되어 있다. 차분히 글을 읽기보다는 이벤트 空間에서 남의 말을 듣는 便安한 受動性에 너 나 할 것 없이 길들여져 있다. 어쩐지 우리는 古代 希臘 時代로 되돌아가는 듯하다.

古代에는 勿論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아주 적었고, 印刷術이 나오기도 數千 年 前이므로 읽기보다는 말하기가 훨씬 더 重要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같은 敍事詩는 글 읽어주는 사람이 聽衆들에게 들려주던 興味津津한 옛날이야기였다. 우리의 朝鮮時代에도 마을 사람들에게 ‘薔花紅蓮傳’을 읽어주던 입담 좋은 傳奇叟(傳奇修)가 있었다.

平生 冊 한 卷도 쓰지 않고 純全히 말을 통한 辨證術로 弟子를 가르쳤던 소크라테스는 文字에 對한 不信이 대단했다. 그는 글을 쓰는 사람들을 소피스트라고 부르며 蔑視했다. 文字란 靈魂이 없는 記錄에 不過하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哲學은 모두 플라톤이 文字로 記錄하여 後世에 남긴 것이다). 그는 말과 文字를 赤字(嫡子)와 私生兒로 比喩했다. 말은 ‘말하는 사람’이 直接 했으므로 그가 낳은 아들이지만, 글은, 그가 直接 한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말을 다시 글로 옮긴 것이므로, 正體不明의 私生兒 或은 버린 子息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글은 ‘아버지의 不在’이며, 親父殺害적 簒奪의 欲望이 들어 있다고 했다.

保守的 價値를 말로 傳播하는 데 能했던 한 市民運動家의 論文 剽竊 問題로 右派 陣營이 시끄럽다. 音聲言語에 對한 過度한 價値 扶餘에서 비롯된 至極히 現代的인 事件이다. 말이 글보다 優位에 있는 時代이지만 그 말에 權威를 附與해 주는 것은 如前히 글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시켜 주는 事例이기도 하다. 글의 親父殺害的 性格, 卽 自身을 生産한 사람을 되돌아서 죽이는 機能도 보여주고 있어 興味롭다.

박정자 상명대 名譽敎授
#김제동 #멘토 #호메로스 #일리아드 #장화홍련 #傳奇叟 #소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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